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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스테파노 Sep 21. 2023

암말(빈마, 牝馬)과 분별력

-주역에 나오는 동물, 식물 그리고 무생물 7

주역(2-0)에서는 암말(빈마, 牝馬)을 

‘분별력 있는 여성’으로 은유했다.      


분별력은 ‘세상 물정에 대하여 

옳고 그름을 판단하는 능력’을 말한다.      


왜 암말을 분별력 있는 동물로 취급할까?      

암말은 여느 동물과는 다르게 

성장한 자기 새끼와 교미를 시켜도 

이를 거부한다고 알려져 있다.      


주역 곤(坤) 괘(2-0)에서는 

원형이정(元亨利貞)을 언급하되 

특별히 정(貞)에는 

빈마지정(牝馬之貞)이라고 기술되어 있다.     


시작할 때(봄), 힘차게 뻗어나갈 때(여름), 

마무리하기 위해 거두어들일 때(가을)는

시기를 늦지 않게 할 일을 다 하란 뜻이다.     


그런데 빈마지정(牝馬之貞)이라고 언급한 

겨울은 어떻게 보내나?     


겨울은 철에 맞게 참고 견디되 

암말처럼 분별력을 가지고 

현명하게 대응한다는 뜻이다.      


참아내고 견디어 내는 겨울에는

참으로 고통스러운 일이 많이 닥친다. 


그렇지만 현명한 여성은 

옳고 그름을 명확하게 따져  

일 처리를 합당하게 해 어려운 시기를 

잘 바우어 나간다는 뜻이다.      


여성은 어려울수록 규모 있는 살림으로 

힘든 겨울을 잘 버티어낸다. 

남성들은 썩어 문드러질 자존심을 앞세워 

내일 굶어서 거리에 내몰릴지 모르는 상황에도

큰소리치며 그릇되게 판단하는 경우가 많지는 않은지?      


빈마지정(牝馬之貞)은 

여성의 높은 분별력을 장점으로 여겨

겨울처럼 어려울 때 

사리 판단을 차갑게 하라는 격려의 말이다.      


주역은 2-3에서 

실제로 30을 넘긴 여성에게

큰 재목을 포함하고 있네요.

참고 견디어야 가능합니다.

[함장(含章가정(可貞)]”라고 말한다.     


서른 살을 넘긴 여성은 

어린 후배에게 책임자 자리를 빼앗겼다. 

그래서 그 여성은 ‘능력도 없는 사람’이라고 

왕따 처지를 벗어나지 못한다.      


그 여성은 빼앗긴 자리에 버금가는 

그런 좋은 자리를 기대하며 

지긋지긋한 이곳을 벗어나

좋은 세상에서 살고 싶다.


그러나 ‘능력 없는 사람’이란 꼬리표 때문에 

떠나지도 못하고 시간만 흘러 

희망 없는 날만 계속된다.      


주역은 이런 하소연을 듣고 그 여성에게 

“당신은 큰 재목감이 될만한 자질이 넘쳐나는데

그런 좋은 점을 살리기 위해서는 

참고 견디어야 가능합니다.”라고 

조건부로 빈마지정(牝馬之貞)을 강조한다.     


큰 재목이 되려면 

암말같이 차가운 분별력을 가지고 

참아내고 견디는 시기를 잘 버티라는 뜻이다.

즉 참고 견디되 

사리 판단을 명확하게 하란 뜻이다.      


차가운 바람이 몰아치는 겨울에는 

누구라도 견디기 어렵다.

먹을 것도 없어 배고픔의 고통마저 겪어야 한다.     


그런 시기라면 진정 필요한 것은 무엇일까?

참고 견디는 것은 기본이다.

더하여 차가운 분별력이 요구된다. 

즉 선택과 집중이 필요하다는 뜻이다.      


선택과 집중을 하려면 

부득이 인정상 차마 어렵지만 

잘라내고 떼어버려야 하는 

차가운 판단력이 요구된다.      


그나저나 우리 경제에 구조 조정기는 

닥치지 않아야 하는데?


우리 살림살이에 

겨울처럼 어려움이 닥치더라도

빈마지정(牝馬之貞)으로 버틸 수밖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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