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에서 직장을 그만둔다는 것은 크나큰 모험이자 용기가 필요합니다. 특히 안정적인 회사에 다니고 있다가 그만둔다고 하면 주변인들의 우려 섞인 목소리와 염려가 오히려 본인을 더 불안하게 만드는 것 같습니다. 우리 세대의 부모님들은 정년퇴직하는 것이 당연하고 누가 밀어낼 때까지 어떻게든 버티고 견디는 것이 미덕이라고 생각하시다 보니 스스로 그만둔다는 것은 부모에게 죄를 짓는 것 같은 마음이 든다고 생각됩니다.
하지만 저의 경험에 빗대어 보았을 때, 한 번 안정적인 회사를 그만두고 지옥이라 불리는 회사 밖으로 나와보니 이젠 그만둔다는 것에 대한 두려움이 많이 사라진 것 같습니다. 애초에 제 성격 자체가 뭔가 조직에 충성하기보다 혼자서 뭔가를 하는 것을 좋아하다 보니 그럴 수도 있겠지만, 직접 회사 밖 지옥을 경험하고 보니 지옥이 그리 썩 나쁘지는 않구나라는 것을 느끼게 되었습니다.
저에게는 오히려 저와 맞지 않는 환경에서 일을 한다는 것이 더 힘들었던 것 같고, 내 성과가 아닌 남의 시선으로 나의 가치가 평가받는다는 것이 더 힘들었던 것 같습니다. 그래서 이제는 내가 마음껏 무엇인가를 할 수 있고, 내가 하는 만큼 이룰 수 있는 회사 밖 생활이 저에게 더 잘 맞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물론 이는 각자 개개인의 성향에 따라 다르기 때문에 누가 더 옳고 그르다고 할 순 없을 것 같습니다.
어쨌든, 그래도 업계 내에선 안정적이라는 회사에서 오래 근무를 하다가 그만두고 나와보니, 지금 하고 있는 일도 언제든지 그만둬도 괜찮겠다는 생각도 듭니다. 그리고 가끔 지금 이 일을 그만두게 되면 어떤 일을 해야 할까라고 생각을 해보기도 합니다. 물론 계획 없이 갑자기 그만두지는 않겠지만, 꼭 지금하고 있는 일이 아니더라도 언제든지 다른 일도 도전해 볼 수 있겠다는 생각은 듭니다. 새로운 도전이 두렵지 않게 된 것이죠.
그만둔다는 것이 꼭 끝은 아니라고 봅니다. 무엇인가를 그만두어야 새로운 것을 시작할 수 있고, 그래야 내가 더 성장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굳이 내 길이 아니고 나와 맞지 않는데, 새로운 시작이 두려워 그만두지 못하고 있다면 그 역시 썩 좋은 선택은 아니라 생각합니다. 물론, 새로운 시작을 하려면 사전에 그에 맞는 준비를 해야 하겠죠. 저 역시 새로운 시작을 하기 전 1년 정도는 준비의 시간을 가졌으니까요.
이젠 내 인생을 내가 선택해서 살 수 있고, 나의 의지에 따라 무슨 일이든 할 수 있다 보니 그에 따른 책임감도 커지게 되고 자신감도 붙게 되는 것 같습니다. 직장생활을 해도 언젠가는 마주하게 될 상황인데, 마지막에 가서 그런 상황을 마주하는 것보다 남들보다 조금 이른 시기에 퇴직과 새로운 시작을 경험해 본 것이 시간이 지날수록 저에게는 더 유리하지 않을까 합니다.
직장에 남아계신 분들은 그 나름대로 치열하게 살아가고 계신 것이고, 저처럼 조금 이르게 밖을 나온 사람들은 또 그 나름대로 본인들의 삶을 살아가는 것이라 생각되네요. 누가 정답인지는 알 수 없습니다. 본인의 가치관과 성향에 따라 살아가는 것이기 때문이죠.
어쨌든 40대 초반에 인생의 중요한 무엇인가를 그만두고 새로운 시작을 한 지 3년이 다 되어가는 시점에서, 그때 제 선택은 잘 한 선택이었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앞으로 그려질 제 삶이 기대가 되기도 하네요. 큰 실패를 할 수도 있지만, 오히려 남들보다 이른 나이에 실패를 해보는 것이 다행이라 생각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