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면

내 얼굴이 있기는 한 걸까.

by 스테르담

[Episode 4]


- 가면 -


집을 나서며 가면을 챙긴다.


남자라는 가면

아빠라는 가면

자식이라는 가면

직장인이라는 가면

그 누구도 아닌 익명이라는 가면


마음의 가방엔 넘쳐나는 가면들로 흥건하다.

영혼이 날마다 무거운 이유다.


그런데, 밖에선 더 많은 가면을 들고 집으로 돌아온다.


화났을 때 그 얼굴을 가려야 하는 웃는 가면

슬플 때 일에 몰두하는 얼굴의 진지한 가면

말하고 싶은 걸 참아 내야 하는 입이 작은 가면

싫은 사람 앞에서 티를 내지 말아야 하는 평범한 가면

어지러운 세상에서 살아남으려 타인에게 고개 숙이는 가련한 가면


넘쳐나는 가면들로, 나는 내 얼굴이 무엇인지 헷갈린다.

내 얼굴이 있기는 한 걸까.


주체 못 할 가면들을 벗고 또 벗어보아도 나는 내 얼굴을 만날 수가 없다.

내 얼굴을 본 사람이 있냐고 서울역 한 복판에서 전단지를 뿌려야 할까 보다.




'직장내공' (나를 지키고 성장시키며 일하기!)

'오늘도 출근을 해냅니다' (생각보다 더 대단한 나!)

'아들에게 보내는 인생 편지' (이 땅의 모든 젊음에게!)

'진짜 네덜란드 이야기' (알려지지 않은 네덜란드의 매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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