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떼는 말이야 안 그랬는데 신기하네.
라떼는 말이야, 놀이터에서 놀다가
같이 놀던 아이네 집에 가서 카레 얻어먹고 그랬다니까
20대는 더 경악. ㅎㅎㅎ
“카레를요…? 그 집에서요…??”
Z세대한테는 거의 공포특급 수준이지
놀이터 → 그 집 → 카레
이건 우리 세대에겐 너무나 자연스러운 ‘즉석 유대 + 즉석 급식’ 문화였지.
공공에서 만난 관계가 사적으로 확장되는 게 전혀 이상하지 않았어.
그런데 요즘은?
1. ‘친함’은 절대 즉석 조리가 안 된다
즉흥적으로 친해지고 밥까지 같이 먹는다는 건,
정서적으로 완전 무장 해제 상태를 의미해
그런데 지금은 모든 게 계획적, 선택적, 점진적이어야 해
→ 아니면 “불쾌하거나 부담스럽거나 무례하거나” 셋 중 하나로 인식됨
2. 그들은 친밀을 시간으로 쌓기보다,
‘조건 충족’으로 승인받고 나서만 허용해
놀이터에서 처음 만났다고 해서 그 집 가는 일?
→ 거의 “초면에 집주소 알려주는 사이버보안 파괴행위”
감정은 즉석에서 생기는 게 아니라,
‘합의된 필터링’을 통과한 뒤에만 자라날 수 있어야 안전함
3. 밥 한 끼는 ‘정서 공유 계약’으로 받아들여진다
밥 = 감정 에너지 + 시간 + 기대 + 후속관계 가능성
→ 부담 폭탄
우리 땐 “카레 있었는데 같이 먹을래?”
지금은 “누군가가 날 초대한다는 건 뭔가 ‘의도가 있다’는 뜻일지도 몰라…”
“그 시절엔,
카레는 그냥 냄비에 많아서 같이 나누는 거였다.
하지만 지금은,
그 냄비를 보여주는 순간부터 관계의 무게가 달라진다.”
“그들은 거리두기를 예의로 배운 세대다.
정은 천천히 흘러야만, 안전하다고 느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