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이력서 1,000장을 검토하며 느낀 점
헤드헌터로 일하다 보면 매일 조금씩 차이는 있겠지만, 평균적으로 하루에 1,000여 명의 이력서를 보는 것 같습니다. 헤드헌터들은 기본적으로 링크드인, 잡코리아, 사람인, 피플앤잡 등의 사이트를 통해서 고객사로부터 의뢰받은 포지션에 적합한 인재를 선별하고 제안을 합니다. 그러다 보니 저 만의 루틴이 생긴 것 같고, 이력서의 어떤 부분에서 해당 포지션에 적합한지 아닌지를 판단하는지에 대해 기준이 생긴 것 같습니다.
이에 대해 이력서를 작성하시는 분들께서 인사팀/헤드헌터의 눈에 띄는 이력서는 어떤 형식을 갖추고 있는지 참고하시면 좋을 내용들을 골라서 공유하고자 합니다.
이력서를 계속해서 검토할지 안 할지는 첫 장에서 대부분 결정됩니다.
이력서 첫 장에는 어떤 내용들이 있을까요? 학력, 경력, 나이, 연봉, 거주지, 성별 등이 담겨 있습니다. 매일 검토하는 1,000여 명의 이력서 중 50% 이상은 여기에서 더 이상 넘어가지 않습니다. 즉, 절반은 첫 장만 보고 적합성 여부를 판단한다는 것이죠.
왜 그럴까요?
저희와 같은 헤드헌터들은 인사팀을 통해 JD에는 나와있지 않는 여러 조건들을 가지고 우선 필터링을 하게 됩니다. 회사에서 기준으로 가지고 있는 여러 객관적인 조건들에 대해 정보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여기에서 조금이라도 벗어나게 되면 필터링을 하게 됩니다. 아무리 다른 경력이 좋아도 연봉이 너무 높다 거나, 나이가 너무 많다 거나, 거주지가 출퇴근에 편도 2시간 이상씩 걸리면 실질적으로 서류 통과할 확률이 확연히 떨어지게 됩니다.
사실 이 부분은 구직자들도 어떻게 할 수가 없는 부분입니다. 이미 정해져 있는 영역이고 나의 노력으로 바꿀 수 있는 부분이 아니기 때문에 변화시킬 순 없다고 보입니다.
인사팀에서 이력서 한 장을 검토하는데 드는 시간이 얼마나 될까요? 실제 한 장의 이력서를 보는 데 많은 시간이 걸리지 않으며 이제 AI가 이 분야를 점점 대체하게 되면 더더욱 이력서 필터링에 걸리는 시간은 현저히 줄어들 것입니다.
그리고 그 기준은 회사에서 정한 키워드가 포함되어 있는지, 학력, 재직 회사 규모, 이직 횟수 등은 어떻게 되는지 등 첫 장에 나와 있는 개인신상정보를 보고 많이 필터링이 될 것이라는 부분을 참고해 주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따라서 이력서 만으로 필터링되는 것을 피하기 위해서는 위에서도 언급했지만 링크드인을 통한 네트워킹을 통해 내부 추천 등으로 지원을 하시거나, 유능한 헤드헌터를 만나 이력서에는 표현이 되어 있지 않은 본인의 강점을 헤드헌터가 인사팀에 대신 전달할 수 있는 루트를 만드셔야 합니다.
실제 저의 경우에도 서류에서 불합격 통보를 받은 후보자에 대해 인사팀에 불합격 사유를 확인 후, 다시 이력서를 보완하여 제출해 면접을 진행하셨던 적이 있습니다. 이처럼 본인이 활용할 수 있는 다양한 네트워크를 활용해서 이력서 필터링에 걸리지 않도록 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니 참고 부탁드리겠습니다.
첫 장에서 필터링에 걸리지 않았다면, 핵심 역량을 보고 추가 검토 여부를 결정합니다.
이력서를 보면 핵심 역량을 적어 두시는 경우도 있고 아닌 경우도 있는 것 같습니다. 그럴 경우에는 상세 경력 기술서의 헤드라인 부분을 빠르게 훑고 지나가며 어떤 역할을 하셨는지를 살펴봅니다. 그리고 계속해서 이력서를 볼지 아닐지는 핵심 역량 및 경력 기술서에 적혀 있는 키워드들이 JD의 필수 조건 및 우대 조건과 얼마나 일치하는지를 중심으로 보게 됩니다.
예를 들어 보겠습니다.
미주, 남미 지역 해외영업 팀장을 채용하는 포지션이 있을 때, 어떤 키워드를 중심으로 이력서를 검토할까요? 당연하게도 미주, 남미, 해외영업, 팀장 이 4가지 키워드가 이력서에 포함되어 있는지를 우선 확인합니다. 이 중 4개가 모두 포함되어 있으면 남은 이력서도 꼼꼼히 살펴보게 되며, 하나도 포함되어 있지 않다면 당연하겠지만 나머지 부분은 읽을 필요가 없습니다.
핵심 역량은 나의 긴 커리어 중 가장 핵심적인 부분이 무엇인지를 간략하게 3~5가지 정도 작성 하는 부분입니다. 많은 분들이 착각하시는 부분은 핵심 역량을 서술 식으로 추상적으로 적어도 된다고 생각하시고 실제로 그렇게 하시는 분들이 많이 계시다는 겁니다. 위에서 예를 든 미주, 남미 지역 해외영업 팀장의 지원한 후보자 두 명의 핵심역량을 예시로 비교해 보겠습니다.
1번 후보자의 핵심역량 : 저는 커뮤니케이션에 능숙하고 맡은 일을 충실히 수행합니다.
2번 후보자의 핵심역량 : 지난 10년 간 미주, 남미 지역 해외영업 담당자로 매 해 목표대비 110% 실적 달성
자, 여러분이 인사팀이고 실무자시라면 어느 분을 뽑으실까요? 여기에 대한 답은 굳이 제가 말씀드리지 않아도 될 것 같습니다. 이처럼 핵심 역량은 간단하게 키워드 중심으로, 그리고 성과 위주로 작성해 주셔야 합니다. 그래야 지금보다 더 많은 제안을 받으실 수 있기 때문에 반드시 핵심 역량 작성에 많은 신경을 쓰지 길 추천 드립니다.
* 다음 글에서는 경력기술서와 자기소개서 작성 방법에 대해서 말씀드리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