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련

우리가 살아있다는 증거이니까.

by 스테르담

[Episode 24]


- 미련 -


품었던 감정이나 생각을 딱 끊지 못하는 것.

미련.


신기하게도, 나는 '미련'이란 그 단어 자체에서

미련의 감정을 느낀다.


그것은 아련하고도 아스라한,

어쩌면 스스로 부끄럽게 반짝이는 서글픈 빛과 같다.


그래서일까.

나는 '미련'이란 그 단어에 연민을 느낀다.

저 스스로를 버리지 못하는, 곰탱이와 한 짝을 이루는,

너무나 천천히 움직여 오도 가도 못하는 그 모습.


돌이켜보면, 나는 미련으로 많은 것을 그르쳤다.

포기해야 할 때 포기하지 못했고,

그만두어야 할 때 그만두지 못했으며,

놓아주어야 할 때 놓아주지 못했다.


그러나 또한, 나는 미련으로 많은 것을 이루었다.

포기해야 할 때 포기하지 않았고,

그만두어야 할 때 그만두지 않았으며,

놓아주어야 할 때 놓지 않았다.


어쩌면 내가 이룬 것들은 모두,

미련의 결과물일지 모른다.


미련을 부려도 흩어질 것들은 흩어지고,

미련을 부려야 유지되는 것들도 있다.


그러니, 삶은 미련 투성이란 걸 우린 알아야 한다.

품었던 감정이나 생각을 딱 끊지 못하는 건,

우리가 살아있다는 증거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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