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아침 일어나서 메일함을 확인해 보니 제안했던 포지션을 수락 및 지원을 원한다는 후보자들의 답메일이 와있었다. 대부분은 이전에 소통했던 내용들을 바탕으로 이력서를 수정하거나 추가 정보들을 기재해서 회신을 주었는데, 한 후보자의 메일 내용이 다소 당황스럽게 하였다.
해당 후보자는 이전에 지원 의사를 밝히며 이력서를 전달줄 때, 모 잡포탈 이력서를 PDF 파일로 출력하여 그대로 전달해 주었다.
기본적으로 기존의 잡포탈 이력서는 PDF로 변환 시 가독성이 떨어지며 자기소개나 이력서 내용 등이 지원하는 회사에 맞춤형으로 수정이 되어있지 않기에 헤드헌터들은 비선호하는 경향이 있다. 물론 내용이 충실히 잘 작성되어 있고 가독성도 좋게 구성되어 있으면 그대로 추천하는 경우도 있지만 대부분은 그렇지 않다.
그래서 해당 후보자에게도 해당 이력서는 가독성이 떨어지니 다른 자유 양식 이력서나 첨부하는 이력서 양식에 업데이트해서 주면 좋을 것 같다는 피드백을 주었다. 하지만 하루가 지나서 답을 주었는데, 개인 사정으로 다른 양식으로 작성이 어렵다고 한다. 그리고 나에게 대신해서 이력서 내용을 옮겨서 작성해 달라고 하였다.
아직 답을 하진 않았지만 이러한 요구에는 거절을 할 예정이다. 이력서라는 것은 양식, 말투 등에서 구직자를 간접적으로 파악할 수 있는, 또 하나의 나를 표현하는 양식이다. 그리고 회사에서 나를 처음 마주하게 되는 '첫인사'와 같은 것인데, 이를 헤드헌터가 마음대로 옮겨 쓰고 대신 작성해 주는 것은 해서는 안 되는 일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차라리 기존의 잡포탈 양식을 그대로 제출하는 한이 있어도 굳이 내가 일부러 이력서를 수정하고 옮겨 쓸 생각은 조금도 없다. 그 정도 시간과 의지도 보여주기 힘든 상황이라면 헤드헌터 입장에서 썩 좋은 구직자의 태도는 아니라는 생각이다.
이직이 힘들다고, 계속 서류에서 떨어진다는 이야기들을 많이 한다.
하지만 헤드헌터 입장에서 많은 이들을 지켜보면, 정말 본인에게 맞는 포지션을 지원하는지, 이력서 양식 하나에도 정말 최선을 다하는지 등 이직을 위한 모든 과정을 지켜보았을 때 갸우뚱하게 하는 지점이 많이 있다.
어려운 환경은 맞는 말이지만, 그 안에서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은 다해야 한다.
그저 회사 하나하나 지원하는 것에 큰 의미 없이, 어느 한 회사라도 걸려라 하는 마음으로 대한다면 그런 태도는 인사팀에서도 바로 눈치챌 수 있다.
조금 더 진심을 다하고 진정성으로 이력서를 한 자, 한 자 작성해 보면 어떨까 까 하는 아쉬움을 가져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