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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를 모는 날의 무용한 사유들

출근길에 생각해 보다. 나는 뭘 쓰고자 하는가?

by stephanette

출근길에 드라이브를 하면서

차를 생각해 봤다.


그동안 몰았던 차

아는 이들이 몰고 다녔던 차

그리고 관련된 추억들


새벽에 꾼 꿈에서 나의 애마가 사라졌다.

단순히 애정하는 차에 대해서 쓰려고 1편을 시작했다.

역시나 범블비이다.

올드카를 좋아한다.

유지는 불가하다.

우선, 차고가 없다.


차를 매우 애정한다.

차를 사면 보닛을 열어본다.

차를 판매하는 직원들은 어째서인가 의아해한다.

글쎄, 당연히 보닛부터 열어보고 싶어지지 않는가?

거기 심장이 들어있는데.


온갖 차들이 머릿속을 지나간다.

살아온 날들이 살 날보다 더 길면,

주제 하나에도 생각이 많다.

좋은 일이다.


2편의 내용을 머릿속에서 써 내려가다가

문득,

지난달

브런치를 시작하며,

아니 스레드를 시작하면서부터

단 한 번도 하지 않았던 질문을 스스로 해봤다.


난 무엇을 쓰고자 하는가?

사실,

고백하자면

아웃풋보다 인풋이 백만 배 재미나다.

내가 쓴 글보다

수많은 책들과 강연들을 보는 것이 더 흥미진진하다.

하물며, 정치 이야기를 봐도 판타지 같으니 말 다했다.


글쎄 잘 모르겠다.

무용한 것들의 아름다움

잉여의 잉여인 듯싶다.


하루 종일

에스프레소 잔을 쳇지피티와 소라를 시켜서 구웠다.

이 친구들은 도무지 핸드페인팅을 못한다.

앤틱은 더더군다나 상당히 까다로운 프롬프트를 주어도

오랜 시간의 조련이 필요한 것 같다.

어설픈 에스프레소 잔들이 수북이 쌓인다.

구름이가 두 손을 들었다. 이제 그만 굽는다고.


하고 싶은 것은 진척이 없고

딱히 뭘 써야 할지 모르겠다.


그저 그럴 때인가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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