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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스테르담 Feb 08. 2020

글쓰기의 최종 목표는 책이 아니다 Part 2.

글의 모수를 늘려야 한다고 나는 온 체중을 실어 말한다.

책을 쓰는 것이 아니라
글을 쓰는 것이다!


글쓰기 강의를 시작하며 나는 두 가지를 참여하신 분들께 묻는다.


첫째, 현재 글을 쓰거나 쓴 적이 있는지.
둘째, 글쓰기가 목적인지 아니면 책 쓰기가 우선인지.


그 두 가지는 이제 글쓰기를 막 시작하려 하거나, 쓰다가 멈췄거나, 글은 쓰는데 아직 책을 내지 못한 모든 분들께 중요한 요소다.

그 두 요소를 고려하여 현황을 파악해야 더 나은 글쓰기가 가능하며 무엇보다 긴 호흡으로 글을 써나갈 수 있다. 긴 호흡으로 글을 써 나아간다는 건 조급해하지 않을 수 있다는 뜻이다. 더불어, 기대만큼 글을 자주 쓰지 못하는  자신을 자책할 필요 없다는 (자신과의) 암묵적 약속이다. 즉, 꾸준히 지치지 않고 자책하지 않으며 멈추지 않고 뒤로 물러서지 않는 글쓰기를 시작할 수 있는 것이다.


그러니 아래 그림을 보며 나는, 우리는 어디에 있는지 보고 나아갈 방향을 함께 고민했으면 한다.





1. 3/4 분면: 책 출간 목적이면서, 아직 글을 쓰지 않고 있는



"써 놓은 글은 없지만, 책은 내고 싶어!"


별도로 설명하지 않아도 '시기상조'란 걸 누구나 알 수 있다.

하지만 이러한 생각, 아니 바람을 가지신 분들이 정말 많다. '책'은 '글쓰기'의 바람을 앞서가기 때문이다. 앞에서 열심히 설명한, '본질'보다는 '수단'을 그리고 '왜' 보다는 '어떻게'에 집중하고 있다는 뜻이다. 


좋게 말하면 열정이 과한 것이고, 반대로 말하면 욕심이 많다고 할 수 있다. '책'은 글이 모여 완성되는 하나의 집합체다. 갑자기 떠오른 소재나, 문득 쓰인 몇 개의 문장만으로 책 출간을 바란다면 그것은 지나가는 매력적인 이성을 흘깃 보고 머릿속으로 결혼까지 생각하는 것과 같다. 오버페이스도 이런 오버페이스가 없다.


하지만, 과한 열정도 열정이다.

그 열정을 조금만 더 갈고닦아 글쓰기를 시작한다면 분명 그 어떤 성과라도 낼 수 있을 것이다.


2. 2/4 분면: 책 출간이 목적이면서, 글쓰기를 했거나 하고 있는



"하얗게 불태우는 단거리 달리기 선수"


준비는 됐다.

브런치에 글을 쓰고 있거나 꾸준한 결과물들이 쌓여 있는 포트폴리오가 있다면 출간 제안을 받을 수도 있고, 아니라면 그 자산을 가지고 투고를 하면 된다. 글쓰기를 하고 있다면 응당 도전해야 할 일이고, 자신의 콘텐츠나 영향력을 사람들과 나누는 것이 좋다.


다만, 글의 질과 양을 객관적으로 파악해야 한다.

글쓰기보다 책 출간에 무게를 두면, 글의 생명력이 떨어질 수 있다. 아무래도 글을 목적으로 하는 것보다, 책을 목적으로 쓰는 글들은 자기 검열이 많이 들어간다. 


이렇게 쓰면 사람들이 어떻게 생각할까?
사람들이 봐줄까?
이건 팔릴만한 책이 될까?


사실, 이러한 고민은 쓰는 사람의 몫이 아니라, 에디터 분들의 몫이다.

내 글이 읽힐만한 가치가 있다면, 연락은 알아서 온다. 그리고 전문가 분들께서 내 기대 이상으로 콘셉트를 잡고, 글을 카테고리화하여 구조화를 해준다. 스스로 아직 여물지 않은 감으로 나름 목차를 짜고, 책 출간을 진행하면 당장은 뭔가 하고 있다는 생각에 안도감이 들지만 출간 제안이 안 오거나 투고를 했다가 떨어질 경우 글쓰기를 멈출 수 있다. 즉, 신경 써야 할 것은 책 출간이 아니라 글쓰기다. 글 쓰는데 더 많은 정성과 시간을 들여야지, 책 출간에 무게를 더 두면 스스로에게 갇힌다.


더불어, 책 하나를 목적으로 하는 글쓰기는 책 출간과 함께 멈춰질 가능성이 많다.

책이 나온 다음은? 글쓰기를 목적으로 하는 사람은 글을 계속 이어나가며 책이 나올 가능성이 높지만, 책 출간을 목적으로 하면 출간과 함께 기약 없는 '글쓰기의 끝'을 맞이할 수도 있다.


3. 4/4분면: 글쓰기가 목적이면서, 아직 글을 쓰지 않고 있는



"기회가 많은 어린 양"


글은 쓰지 않고 있지만, '글쓰기'를 목적으로 한다는 건 참 다행인 일이다.

글쓰기를 하다 보면 기회가 생기는 경우가 많다. 더불어, 글쓰기를 목적으로 하면 꾸준히 써 내려갈 수 있다. 다양한 글쓰기가 가능하다는 것도 좋은 점이다. 책 출간이 목적이라면, 그 하나의 소재와 콘셉트에 맞추어 쓰려 하지만 글쓰기 그 자체는 모든 문을 열어둔 가능성이다. (브런치가 말하는 것처럼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 C.S.Lewis -)


다만, 아직 칠해지지 않은 도화지여서 잘못 붓칠이 되면 책 출간을 목적으로 하는 틀에 쉽게 갇힐 수 있고, 방법을 잘 몰라 우왕좌왕할 수 있다. 그렇다면 글쓰기 강의를 우선 듣고 시작하는 게 좋다. 물론, 책 출간이 목적이 아닌 글쓰기에 좀 더 무게를 둔 강의를 들어야 한다.


4. 1/4분면: 글쓰기가 목적이면서, 글을 쓰고 있는



"인내와 버티기가 필요한, 장거리 달리기 선수"


2/4분면과 같이 준비는 되었으나, 좀 더 긴 호흡을 가지고 있으므로 책 출간은 물론 지속적인 글쓰기가 가능할 수 있다. 하지만 때론 글쓰기의 과정에 등락이 있을 수 있고, 당장 책이 나오지 않는다는 조급함, 나보다 부족한 사람들이 책을 내고 있다는 상대적 박탈감에 넘어질 수 있다. 이럴 때 필요한 건 바로 인내와 버티기다.


또한, 글쓰기의 목적을 다시 상기해야 한다.

글쓰기는 나를 위한 것이며, 책은 내가 깨우친 것을 나누는 도구다. 인고의 과정을 극복하지 못하면 책 출간도 안되고 글쓰기도 멈추게 된다. 둘 중 하나라도 유지해야 한다면, 나는 후자를 강력 추천한다. 책 출간보다 글쓰기의 범주가 더 크다. 책 출간은 글쓰기의 범주에 들어 있다. 무엇이 더 중요한지에 대한 판단과 실천은 각자의 몫이다.




글쓰기 강의에 참석하신 분들께, 글의 모수를 늘려야 한다고 나는 온 체중을 실어 말한다.

당장엔 연관이 없고, 글들이 무질서하게 흩어져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그 안에서 분명 어떠한 법칙과 스토리 그리고 소재들이 나온다. 그것은 마치 네온사인과 같다. 네온사인은 작은 전구들의 합이지만, 우리는 네온사인에게서 전구 합의 이상의 것을 본다. 글씨를 보고, 그림을 보고, 메시지를 보는데 이것이 모수를 늘린 글이 그 어떤 패턴을 뱉어내는 것과 같다.


지금까지 내가 출간한 책들도, 결국 훌륭한 에디터 분들께서 수많은 모수 속에서 끄집어낸 연결체 들인 것이다.

소재와 장르, 기법과 빈도를 가리지 않고 우선 써 나아가면. 그러다 보면 무질서한 글의 모임 속에서 반짝반짝 일어나는 의미들을 찾아낼 수 있고 우리는 그것을 연결하면 된다.


그리고 이 모든 것은 '글쓰기를 목적으로 할 때' 가능하단 걸, 나는 다시 힘주어 말하고 싶다.




'직장내공' (나를 지키고 성장시키며 일하기!)

'오늘도 출근을 해냅니다' (생각보다 더 대단한 나!)

'아들에게 보내는 인생 편지' (이 땅의 모든 젊음에게!)

'진짜 네덜란드 이야기' (알려지지 않은 네덜란드의 매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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