물결 같아.

이건 마치

by stephanette

*사진: Unsplash


이건 마치 물결 같아.

잡으려 하면 사라지고,

가만히 두면 알아서 다가와 발을 적시는 그런 이상한 온도의 물의 흐름


이건 파도는 아니야.

밀어붙이지도 않고

쓸어가려고도 하지 않아.

그냥 왔다가, 머물다, 다시 빠져나가는 리듬


재촉하지 않고

강요하지 않고

요구하지 않아.


지금 이 순간의 높이만 정확하게 알려주는

물결.

어디로 가라고 하지 않는


나는 지금

그 물결 위에 서 있는 것이 아니다.

발을 적시며 흘러간다.

차갑지도 뜨겁지도 않은 이상한 온도의 물의 흐름


아직 흐름을 올라타지 않고서도

내버려 둬도 된다.

잠깐 바라보다 돌아서도 될 것이다.


온전히 나로 서 있을 수 있는

지금은

흐름을 믿어도 되는

그런

물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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