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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스테파노 Nov 21. 2022

우리는 얼마나 개방적일까?

마디 1

     

내가 즐겨 먹는 치즈는 네덜란드 치즈

내가 매일 먹는 과일은 뉴질랜드 과일

내가 자주 타는 차는 일본 자동차

내가 매일 기도하는 예수는 유대인

......     


이것은 열 가지 정도를 나열한 것 중의 일부이며 

독일에서 어느 날 지하철역에 붙어있던 광고의 내용이다. 

일반 독일인들에게 홍보하기 위한 공익광고 같았다.      


독일인은 독일인들끼리 어울려 살 수는 없으며 

외국인들과 더불어 같이 살고 있음을 광고는 표현한다.


이 광고가 붙은 시점은 다소 시간이 흘렀지만

독일 인구의 10%를 차지하는 터키인들이 독일 국민을 향해

인종차별이 뿌리 깊다는 소리가 높아졌을 때이다.      


독일인의 외국인에 대한 시각을 개선하기 위해 만든 것이다.

광고의 주체는 지하철을 운영하는 해당 기관인지 

눈여겨보지 않았기에 잘 기억이 안 난다. 


지하층과 지상층 사이를 잇는 통로에 있던 여러 광고 중 하나로

인쇄된 것이 아닌 급하게 쓴 것처럼 

순수 손 글씨로만 되어 있었다. 

붙인 지 한 달도 안 되어 사라져 버렸다.     


마디 2     


비단 독일만이 인종차별의 문제를 안고 있는 것은 아닐 것이다. 

식민지를 가졌던 나라들은 거꾸로 식민을 당해 

대부분 과거 식민지의 사람들이 들어와 

외국인 문제로 종종 마찰이 생긴다.      


식민지가 없던 나라들도 점차 경제교류 확대로 

자국에 외국인의 거주가 많아지면서 똑같은 문제를 겪고 있다.      


우리나라도 외국인의 인권 문제가 주요 이슈로 부상했었고 

지금은 코로나 염려로 잠잠하지만 

앞으로 또 이슈화될 것이다.      


외국인 산업 근로자에 대한 수요는 여전히 높고, 

외국인과의 혼인에 대한 선호도도 늘어가기 때문이다.      


뿌리 깊은 인종차별은 왜 생길까?

심리학 교재를 보면 이런 실험의 결과를 소개하고 있다.     


어떤 집단에 이질적인 사람을 넣고 실험한 결과 

처음에는 집단 구성원이 이질적인 사람에게 

집단으로 공격한다고 한다. 


그래도 안 변하니까 

이번엔 이질적인 사람들을 어떻게 해서든 설득하고자 한다.      


설득도 씨가 안 먹히면 이질적인 사람을 향해 

집단 구성원은 태도를 180도 바꾸어 

이질적인 사람을 추방하자고 노골적인 보이콧론을 제기한다.     


이때 집단 내의 문제는 여러 가지 있었으나 

이질적인 사람이 들어오고부터는 

그런 문제들은 온데간데없이 사라진다. 

대신에 이질적인 사람에게 국한된 문제만 이슈화 되었다고 한다.     


추풍령 고개를 넘으면 말씨가 표 나게 다르다. 

경상도와 전라도는 사는 풍습이 눈에 띄게 다르다. 

하물며 외국인들이야 얼마나 다를 것인지는 쉽게 상상이 간다.     


실험 결과에 의하면 결국 이질적인 사람을 대하는 태도는 

집단 공격➝설득➝보이콧 운동으로 

맨 마지막 단계인 추방운동으로 가게끔 되어 있다.      


혹시, 만약에 다른 문제를 덮기 위해서 

외국인 문제를 이슈화하여 이용하는 세력이 있다면, 

결코 그런 일은 없겠지만, 

보이콧 운동으로 커지기 전에 서둘러 막아야 한다.      


왜냐하면 외국인이 변한다는 것은 매우 어려우므로 

결국은 인종차별주의의 끝은 

외국인 배척 운동으로 귀결되어 

그때 가서는 손쓸 수 없는 지경으로 커지기 때문에.      


외국인 배척 운동까지 안 가고 해결되는 방법은 없을까?     

배척받는 사람이 안으로 문을 걸어 잠그는 

지나치게 폐쇄주의 성향이고 

반대로 원주민 집단은 개방주의적 성향이라면?     


글로벌 시대에 능히 있을 수 있는 일이며 이때는  

배척받는 사람을 원주민 집단의 문화로 

서서히 끌어당기는 노력이 필요할 것이다.      


최근에 TV에서 외국인들이 참여한 프로그램들이 

많이 늘고 있는 것은 

이런 점에서 매우 고무적인 일이 아닐까?      


그렇긴 하지만 방송 주체들은 

우리의 성향을 진실로 개방적이라고 여겼을까? 

우리 성향은 솔직히 말하건대 보수적이거나 편협하지는 않을까? 

혹시 우리들의 성향은 겉으로는 개방적이나, 

실제에 부닥칠 때는 폐쇄주의적 성향으로 기울어지지는 않을까?     


만약 정말로 그렇다면,

OECD 선진국 처지에 드러내 놓고 표도 못 내고 있다면, 

우리 국민의 성향은 개방적일 것이라는 환상에서 

빨리 깨어나야 할 것이다.

특히 외국인 문제가 서민의 삶에 영향을 주는 시기가 된다면?     


이제라도 문제가 이슈화되지 않은 코로나 시점에 

우리 국민의 외국인을 대하는 교육을 

체계적으로 손질하는 것이 중요하지 않을까?      


우리는 세계 무역 대국 8위를 자랑하는 나라이니까. 

무역외에는 살아갈 수 없는 나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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