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모대가 정문을 차지해서 나갈 수가 없잖아.
서강대 수녀님이 주관하는 성서공부를 신청했다.
일주일에 한 번이었나.
방과후에 갔었다.
서강대를 가는 걸 좋아한다.
근처에 을밀대가 있다.
특이하게도 두껍고 잘 끊어지는 부드러운 냉면
수육과
무엇보다 맛있는 건
파삭파삭하게 튀겨진 듯 나온 빈대떡이 예술이다.
하얀 가게 안에는
둥그런 하얗고 커다란 플라스틱 테이블이 있다.
난 그런 테이블을 좋아한다.
1960년대에 만든 것만 같은
세월을 이겨내는 디자인이라고 해야하나.
냉면을 먹고 있으면
빈대떡이 나온다.
그 기름맛과
돼지고기의 육즙
녹두를 갈아서 만든 그 밀도감
뭐 하나 빠지는 것이 없다.
맛집이 좋아서 성서 공부를 하다니.
할 수 없다. 맛난 것들을 좋아한다.
민주화 운동이라고 할 것도 없던 때였는데도
가끔 데모를 했었다.
성서공부를 하는 내내
최류탄을 쏘고 있어서
걱정을 했었는데
아니나 다를까
대학 정문을 닫았다고 한다.
꼼짝 없이 갇혔다.
우리 대학 후문쪽에
늘 닭장차가 서 있었다.
연대 사태도 있었고 해서
지나갈 때 보면,
닭장차 앞에서
전경들이 쪼그리고 앉아 도시락을 먹곤 했다.
별달리 특이한 것도 없었다.
이것도 저것도 아니던 시절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