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의 대학에 가서 놀기 3

데모대가 정문을 차지해서 나갈 수가 없잖아.

by stephanette

서강대 수녀님이 주관하는 성서공부를 신청했다.

일주일에 한 번이었나.

방과후에 갔었다.


서강대를 가는 걸 좋아한다.

근처에 을밀대가 있다.

특이하게도 두껍고 잘 끊어지는 부드러운 냉면

수육과

무엇보다 맛있는 건

파삭파삭하게 튀겨진 듯 나온 빈대떡이 예술이다.


하얀 가게 안에는

둥그런 하얗고 커다란 플라스틱 테이블이 있다.

난 그런 테이블을 좋아한다.

1960년대에 만든 것만 같은

세월을 이겨내는 디자인이라고 해야하나.


냉면을 먹고 있으면

빈대떡이 나온다.

그 기름맛과

돼지고기의 육즙

녹두를 갈아서 만든 그 밀도감

뭐 하나 빠지는 것이 없다.


맛집이 좋아서 성서 공부를 하다니.

할 수 없다. 맛난 것들을 좋아한다.


민주화 운동이라고 할 것도 없던 때였는데도

가끔 데모를 했었다.

성서공부를 하는 내내

최류탄을 쏘고 있어서

걱정을 했었는데

아니나 다를까

대학 정문을 닫았다고 한다.

꼼짝 없이 갇혔다.


우리 대학 후문쪽에

늘 닭장차가 서 있었다.

연대 사태도 있었고 해서

지나갈 때 보면,

닭장차 앞에서

전경들이 쪼그리고 앉아 도시락을 먹곤 했다.


별달리 특이한 것도 없었다.

이것도 저것도 아니던 시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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