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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팔 할은 유전이라고 생각한다.

지금의 나를 이룬 것은 통제, 직감, 그리고 그 모든 것의 통합

by stephanette

엄마는 국가정보원에 다녔다.

그게 무슨 얼마나 대단한 일인지는 모르겠지만

흘려 쓴 초서가 읽기 힘들었다는 그런 이야기는 엄마에게 들었었다.


엄마는 사람의 감정을 잘 읽는다.

그리고, 범인을 심문하는 노련한 형사처럼

친근하게 모든 것을 털어놓게 하는 스킬이 남다르다.

글쎄, 그건 타고난 걸까?

직감이 발달하고 에너지를 잘 느끼는 것은 유전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매우 정치적이다.

난 항상 엄마가 전생에 나라를 구한 대장군이라고 생각한다.

나는 국가가 아니라 그저 엄마의 딸이다.

그래서 살기가 힘들었다.


좋은 부모는 아이가 성장할수록 자신의 부족함을 보여주고

독립할 수 있도록 하는 부모라는 말을 들었다.

나는 매우 강압적인 배경에서 자랐다고 생각한다.

엄마의 그런 성향이 나의 모든 것을 알고 통제할 수 있었다고도 생각한다.

그래서 유익한 점은, 나는 그런 것들에 대해서 잘 알게 되었다.

필요하면, 그런 스킬을 쓸 수도 있다.

그리고 직감은 태어날 때부터 매우 발달해 있다.

영적 감수성이라고 하자. 나야 잘 모르지만, 사람을 보면 어떤 사람인지 그냥 안다.


아빠는 도지사급 규모의 지사장이었다.

아빠야 워낙 OCPD라서 완벽주의자에 감정 제로

사회적으로 성공하기 쉬운 성향이다.

가끔 아빠가 너무 바쁘거나 하면, 엄마에게 물어봤다.

아빠는 왜 바쁜 거냐고

관리자는 모두가 해결할 수 없는 일을 도맡는 자리이다.

그날은 데모대가 시신을 짊어지고 데모를 했다고 한다.

아빠는 그날의 일에 대해서 나중에 말해줬다.

그저 어깨 너머로 얻어 들은 이야기들은

그때의 나에게는

세상만사 진짜 더럽다는 생각을 하게 했다.

그렇지 않아도 정치, 경제 공부를 하면서 그런 생각을 했었는데.


그래서 그런 것들과 아무 상관도 없는

기계나 인공지능 그런 것에 관심이 갔나 보다.

지나고 나니 정치적이지 않은 것도 없고

권력과 상관없는 일도 없다.


내가 쓰는 글들은 여러 명의 인격체가 쓴 글 같기도 하다.

난 내가 이런 글을 쓰는 이유에 대해서 궁금했었다.

지금은,

그 모든 것들이

다 나를 이루고 있는 것이고

그 통합으로 가는 길이 내면 차원의 성장이라고 생각한다.

글을 쓰면서 알게 되었다.

빛과 어둠을 알고 통합의 길로 가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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