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디 1
어린이 1: 푸른 신호등이 끝나려면 아직 많이 남았네, 우리 뛰자.
어린이 2: 뛰자고? 안 될 텐데….
어린이 2: (이대로 뛰어가다 보면 신호등이 바뀌겠어,
뒤로 돌아가는 수밖에.)
어린이 1: (어휴! 저 느림보 멍충이,
나처럼 빨리 뛰지, 나만 건넜잖아.)
마디 2
신호등을 먼저 건너온 아이는 빨간 불이 지나갈 때까지 기다렸다.
아이는 얼마쯤 기다려 푸른 불이 다시 켜지자
힘겹게 건너왔던 그 길을 되짚어가고 있었다.
건널목 중간에서 뜀박질이 서투른 아이를 만나
둘이서 손잡고 반대편 손은 들고 건널목을 건너고 있었다.
아이들은 소통의 잘못을 어떻게 하면 풀 수 있는지 알고 있었다.
잘못한 사실을 알은 순간, 잘못한 곳으로 되돌아가 거기서부터 문제를 푸는 것을.
건널목 중간에서 말없이 서로 손을 잡았을 때
한 아이는 먼저 갔다는 우쭐함보다는
배려치 못한 무심함을 되새겼을 것이다.
또 한 아이는 자기를 챙겨주는 고마움에
자신을 두고 먼저 갔다는 서운함이 스르르 녹았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