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그만둔다고? 그럴 수 있겠어?
오랜 시간 글을 써왔다.
이제는 그만두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글은 다만 읽는 이들만 바뀔 뿐
살아있는 유기체처럼
계속되길 원한다.
“네가 감당할 수 있겠어?”
“이제 그만둔다고?
그럴 수 있겠어?”
더 바닥까지 파보라는 듯이
웃으면서.
내가 글을 버리는 것이 아니다.
글이 나를 놓아주지 않는 것이다.
난 어디까지 침잠하게 되는걸까.
아무런 안전장비도 없이
심해를 내려간다.
이제,
안전장비는 필요없다.
이제는 더 이상 뒤돌아보지도,
멈추지도 않을 것이다.
끝까지 내려가서,
가장 밑바닥에서 무엇을 발견할지
확인해야 될까
나는 이 심해의 끝에서 무엇을 찾고 싶은 건가?
그리고,
내가 그걸 찾았을 때,
다시 올라올 수 있을까?
누군가는 나를 위해 울어줄 수 있으면. 미련.
아직 해탈의 경지는 아닌가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