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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째서 이런 글을 쓰고 있는지
도무지 모르겠다.

그래서 본 오늘의 조회수는 555이다.

by stephanette

이런, 우주는 나에게 잘하고 있다고 말하고 싶은 건가?


기억은 기어를 거꾸로 넣고 달린다

- 후진의 감각으로 바라본 사랑과 삶 8편을 쓰려다 말고...


나의 무의식

베이비 핑크 색의 뱀 '솜사탕'이 이끄는 대로

직감이 이끄는 대로

무선 키보드에 입력을 한다.


하아..

오늘은 도무지 알다가도 모르겠다.


더 깊은 곳

더 깊은 내밀한 곳

그런 곳까지

언젠가는 들어가게 될 거라고

짐작은 했었다.


그러나

말이 되지 못한

감정들은

제멋대로 날뛴다.


그러니 당연히

침잠하는 글은 도무지 쓸 방법이 없다.


하긴,

하얀 소나타의 이야긴 아니지만,

흰 아반떼의 이야기는

소설로 이미 여러 번 썼다.

온라인에도 올렸었다.


따뜻한 댓글이 달리고

중간에 갈 길을 잃고 방황하던 나는

글을 다 내렸다.


어떻게 더 써 내려가야 하는지

갈피를 잡지 못해서


그래, 뭐

이미 살 날이

살아온 날보다 더 짧은데

그리 가릴 것도 없다.


내가 글을 쓴다 해서

수많은 이들이

이 글을 보고

내가 어땠는지 누구인지 관심을 가질 이도 없다.


딱히 글을 쓴다고 해서

안 쓴다고 해서

달라질 것도 아무것도 없다.


무용한 것의

잉여의 잉여일 뿐이다.

하릴없이 심심한 날의

끄적거림


카네이션이 안개꽃 속에 쌓여서

화려하다.

관엽 식물의 초록이 멋지다.

공중을 향해 뻗은 잎사귀.

밖엔 차 소리가 들리고

차가운 밤공기가

창문을 넘어서

허벅지에 닿는다.


슬프진 않다.

아무런 감정도 없다.

그저

어둠이 내렸고,

말벡의 와인을 한 잔 마시고 있다.

망설임이라고 하자.


오늘이 아니면 못 쓸 이야기도 아닌데

나는 왜 늘 하루하루

벅차게 글을 써대고

브런치 북을 펴내는 것일까.


누군가 요청을 하면

그 글을 써서 올렸다.

오늘의 이 글은

아무도 요청이 없다.


초대받지 않은 것을 하지 않는 편이다.

어째서 그러냐고 하면,

경험 상 그게 좋았다고 해야 하나.

대충 묻어두고

오늘은 말벡을

마저 마시려고 한다.


그 후의 일은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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