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지

오늘 하루가 편지라면, 나는 그렇게 정성을 들여 살아내야 한다.

by 스테르담

[Episode 27]


- 편지 -


편지는 추억이 되었다.

추억은 아련함을 전제로 한다.

바꿔 말하면, 아련하면 추억이 된 것이고

편지라는 말 자체는 이미 우리에게 아련하다.


누군가를 생각하며 꾹꾹 눌러쓴 편지가 생각난다.

반대로, 나를 생각하며 꾹꾹 눌러쓴 누군가의 편지도 생각난다.


'수제'라는 단어가 앞에 붙으면 가격이 상승하는 것처럼,

편지의 정점은 손편지가 아닐까 한다.


꾹꾹 눌러쓴 편지를 추억하는 이유다.


손으로 쓰는 편지는 추억이 되고 줄었지만,

우리는 편지를 매일 보낸다.

앞날의 나에게다.


오늘 내가 숨 쉰 하루는,

앞날의 나에게 보내는 편지인 것이다.


편지를 보내지 않으면 답장을 받을 일이 없다.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 아무것도 일어나지 않는다.

아무것도 안 했는데 무언가 일어났다면,

그것은 우연이지만 답장은 아니다.


오늘 나는 앞날의 나에게 어떤 편지를 보냈을까.

지금 나는 어떤 이야기를 편지에 담고 있는 걸까.


행여나 틀릴까 조심조심 적어가던 한 글자 한 글자.

오늘 하루가 나를 위한 손편지라면,

나는 그렇게 정성을 들여 살아내야 한다.


앞날의 나에게 보낸 편지에,

그 어떠한 답장이 오더라도 묵묵히 받아들이면서.




'직장내공' (나를 지키고 성장시키며 일하기!)

'오늘도 출근을 해냅니다' (생각보다 더 대단한 나!)

'아들에게 보내는 인생 편지' (이 땅의 모든 젊음에게!)

'진짜 네덜란드 이야기' (알려지지 않은 네덜란드의 매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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