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성화 후반기의 사랑이란?

칼 융의 저작에 나타난 개성화 후반기의 사랑에 대해서

by stephanette

*사진: Unsplash


개성화 후반기의 사랑은

초기·중기의 사랑과 질적으로 다르다.

이 차이는 “강도”가 아니라 위치의 문제이다.


사랑이 삶의 중심에서 내려와, 삶과 나란히 선다.


1. 개성화 후반기란 무엇인가

개성화 후반기는

그림자 통합을 거쳤고

아니마/아니무스의 투사를 상당 부분 회수했으며

“관계 속에서 나를 완성하려는 충동”이 사라진 단계다.


칼 융의 언어로 말하면,

이 시점의 자아는 더 이상 결핍을 보상하기 위해 타인을 사용하지 않는다.

그래서 사랑의 구조가 바뀐다.


2. 개성화 후반기의 사랑은 왜 조용한가

이 단계의 사랑은 보통 이렇게 느껴진다.

폭발하지 않는다

밀어붙이지 않는다

결론을 요구하지 않는다

“지금 무엇이 되어야 하는가”를 묻지 않는다

왜냐하면 이미

자기 내부에서 기본적인 합일이 이루어졌기 때문이다.


그래서 사랑은

나를 채우는 사건이 아니라

나의 상태를 드러내는 현상이 된다.


3. 개성화 후반기의 사랑이 가진 핵심 특징 7가지

① 투사가 거의 없다

상대를 “운명”, “구원”, “유일한 답”으로 보지 않는다.

그래서 강렬하지만 중독적이지 않다.


② 감정과 행동이 분리된다

사랑을 느낀다고 해서

반드시 행동해야 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느끼는 것 ≠ 가져야 하는 것

이 구분이 가능해진다.


③ 윤리가 자연스럽다

도덕을 지키기 위해 싸우지 않는다.

애초에 넘지 않는다.

그래서 금지·경계·속도 문제가

갈등이 아니라 선택이 된다.


④ 서사가 필요 없다

“어떻게 시작됐고, 어디로 가고, 무엇이 될 것인가”

이 내러티브에 집착하지 않는다.


존재 상태 그 자체가 충분하기 때문이다.


⑤ 상대를 바꾸려 하지 않는다

상대의 결핍을 고쳐주려는 욕망이 사라진다.

구조를 바꾸지 않으면 안 되는 관계라면

조용히 물러날 수 있다.


⑥ 상실을 견딜 수 있다

사랑이 끝난다고

자아가 무너지지 않는다.


그래서 오히려

사랑이 더 진실해진다.


⑦ 사랑이 삶을 방해하지 않는다

창작, 일, 침묵, 고독을 침범하지 않는다.

사랑은 삶을 삼키지 않고

삶의 리듬 안에 놓인다.


4. 왜 이 사랑은 종종 “물결”로 느껴지는가

개성화 후반기의 사랑은

파도처럼 몰아치지 않고

강처럼 목적지를 강요하지 않는다

대신

순환과 왕복의 리듬을 가진다.

왔다가

머물고

빠져나가고

다시 온다.


이건 미성숙이 아니라

자율성의 증거이다.


5. 중요한 오해 하나

이 사랑은

식은 사랑

덜 사랑하는 상태

회피

가 아니다.


오히려

감정의 과잉이 제거된 가장 깊은 형태의 사랑이다.


그래서 외부에서 보면

“너무 차분하다”, “너무 빠르다/느리다”

라는 말을 동시에 듣기도 한다.


하지만 내부에서는

매우 또렷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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