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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스테르담 Apr 21. 2019

업무 요청은 '어떻게'가 아니라 '왜'

'왜'해야 하는지. '발표자'의 입장에서. '영향도'를 예견하며.

우리는 살아오면서 '왜'보다는 '어떻게'에 집착을 한다.

대학생 때도 토익공부를 열심히 했었는데, 그건 순전히 '어떻게'에 대한 기억이다. 학원을 가면 정답을 골라내는 Skill을 알려주는데, 그러니 토익 점수는 높고 말하기는 못하는 아이러니한 상황이 연출된다. 어찌 되었건 좋은 점수를 가져야 취업을 위한 응시라도 할 수 있으니, '왜' 하는지에 대한 것보단 '어떻게'에 더 목을 맨다. 시간이 없고, 여유가 없는 자들에겐 더 그렇다. 하지만 우리는 '왜'에 좀 더 집중을 해야 한다. 조급하고 여유가 없을수록. 제대로 성장하고픈 마음이 클수록 말이다.


진정한 리더는 '왜?'를 알려주고,
일 잘하는 사람은 '왜?'를 묻는다.


일을 할 때도 마찬가지.

'왜'하는지에 대해 이해를 하지 못하면 일을 시킨 사람이나, 하는 사람이나 둘 다 고역이다. 일을 지시하거나 요청할 때, 조급한 마음으로 '어떻게'에 대해서만 집착하는 경우가 있다. 보고서 왼쪽엔 이런 모양의 표를 넣고, 우측엔 사유와 대책에 대한 간략한 글을 쓰라거나 혹자는 아예 그런 설명도 없이 무엇 무엇에 대한 보고서를 (어떻게든 잘)만들어 오라고 한다.

받아 드는 사람도, 설명을 듣는 동안 고개를 끄덕끄덕 하지만 막상 자기 자리로 돌아와 지시받은 업무를 하려니 앞이 캄캄해진다. 언제 다되냐고 닦달하는 상사와, 손도 못 대고 혼자 끙끙 앓는, 또는 이건 내가 바란 게 아니라고 혼나고 마는 팀원들은 우리 주위에서 쉽게 볼 수 있는 군상이다.


이러한 일이 일어나는 이유는 '어떻게'만 있고 '왜'가 없기에 그렇다.

만약 리더가 '왜'해야 하는지에 알려주면 방향은 명확해진다. 어떤 땐, 일을 요청받은 구성원이 그 이유를 깨닫고, '어떻게'를 듣지도 않았는데 알아서 해오는 경우도 있다. 물론, 뛰어난 팀원은 설명을 듣지 못해도 스스로 그것을 찾아낸다. 알아내어 그것을 이해하고 양질의 결과물을 만들어낸다.


실제로 우리 팀원 중 한 명이 그렇다.

이제 막 과장을 목전에 앞둔 그 후배는 별도의 설명을 하지 않아도 알아서 스토리를 만들어온다. 시킨 것만 꾸역꾸역 하는 것이 아니라 내가 놀랄 정도로 전후 문맥을 파악하여 시나리오를 짜 온다. 그건 '왜'에 대해 파악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왜'하는지에 대한 설명을 기본적으로 해주지만, 그 후배 또한 나에게 '어떻게'보단 '왜'를 더 자주 묻는다. 누구를 위해, 왜 해야 하며, 우리가 얻을 건 무엇인지. 업무 요청하기도 즐겁고, 일을 하는 사람도 명확함에 속도를 내고 그 결과물도 훌륭하다.


'왜?'는 왜 중요할까?


'왜?'가 중요한 건, 그것은 '방향'이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골프 치는 사람이 있다고 생각해보자. '어떻게'에 충실한 한 골퍼가 아주 멋진 자세로 스윙을 하고, 제대로 된 임팩트로 공을 멀리 보냈다. 그런데 박수를 받진 못했다. 왜 그럴까? 방향을 잘못 잡았기 때문이다. 깃대가 꼽힌 홀과는 정 반대로 멋지게 쳐낸 공은 그렇게 의미가 없는 것이다. 자세가 좀 서툴러도 시간이 좀 걸리더라도 툭툭 치고 그린 위 홀로 공을 몰고 가는 것이 더 중요하다.


해서, 일을 지시하거나 요청할 땐 그리고 일을 받아 들 땐 아래 세 가지를 명확히 해야 한다.


첫째, '어떻게'보다는 '왜'


서두에 여러 번 강조를 한 내용이다.

경험 상, '어떻게'에 초점을 맞춘 업무 요청은 항상 혼란을 초래했다. '어떻게'를 집중적으로 판 후배들도, 결국 하나의 의문이 생기면 더 이상 앞으로 나아가지 못했다. 다시 들고 와 또 다른 '어떻게'를 묻고 갔고, 그 과정은 자주 반복되었으며 결과물도 좋지 않았다. 하지만 '왜'해야 하는지 명확한 업무 요청과 이해는 시너지를 발휘한다. 해서 중간에 의문이 생기면, "팀장님, 이건 그래프보단 말로 하는 게 낫겠는데요?", "결론을 앞로 빼보았습니다. 세부 내용은 유첨으로 돌렸고요."와 같은 의견을 제시한다. 공을 어디로 보내야 하는지 아는 사람과, 그저 멋진 자세로 눈 앞의 공을 (방향과 상관 없이)쳐내려 하는 사람의 차이는 매우 크다.


둘째, '발표자의 입장에서'


지난주에는 한 후배 사원이 내가 요청한 일을 해왔는데, 깔끔히 정리되긴 했지만 뭔가 앞뒤가 안 맞았다.

불러 피드백을 주는 시간.


"이 내용은 왼쪽에 넣고, 이 내용은 우측에 넣는 게 낫지 않을까?"


"아, 여기 양식에는 이렇게 하라고 되어 있는데요?"

(양식에 맞더라도 앞 뒤가 안 맞으면 무슨 소용일까. 잠시 욱... 하는 감정을 추스르고 말했다.)


"자, 내가 회의 시간에 보고를 한다고 생각하고 리허설을 해볼게. 잘 들어봐."

(이러이러한 이슈가 있어, 이렇게 파악을 했고, 현재 해결 가능한 방법은 두 가지로 A안과 B 안을 도출해봤습니다.) "어때? 양식도 지켜야 하는 부분도 있지만, 발표하는 사람 입장에서 생각해보면 이게 더 맞겠지? 그리고 양식도 지키게 된 거고."


"아, 네 알겠습니다. 발표자의 입장에서 생각해보니 이해가 더 잘 됩니다."


결국, 리더는 구성원들에게 지시/ 요청한 업무 결과물을 들고 대외적인 발표를 하게 된다. 그 보고 내용이 앞뒤가 안 맞거나 사소한 실수가 되어 있다면 그것도 리더의 책임이다. 정확히 지시를 하고, 완성된 결과물에 대해서도 확인을 해야 하기 때문이다. 좀 더 생산적인 방법이 바로, '왜'를 알려주고 '발표자의 입장'에서 자료가 작성될 수 있도록 설명을 해주는 것이다.


셋째, 어떤 '영향'을 미치게 되는가?


첫 번째와 두 번째를 아우르는 덕목이다.

결국 만들어져야 하는 보고서나 일의 성과가 '왜'하는지, '발표자의 입장' 등이 고려되었다면 이 결과물이 어떤 '영향'을 미칠지에 대해 고민해야 한다. 청중은 누구인지, 우리가 얻어내야 할 것은 무엇인지를 고려하여 자료 작성되어야 한다. 해서, 리더는 단순히 어떻게 자료가 작성되어야 하는 것만을 알려줘선 안되고, 이것이 누구에게 보고되어 우리가 얻고자 하는 건 무엇인지, 유관 부서와는 갈등이 생기지 않을지 등에 대해 시뮬레이션을 하고 업무를 요청해야 한다. 구성원 또한 수 없이 이 질문을 해야 한다. 말 한마디로 본의 아니게 다른 팀을 공격할 수도 있고, 또 의도치 않게 윗분들의 심기를 건드리는 경우도 많기 때문이다.


간혹, 출장이나 다른 보고 때문에 구성원들이 만들어 전달된 보고서 때문에 클레임을 받는 경우가 있다.

"이거 그쪽에서 우리를 공격하기로 한건 가요?

"아니, 이렇게 보고를 하면 어떡합니까? 우리가 보고한 것과 상충 되잖아요?"

"제대로 알고 보낸 것 맞습니까?"

분명, 어떤 '영향'을 미치게 될지 덜 고려한 결과물로 인한 일이 맞다. 그것을 걸러내지 못한 부분도 있고.




정리하자면, 결국 리더는 일을 구성원들에게 잘 주어야 한다.

구성원들 또한 일을 잘 받아들여야 한다. 그것은 개인의 일 하나로 끝나지 않고, 조직에 영향을 크게 미치기 때문이다. '왜?'해야 하는지. '발표자'의 입장을 헤아리면서 써 내려간 자료. 이 결과물이 어떠한 '영향'을 미칠지에 대한 고민과 전략적 사고는 리더와 구성원이 좀 더 직장에서 인정받을 수 있는 필수 역량이다.


'티키타카'란 말이 있다.

스페인어로 탁구공이 왔다 갔다 한다는 뜻인데, 주로 축구에서 짧은 패스로 경기를 풀어나가는 전술을 말한다. 이 티키타카가 잘 이루어지면 빠르게 경기가 진행되고, 역동적으로 게임이 풀리며, 좀 더 가까운 곳에서 골 기회가 생겨 그 성공률을 높인다.


'왜'란 방향이 정해진 후, 티키타카란 '어떻게'가 결합하면 얼마나 큰 위력이 생기는지는 많은 사람이 안다.

나도, 리더로서 그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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