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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대 와비사비

이제는 사라졌다. 기억 속으로

by stephanette

매우 애정하던 곳이다.


홍대 굽자 골목의 가장 안쪽을 지나서

골목 안에 있던 일식주점이다.


나무로 만든 외관에

들어가면 겨우 한 명 지나갈 법한 좁은 바 좌석이 있고

안쪽에 작은 테이블에 세네 개 있다.


낮엔 오차즈케를 팔았다.

밥을 오차에 말아 먹는 단촐한 식사이다.

밝은 낮에 어두운 바에서

먹는 밥도 좋다.

슬리퍼를 질질 끌고

어슬렁거리다가 들어가서

먹는 간단한 밥.


밤엔

정종에

저렴한 안주들을 판다.


두세 명이 모이면

늘 가던 곳이다.


주로 먹던 안주는

니쿠쟈가

- 일본식 쇠고기 야채 조림이다.

달짝지근하고 간이 세지 않은 요리이다.


- 일본식 돼지고기 숙주볶음

기름진 삼겹살에 아삭한 숙주가 마늘향의 간장에 볶아서 나오는 안주


마회

- 슬라이스 한 얇은 마에 와사비가 나온다.


나도

쏘울메이트도 자주 가던 곳이라

누굴 데려가도 서비스 안주는 계속 나온다.

중간에 좌석을 옮겨도 뭐든 다 오케이다.

매우 친절하다.


이렇게 설명했다가,

추천으로 갔던 친구는

거기 친절하지도 원하는 대로 해주지도 않는단다.

그래, 단골 전용으로 친절한 곳이었다.


와사비콩은 서비스이다.

당시 이곳의 사장은 와사비콩을 수입하던 분이라고 했었다.

지점들을 냈었으나,

지금은 사라졌다.


어째서 애정하는 장소는 자꾸 없어지는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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