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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스테르담 Mar 15. 2020

내 글의 모수를 늘려야 하는 이유

평소에 쓴 글이 책이 되어 나오는 것이다.

전체는 부분의 합 이상이다!


네온사인은 전구의 합이다.

천 개의 전구가 있다고 하자. 열과 오를 맞추어 배치된 전구는 각자의 자리에서 점멸한다. 그저 켜지고 꺼지고를 반복하는데 신기한 건 우리는 그것으로부터 글자나 그림을 보고, '의미'를 알아낸다는 것이다. 그저 전구 천 개가 모였는데 그 이상을 만들어낸다는 건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전체는 부분의 합 이상'이라는 명제가 성립되는 것이다.


모수의 중요성


네온사인에 전구가 한두 개만 있다면 어떨까?

그건 사실상 네온사인이 아니다. 한두 개의 전구로 표현할 수 있는 건 극히 제한적이다. 그러나 백 개, 천 개가 되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그러니 우리는 모수의 중요성을 알아챌 수 있다. 하나하나 내가 모은 무언가가, 나중엔 그 합 이상의 시너지를 낼 거란 믿음을 가져도 된다는 것이다.


글쓰기도 이와 마찬가지다.

내가 쓴 글은 무조건 많아야 한다. 글의 장르나, 길이 그리고 잘 쓰고 못쓰고의 기준은 필요 없다. 일단 써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 당장 한 두 개의 글은 의미가 없어 보일지 모르지만, 그것이 모여 백 개, 천 개가 되면 어떤 '패턴'과 '의미'가 생성된다. 네온사인처럼 말이다. 내가 생각하지 못했던, 나도 잘 몰랐던 내 세계관이 구축되며 부분의 합 이상이라는 결과를 내어 놓는다. 그리고 이것은 삶에 아주 큰 활력소가 된다.


그래서 내 글의 모수를 늘려야 하는 이유는 명확하다.


첫째, 모수가 많아야 카테고라이징이 되고 그것은 곧 세계관이 된다.


뻔한 말 같지만, 무조건 써야 한다고 온 체중을 실어 강조하는 이유다.

글 하나하나는 별 의미가 없어 보일지 모르지만 그것이 모이면 네온사인과 같은 효과를 낸다. 심지어는 내가 생각하지 못했던, 나도 모르는 스스로의 성향과 패턴 그리고 심리까지 알게 된다.

'아, 내가 주로 이런 것을 쓰는구나', '나는 표현을 이렇게 하는구나' 등. 그 과정을 통하면서 어느새 글들은 그룹을 짓고 카테고라이징이 된다. 무엇을 써야지... 결심하고 시작하면 막상 막히는 경우가 많은데, 써 놓은 글을 정리하는 건 상대적으로 쉽다.


그렇게 형성된 그룹과 카테고리는 곧 내 세계관이라는 소중한 자산이 되니 그 과정을 꼭 거쳤으면 좋겠다.


둘째, 나는 글 하나로 판단되지 않는다.


글을 쓰는 사람은 책을 내고 싶어 한다.

자신의 글이 모여 어느 한 주제를 이루고, 책으로 나와 사람들이 그것을 읽으며 자신의 좋은 영향력을 향유하길 바라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선 출판의 기회를 잡아야 하는데, 단 몇 개의 글을 가지곤 출판의 기회를 잡기 쉽지 않다. 몇몇 에디터 분들과 이야기를 나눠보면, 필요한 소재의 글을 찾기 위해 검색을 하는데 검색으로 나온 글 하나만으로 출간 제안을 하지는 않는다고 한다. 즉, 아무리 좋은 글을 발견했더라도 에디터분들은 그 사람의 블로그나 브런치 등의 쌓여 있는 글을 보고 그 세계관에 마음이 움직여야 출간 제안을 하는 것이다.


지금까지 내 모든 출판 과정이 그랬다.

첫 번째부터 네 번째 저서 모두 브런치에 쌓여 있는 글을 에디터분들이 보시고는 연락을 주셨고, 다섯 번째 저서는 쌓인 글 속 나의 세계관을 보시고는 '견뎌내는 삶'에 대해 써달라고 기획 원고를 제안하신 것이다.


그러니, 나는 글의 모수가 많아야 함을 절실히 강조한다.


셋째, 수많은 글을 엮어 책이 될 수 있다.


내 첫 책은 '17년 7월에 나왔다.

두 번째 책은 '19년 1월에 나왔는데, 세 번째 책은 '19년 3월에 나왔다. 두 달 만이다.

네 번째 책은 '20년 1월에 나왔고, 다섯 번째 책은 '20년 3월에 나온다. 우연찮게 이것도 두 달 만이다. 

어떻게 두 달 간격으로 책이 나올 수 있을까?

그것도, 투고를 한 번도 한 적이 없는데 말이다.


결국, 내 수많은 글들이다.

써 놓은 글들이 책이 되는 과정이다. 직장인이라는 본업이 있는 내가 두 달 안에 책을 내야지... 란 결심으로 글을 그제야 써 나갔다면 이룰 수 없던 결과다. 써 놓은 글을 엮어서 내니 속도도 빠르고, 일정에 구애받지 않고 병행된다.


평소에 쓴 글이 책이 되어 나오는 것이다.




네온사인 보드판 큰 게 하나 있다고 생각하자.

그리고 거기에 순서에 관계없이 전구 하나하나를 끼워 넣는다는 마음으로, 글을 한 번 써 보자.


일 년 또는 어느 일정 기간이 지나, 네온사인에 전원을 연결하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그것으로부터 오는 어떤 시그널이 분명 있을 거라고 나는 확신한다.


내 작은 글들이 모여, 내가 생각한 것 이상의 커다란 의미가 되는 과정과 결과를 맛보는 것.


글쓰기의 짜릿한 묘미다!




'견디는 힘' (견디기는 역동적인 나의 선택!)

'직장내공' (나를 지키고 성장시키며 일하기!)

'오늘도 출근을 해냅니다' (생각보다 더 대단한 나!)

'아들에게 보내는 인생 편지' (이 땅의 모든 젊음에게!)

'진짜 네덜란드 이야기' (알려지지 않은 네덜란드의 매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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