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통

by 스테파노

마디 1


어린이 1: 푸른 신호등이 끝나려면 아직 많이 남았네, 우리 뛰자.

어린이 2: 뛰자고? 안 될 텐데….


어린이 2: (이대로 뛰어가다 보면 신호등이 바뀌겠어,

뒤로 돌아가는 수밖에.)

어린이 1: (어휴! 저 느림보 멍충이,

나처럼 빨리 뛰지, 나만 건넜잖아.)


마디 2


신호등을 먼저 건너온 아이는 빨간 불이 지나갈 때까지 기다렸다.

아이는 얼마쯤 기다려 푸른 불이 다시 켜지자

힘겹게 건너왔던 그 길을 되짚어가고 있었다.


건널목 중간에서 뜀박질이 서투른 아이를 만나

둘이서 손잡고 반대편 손은 들고 건널목을 건너고 있었다.


아이들은 소통의 잘못을 어떻게 하면 풀 수 있는지 알고 있었다.

잘못한 사실을 알은 순간, 잘못한 곳으로 되돌아가 거기서부터 문제를 푸는 것을.


건널목 중간에서 말없이 서로 손을 잡았을 때

한 아이는 먼저 갔다는 우쭐함보다는

배려치 못한 무심함을 되새겼을 것이다.


또 한 아이는 자기를 챙겨주는 고마움에

자신을 두고 먼저 갔다는 서운함이 스르르 녹았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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