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좋아하는 애인들

별 것 아닌 것들의 소소한 행복

by stephanette

애인의 청바지 뒷주머니에 손을 끼고

혹은 허리에 팔을 두르고

마트를 어슬렁 거리는 걸 좋아한다.


평일 낮시간대처럼 한적한 마트에서

그다지 쓸모없는 것들을 구경하며

장난치는 것이 좋다.


세차장에서 동전들을 긁어다가

휘리릭 끝나버리는 물줄기를 튕기면서

세차하는 애인 구경하는 걸 좋아한다.

반나절은 걸릴 일을 빗질 한두번에

쓱쓱 해치우는 에너지가 좋다.


세차장을 나서면서

해장국을 먹으러 가자며 반짝이는 눈빛을 좋아한다.


부서진 라탄 가구를 분해하면서

한올한올 손이 많이 가는 부품들을

해체하는 애인의 끝없는 인내를 좋아한다.

자잘한 나사와 못을 챙겨가며

시도조차 어려운 일을 종일 붙들고 있는 모습을 좋아한다.


잉여의 잉여를 영 쓸모없는 것들을 붙잡고 있다가

결국은 버리는 한이 있어도 바스락 바스락 거리는 모습이

햇살 받으며 졸고 있는 리트리버 같기도 하다.


재래시장 생선가게에서

별 대단치 않은 생선들을 고르느라 고심하는 애인의 얼굴을 좋아한다.

쓰윽 보고서도 "흐흠.. 오늘은 고등어는 물이 별로야. 가자미를 살까?"

그런 눈빛이다.

숯을 피운 화로까지는 아니어도

애인이 걸어놓은

오븐에서 촉촉하고 바삭하게 익어가는 생선 향을 좋아한다.


누군가가 어떤 사람이 좋냐고 물어본다면

"글쎄 그걸 어떻게 말하나?"






작가의 이전글연애가 꽁냥꽁냥해지는 이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