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신발 하나 사려다 자영업자의 눈물을 보았다.

by 닥짱


최근 와이프가 사고 싶은 신발이 있다고 해서 주말마다 대리점을 돌아다녔다. 그런데 가는 곳마다 해당 모델은 전시가 되어 있지 않았다. 점주님은 아직 모델이 나오지 않았다고 했는데 공홈 온라인 사이트에서는 판매를 하고 있는 것을 보았다. 한 곳만 그런 것이 아니라 여러 매장에서 동일한 이야기를 들으니 의아했다. 인기 모델인데 매장마다 들어올 계획이 없다니.. 그래서 근 한 달간 신발을 못 사다가 결국 어젯밤 공홈 사이트를 통해 신발을 주문했다.

요즘 아침마다 30분 정도 실내 자전거를 탄다. 자전거를 타며 오늘은 자영업자의 현실에 대한 이야기를 보았다. 마침, 신발브랜드 이야기가 나왔고 해당 영상을 보며 왜 와이프가 찾던 신발을 오프라인에서 살 수 없었는지 그 이유를 알게 되었다.

그 이유는 바로 인기가 많아 사람들이 많이 찾는 모델은 본사에서만 판매 중이었기 때문이었다. 본사에서 지방 매장에는 인기있는 모델은 납품을 하지 않았다. 아니 못했다. 인기가 많아져 물량이 부족하기 때문이라고 했다. 이에 대한 본사 측 이야기도 이해가 되지만, 정말 이유가 그것 하나뿐인가 하는 생각도 든다.


과거에는 사람들이 온라인으로 물건을 사면 인근 매장에서 온라인 배달을 해줬다고 한다. 하지만 코로나 이후 온라인 구매 비중이 높아지다 보니 본사에서 자체몰을 만들어서 모두 관리한다고 한다. 자연스럽게 지방 매장들은 매출의 높은 비중을 차지하던 온라인 판매 채널을 잃게 되었다. 시대의 흐름에 맞춰 가려는 본사의 입장도 이해가 되고, 그 피해를 고스란히 입어야 하는 자영업자들의 고충도 너무 안타깝다.

각자의 입장에서 보면 다들 나름의 이유와 논리가 있다. 하지만 그게 결국 누군가에게는 손해로 돌아가고, 소외되는 사람이 생기게 되어 있다.

본사는 브랜드 관리와 수익을 위해 그런 선택을 하고 있으며 자연스러운 현상이라 생각된다. 하지만 그 결정이 지역 매장들에게는 생존을 위협하는 요소가 되고 있다는 것도 부인할 수 없는 현실이다.

와이프 신발 하나 사는 일로 이렇게까지 생각이 많아질 줄은 몰랐지만, 우리가 일상에서 겪는 불편함 뒤에는 이런 구조의 변화와 이해관계의 충돌이 숨어 있는 경우가 많다.

결국 중요한 건, 누가 더 많이 가져가느냐가 아니라 누가 함께 살아남을 수 있느냐를 고민하는 태도에 있지 않을까 한다.

오늘 아침 운동하면서 본 짧은 영상 하나가 내 하루의 시선과 생각을 조금 바꿔놓고 있다.



keyword
작가의 이전글AI에게 뺏기고 싶지 않은 유일한 한 가지_글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