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는 내가 그걸 알고 있음을 알고 있었다. 나는 그게 좋았다.
나는 그의 단정하고 정돈된 이미지를 좋아했다.
그것은 오랜 시간 스스로 구축해 온 것이다.
그 표면이 가진 광택의 굴절과 반사율을 통해 나는 그 시간을 가늠해 보았다.
그와 함께 기다란 복도를 천천히 걷다가
문득 빠른 걸음으로
그의 걸음을 따라잡고는
그의 귓가에 다가갔다.
볼을 그의 머리카락이 간지럽혔다.
그 순간을 놓치지 않고
정확한 타이밍에
나는 속삭였다.
"잘생겼어."
그 말을 들은
그는 웃었다.
살짝은 당황스러우면서도 강렬한 그런 순간.
그러나,
내가 건넸던 말은
단지 내 마음속 표면 가까이에 있는 문장일 뿐이다.
진짜 하고 싶은 것은 말하지 않았다.
아직 말할 때가 아니니까.
난 그런 것이 좋았다.
하고 싶은 것을 견디는 그 과정.
더 이상 참을 수 없을 때까지 기다리는 시간들.
난 그가 위에서 내려다보는 그 시선이 좋았다.
그의 아래에서 올려다보던 나는
손을 들어 손목으로 입을 가렸다.
내 눈은 더 깊어질 것이다.
내밀한 손목의 안쪽은 그를 향해 있다.
그러니,
가린다는 것은 취약성을 드러내는 방식이기도 하다.
그는 웃는다.
그 웃음에는 약간의 찡그림이 있다.
하나의 카메라 셔터를 누르는 감각처럼.
손목, 그 하얀 피부 속에서 뛰는 그 맥박을
그도 느끼고 있을 것이다.
그는 그 장면을 떠올리며
그 감각을 불러낼 것이다.
나는 그런 순간을 애정했다.
그의 그 정돈된 이미지를 좋아하는 것도 그런 것이다.
내가 정말 좋아했던 것은 따로 있다.
난 그의 구겨진 일부분이 좋았다.
그의 취약함.
그리고 그걸 다루는 태도.
그리고 드러나지 않게 우회하는 그의 행동들.
나는 그의 침묵이 싫었지만,
한편으로는 그 우회하는 정도가 좋았다.
그는 내가 그 통제된 표면 아래의 취약함을 보고 있음을
어렴풋이 느낄 것이다.
그리고 나는 그것을 바라보는 나를
느끼고 있는 그가 좋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