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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승민 큐레이터 Nov 21. 2016

촛불시위를 영국에서 바라보며

프랜시스 후쿠야마 책을 읽으며 끄적 끄적 적는 중

요즘 시끄러운 한국뉴스를 읽으며 브렉시트, 트럼프 당선과 또다른 참담한 기분이 든다.

지난 4주차 촛불시위에도 백만명의 시민들이 참여했다.

외국 친구들과 있어도 끊임없이 라이브 뉴스를 보는 나를 보며 그들은 대체 무슨일이냐 물어본다.

외국 언론에 나온 내용은 한정적이었다. 설명을 해주고 싶은데  나 역시 핵심이 무엇인지 고민이 됬다. 그리고 이 시위를 퍼퓰리즘이라 비난하는 사람들에게도 아니라고 주장하고 싶었다. 물론 마녀사냥적인 미디어와 권력의 놀이에 나역시 속고 있는 부분이 있겠지만.


정말 “군중의 지혜”라는 것이 있는 것일까?  그래서 그 단어를 처음 봤던 프랜시스 후쿠야마 책 <정치질서의 기원>을 다시 들었다. 2011년에 읽었을 때와는 완전히 다르게 다가왔다.


“자유시장, 건강한 시민사회, 자발적인 ‘군중의 지혜’는 민주주의에 중요한 요소이긴 하지만 이들 중 어느 하나도 (온전하게 작동하는) 강력한 정부체계를 대처할 수는 없다,”

씁쓸했다.


이 책에서 그리는 큰 그림을 보면 그 안에 한국이 더 잘 읽힌다. 사실  1970년부터 2010년까지 전세계적으로 민주화 운동이 일어났다. 그 결과, 1973년에 고작  45개의 민주주의 국가에서 1990년대 말에 120개국이 선거민주주의를 달성하게 된다. 그 전에는 스페인, 포루투칼, 그리스, 그리고 남미 대부분의 국가가 독재정부였고 동유럽과 소련은 하나처럼 보였으며 중국은 모택동이 문화혁명을 이르켰다. 아프리카의 대통령직은 평생직처럼 보였다. 한국도 직선제는 1987년이다. 이를 후쿠야마의 스승 사무엘 헌팅턴은 이를 민주화의 제3의 물결이라 불렀다 (엘빈 토플러와 다른 개념) 


그런데 21세기 초부터 민주주의의 퇴보가 보인다.

러시아, 베네수엘라, 이란 등에서는 선거를 조정하고, 언론사를 통채로 사버리는 등…


이 책에서는 여러 국가들의 다른 문제점을 집고 있지만, 내게 유용했던 개념은 어떻게 권력을 갖은 엘리트가 자신들의 힘을 희석시킬 수 있는 민주주의를 위한 기관 (권력이 집중되는 것을 상호 저지하기 위해 만들어진)을 흔듦에 관한 내용이었다. 또한  미국이 세대간 사회이동 가능성이 낮다는 부분에서는 최순실게이트의 분노의 다른 이유도 연상됬다. 열심히 공부하고 일하면 성공할 수 있다는 사회이동에 대한 믿음을 박살낸 것에 대한 젊은이들 (그리고 그들을 키운 부모님들)의 분노는 누가 보상할까.


프랜시스 후쿠야마는 민주주의를 유지할 수 있는 기본 개념은 믿음이며, 이 믿음이 국민을 하나로 묶고 지휘권을 통솔할 수 있는 정당성을 유지한다고 본다. 그리고 이 책에서는 이 믿음을 지키기 위해 생긴 3가지 프레임, 즉 정치질서의 기원을 알아본다. 국가, 법치, 책임정부 - 이 3가지 프레임에서 우리 나라는 현재 어떤 프레임이 제대로 작동하고 있을까?


P.S. 한국어 번역본 제목이 궁금해서 찾아보다가 1995년 그가 <트러스트>라는 책을 냈을때 한국에 대한 잘못 해석에 대해 맹렬이 비난 받았다는 것을 읽었다. 흠.. 직접 읽어보지 않았다. 이거 다 읽고 읽어보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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