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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닥짱 Mar 06. 2024

글로벌 회사 Asia Region Head의 고민 상담

누구보다 빠르게 승진한 친구의 고민

얼마전 고등학생 때부터 친구였던 녀석이 갑자기 연락을 주었습니다. 커리어에 고민이 많아서 저에게 멘토링을 받고 싶다는 것 이었습니다. 그 친구도 링크드인을 하고 있기에 제가 어떤 일을 하는지 알고 있었고, 최근들어 커리어에 대한 고민이 많아져서 저에게 연락을 준 것이죠. 사실 친한 친구에게 본인의 고민을 털어놓기가 쉽지 않은데, 이 친구는 기꺼이 저에게 연락을 주어서 오히려 제가 더 감사했습니다. 그리고 이전부터 열심히 잘 살고 있던 친구였는데 무슨 고민이 있는지 궁금하기도 했었구요.


아이를 어린이집 등원시키기 전, 아침 일찍 구글밋으로 만났습니다. 


우선 이 친구의 경력에 대해 간략히 말씀드리면, 지금은 글로벌 디지털산업 기업으로 누구나 다 아는 유명한 기업의 아시아지역 헤드로 근무하고 있습니다. 회사내에서 아마 가장 빨리 region head를 단 동양인일 것 같네요. 그만큼 능력도 인정받고 있고 열심히 살아가는 친구였습니다.


최근 고민은, 그동안 직장생활을 하면서 단 한번도 본인은 평가를 안좋게 받아본 적이 없다고 합니다. 당연히 그러니 이른 나이에 높은 직책까지 올라갈 수 있었지 않나 합니다.


그런데 2년 전 현재 직책을 맡고 나서 올 해 상급자로부터 평가를 받았는데, 처음으로 low를 받았고 이에 대한 충격이 다소 컸던 것 같습니다. 또한 지속적으로 이 회사에서 일을 할 수 있을지, 관리자로써의 고민도 상당히 많은 것 같았습니다. 그래서 채용 시장의 현황은 어떤지, 본인이 갈 수 있는 회사들이 국내에 있을지 등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저도 헤드헌터로 근무하다 보면 이른 시기에 리드를 달고, 빠르게 연봉을 올린 분들을 자주 접합니다. 문제는, 시장상황과 채용시장이 호황일 때는 이 분들이 넥스트 스텝으로 가시는데 크게 어려움이 없지만, 지금처럼 경제나 투자 현황이 좋지 않을 때는 갈 수 있는 곳이 상당히 제한적이라는 것이 사실인 것 같습니다.


우선 높은 연봉에 대한 회사측에서 부담감이 크며, 그만큼 연봉을 주기 위해서는 역량테스트 등도 상당히 꼼꼼하고 엄격하게 진행이 되어 대부분은 면접에서 드랍을 하게 됩니다. 대기업들의 경우 내부 테이블이 정해져 있기 때문에 쉽게 받아들이기가 힘들고, 스타트업의 경우 스톡옵션 등으로 어떻게 구성을 맞춰줄 순 있지만 본인의 역량 개발에 크게 도움이 안되는 경우도 많습니다.


즉, 오히려 초기에 빠르게 성장했던 것이 장기적으로는 큰 허들로 적용하는 것이죠. 은퇴할때까지 계속 잘 되면 좋지만, 사람일이 어디 그런가요. 중간중간 잘 안되는 경우도 있고 계단을 내려가는 경우도 있는데, 쭉 성공만 했던 분들은 이런 상황이 닥쳤을 때 상당히 힘들어하고 지쳐하는 것 같습니다.


뭐든지 순차적으로 단계를 밟아 나가는게 좋은 것 같습니다. 혹은 뛰어난 역량을 바탕으로 창업을 하여 본인의 사업을 성공시키는 것이 다른 좋은 방법이라 생각됩니다.


어쨌든, 그 친구에겐 저의 진심을 담아 여러가지 조언을 해주었고 차후 다시 이야기를 이어나가자며 미팅은 마쳤습니다.


커리어 멘토링을 해드리다보면 너무 본인만의 생각에 빠져있거나, 다른 사람들의 조언이 잘 귀에 안들어오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럴 땐 제3자의 입장에서 조언을 해드릴 수 있는 분들과 짧은 만남을 통해서도 충분히 생각 전환이 가능할 수 있다고 생각됩니다.


그러니 본인의 이야기를 맘 편히 털어놓을 수 있는, 저와 같은 커리어 멘토들에게 멘토링을 받아보시면 지금 가지고 계신 고민들을 해결하시는데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시지 않을까 하네요 :)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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