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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스테르담 Oct 03. 2019

행복은 증명하는 것이 아니란다

행복하고 싶은 만큼 행복을 대접하자

SNS엔 절망이 없다!


무심코 연 SNS.

거기엔 나만 빼고 모두가 다 행복한 세상이 펼쳐진단다. 사람들은 날마다 맛있는 것을 먹고, 언제나 여행지에 있곤 해. 나의 삶은 고달픈데, 다른 사람들은 왜 이리 다 행복해 보이지? 그래서 SNS엔 절망이 없다는 말이 있어. 재미있는 건, 오늘 내가 아무 생각 없이 올린 사진 한 장을 두고 다른 이는 나를 행복한 사람으로 규정해 버리는 일이 비일비재하다는 거야. 그 사진을 올린 나는 언제나 맛있는 것을 먹고 좋은 곳을 가는 사람으로 인식되는 거지.


하지만, 아빠는 SNS가 꼭 나쁘다고 보지는 않아.

사람들은 행복한 그 순간을 잡으려 노력하거든. 사진으로 찍거나 글로 남기고는 공유하려는 건 사람의 본능이야. 아빠가 출장을 갔다가 너무 아름다운 풍경과 물 흐르는 소리를 듣고는 너희에게 전화를 했던 것 기억하지? 물 흐르는 소리를 전화로 들려주었던. 아빠는 그 '행복한 순간'을 너희와 함께 하고 싶었거든.


'행복'의 특징 


그래서 행복은 '순간'이란 걸 잊지 말아야 한단다.

언제나 행복할 거란 기대는 하지 않는 게 좋아. 항상 행복하려는 노력은 부질없어. 행복은 워낙 순간이라 그것을 유지하거나 잡을 수 없거든. 그것을 놓치지 않으려 할 때 이미 행복은 손 안의 공기나 물 같이 사라지고 없는 무엇이야.

이것을 유념하지 않으면 주객이 전도되는 일이 발생하고 말아. 소중한 순간을 남기려 시작한 수단으로써의 SNS지만, 사람들에게 인정을 받으려 '좋아요' 수나 '팔로어'를 늘리는 것이 목적이 돼버리는 순간 행복은 점점 더 멀어지고 말거든. '행복한 순간'을 이어 나가려는 욕심이 오히려 자신을 힘들게 하는 결과를 만들어 낼 수 있다는 걸 명심했으면 해.


또 하나. 행복엔 '불안'이 따른단다.

아빠는 어렸을 때 꿈이 행복한 가정을 만드는 거였어. 그러던 어느 날. 바쁜 업무를 마치고 집에 왔는데, 맛있는 저녁을 하고 있는 엄마와 저들끼리 재잘대다 아빠에게 달려오는 너희를 본 거야. 아, 정말 꿈에 그리던 모습이었어. 마음은 울컥하고 눈물이 나올 것 만 같았어. 그 순간이 너무나 행복했거든.

그런데, 말이야. 그 행복한 마음은 '순간'처럼 왔다 '순간'처럼 가더니. 갑자기 '혹시라도 내가 잘못해서 이 행복이 깨지면 어쩌지?', '이 행복한 순간을 유지할 수 있을까?'란 생각이 불현듯 떠올랐거든. 너무나 불안했어. 평생을 꿈꿔왔던 바람이 이뤄진 행복 앞에서, 아빠는 행복을 만끽할 겨를도 없이 또다시 불안해진 거야.

사람들은 1등을 하면, 돈을 많이 벌면 행복해질 거라 믿어. 맞아, 거기에서 오는 성취감과 안정감은 분명 행복을 느낄 수 있게 하는 중요한 인자야. 하지만 1등을 유지할 수 있을까란 걱정, 더 가지지 못해서 오는 불안감은 행복엔 언제나 불안이 따른다는 걸 이야기해주고 있어.


그렇다면 행복이란 뭘까?


'호메오스타시스(Homeostasis)'란 말이 있어.

'Homeo(Same)'과 'Stasis(to stay)'의 합성어로 우리말로는 '항상성'이라고 해. 우리 몸의 내부 환경이 흐트러지려 하여도 그렇게 되지 않도록 조정하고, 또 실제로 흐트러져도 가급적 속히 원상으로 복귀하고자 하는 현상. 심리학에선 이 용어를 '마음의 중심'을 뜻하는 말로 규정을 했단다.


아빠는 '행복'은 결국 '호메오스타시스'의 상태에 있는 것이라 생각해.

예를 들어, 사람은 너무 배가 불러도 기분이 나쁘고, 너무 배가 고파도 기분이 그렇거든. 맛있는 것을 적당히 먹었을 때 오는 안정감과 희열. 그 '순간'이 바로 행복의 지점인 거야. 하지만 현실적으로 그 '순간'을 맞추거나, 그 '순간'을 늘리는 것은 쉽지 않지. 결국, 앞서 말한 '행복의 특징'과 같은 것이라 볼 수 있어.


아빠는 그래서 우리를 만든 '절대자'에게 불만이 많아.

마치 영원히 균형이 맞지 않는 시소를 우리에게 던져 주고는, 그 시소에서 중심을 맞추면 '행복'을 느끼게 해 주겠단 약속을 무책임하게 한 것 같다는 느낌이 들거든. 그러니 '행복'은 순간일 수밖에 없고, 살다가 그 균형을 맞추는 날보단 맞추지 못하는 날이 더 많으니까. 


언젠가, 절대자를 만나게 되면 꼭 한 번 따져봐야 할 것 중 하나란다.


행복을 대하는 우리의 자세
행복은 '증명하는 것'이 아니라 '느끼는 것'!


어느샌가 우리는 행복을 '증명하는 것'이라 생각하게 된 것 같아.

남이 인정해주고, 우러러봐주면 내가 행복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착각 속에서 가진 것을 자랑하거나 누군가를 무시하는 것 같아. 하지만 아빠가 살아오면서 절실하게 느낀 건, 행복은 '증명하는 것'이 아니라 '느끼는 것'이란 거야. '증명'은 객관성을 확보하는 일이지만, '느끼는 것'은 주관적인 것. 즉, 행복은 상대적인 것이 아니라 절대적으로 주관적인 것이 되어야 해.


아빠가 위에서 행복은 '순간'이라고 했지?

그 순간을 득달같이 알아차려야 해. 느껴야 해. 그리고 인정해야 해. 순식간에 지나갈 수도 있어서 그것을 알아채지 못할 수도 있어. 또한, 그것을 받아들일 마음의 준비가 되어 있지 않으면 이미 행복은 옆에 있어도 느끼지 못할 수 있거든. 더불어 내가 가진 것을 돌아보고 그것들을 행복이라 인정하는 것도 중요해. 그러면 우린 더 많은 '행복'을 느끼고 주워 담을 수 있단다.




행복의 비밀은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이 하는 일을 좋아하는 것이다
행복은 깊이 느끼고 단순하게 즐기고, 자유롭게 생각하고 삶에 도전하고, 남에게 필요한 사람이 되는 능력에서 나온다     
남과 비교하면 행복은 멀어진다
많은 이들은 자신의 행복이 오직 미래에만 있다고 생각한다
불행한 것을 피하는 게 행복의 길은 아니다


행복에 대한 수많은 명언 중에, 아빠의 생각과 닮은 것들을 가져와봤어.

행복은 '순간'임을 깨닫고, 그것을 인위적으로 이어갈 수 없다는 것. 그리고 그 순간을 득달같이 느끼고, 인정하고, 주위 것들을 돌아보아 행복이라고 규정하고 받아들일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을 잊지 않고 살아간다면 우리는 좀 더 웃을 일이 많게 될 거야.


'대접받고 싶은 만큼 상대를 대접하라'란 말이 있어.

우린 '행복'을 그렇게 대해야 해.

그러면 '행복'도 우리를 아주 소중히 대하며 시와 때를 가리지 않고 찾아오지 않을까?

(쉿! 이건 비밀인데, 어쩌면 '행복'은 언제나 우리 마음이나 주변에 항상 있을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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