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디 1
상담자: 그래 요즈음은 기분이 어떤가요?
사형수: 그런대로 좋습니다.
상담 선생님은 나 같은 사형수가 무섭지 않아요?
상담자: 솔직히 조금은 무섭습니다.
사형수: 그런데 왜 비상 버튼이 있는 쪽에 앉지 않고
이쪽에 앉아 있는 거지요?
상담자: 비상 버튼이 있는 줄을 어떻게 아셨어요?
- ‘Interviewing in depth에서’
감정은 사람마다 똑같다.
서글프면 울고 싶고,
화나면 소리 지르고 싶고,
서운하면 꽁하게 뒤틀린다.
매번 솔직하고 진실하게 사람을 만나기는
참으로 어렵다.
때론 나의 마음을 알아주는 사람에게는
나도 모르게 주저리주저리 말이 헤퍼지며
묻지도 않은 말을 쏟아놓는다.
믿음은 아주 작은 것에서부터 시작된다.
위험할 때 필요한 비상 버튼이 있는 쪽으로 앉으려다
신념을 믿었기에 일부러 버튼이 없는 쪽을 택한 것처럼.
마디 2
나는 젊었을 적에 금융부서에서 일하면서 윗사람의 성격에 따라 결재 방식이 사뭇 달라지는 것을 자주 보았다. 어느 팀장은 대출신청서를 올리면 꼼꼼하게 계산기를 두드리거나 주산을 직접 놓으며 숫자를 일일이 대조한다. 그리고 챙겨야 할 서류 중에서 빠진 서류가 없는지 체크를 한다. 마지막에 도장을 찍고서 최종 결재자에게 들고 간다.
또 다른 어느 팀장은 대출신청서 등 두툼한 서류를 올리면 ‘이것은 자네가 했나?’라고 묻는다. ‘제가 했습니다.’라고 대답하면 ‘자네가 했으면 틀림없겠군.’이라며 결재란에 도장부터 먼저 꾹 찍는다. 그리고는 2~3분 일별한 다음에 바로 최종 결재자에게 가지고 간다.
그리고는 최종 결재자에게 갔다 온 후에 ‘내용 중에 숫자가 틀린 것이 있어.’라고 지나가는 말로 하면서 ‘고생했다’라고 꼭 사후 멘트를 한다.
팀장의 결재 방식 중 어느 방식이 좋다고 생각하는가?
모든 사람이 하는 방식 즉 일일이 확인하고 틀렸는지 체크하고 빠진 서류를 점검하는 방식으로 결재하는 방식이 좋고 또 그래야만 한다. 조직에서도 그러한 완벽한 방식의 점검을 원하기 때문에.
그러나 나는 각기 다른 팀장들이 일하는 방식을 보고 후일 내가 윗사람이 되면 나의 방식의 결재를 하겠다고 결심했었다. 훗날 내가 윗사람이 되었을 때 결재를 가능하면 상대방을 믿고서 하는 방식으로 하려 애썼다.
나는 믿으면 믿을수록 일은 더 치밀해지고 그러면 밑에 직원들은 한 번 볼 서류를 두세 번 더 정밀하게 검토한다는 것도 알았다. ‘믿고서 한다.’라는 말은 ‘보지 않고서 한다.’라는 말과 같은 뜻이라는 것도 그때 깨달았다.
그러려면 혹시 잘못된 내용으로 인해 책임이 결재하는 본인에게 귀속될지 모르는 위험을 과감하게 용인해야 한다. 어느 결재 방식이 좋은가? 완벽주의자처럼 모든 것을 점검하는 방식, 아니면 엉성한 듯 보이지만 믿고서 하는 방식 중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