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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스테르담 Mar 18. 2020

나는 '자기계발 불패'를 믿는다.

사람은 남이 아닌 자신만의 삶을 살도록 운명 지어졌다.

내가 아는 '불패'는
대략 세 가지로 정리된다.


'동방불패'

'부동산 불패'

'자기계발 불패'


첫 번째, '동방불패'는 모르는 사람이 더 많을 것이다.

아는 사람이 있다면 나와 함께 한 시대의 문화를 향유한 사람이고, 위아래로 나이 차이가 얼마 나지 않는, 마음은 젊지만 몸은 어느 정도 늙어버린 분들일 가능성이 높다.


다음은 '부동산 불패'다.

특별히 설명하지 않아도 잘 알 것이다. 조물주 위에 건물주란 말이 괜히 있는 게 아니다. 집 한 채를 가지고 나면 움직이지 않는 자산의 매력에 푹 빠져, 더 고정적이고 더 많은 부동산 자산을 소유하고자 한다. 불안한 마음이 시시각각 흔들리는 만큼, 어디 도망가지 않고 떡 하니 고정된 자산의 매력도는 더 올라간다. 나는 사실, '부동산 불패'의 메커니즘을 경제적인 요소로만 보지 않는다. 거기엔, 인문학적이고 심리학적인 요소가 가득하다. 불안하고 나약한 사람의 마음을 여실히 보여주는 면에서 말이다.


사실, 오늘 이야기하고 싶은 말은 '자기계발 불패'다.

즉, 자기계발에 대한 콘텐츠는 영원할 것이라 믿는다. 자기계발서도 마찬가지다. 


혹자는 자기계발서를 거기서 거기로 간주한다. 

관점을 바꿔라, 지금 시작해봐라, 네가 참아라, 멀리 봐라, 할 말은 해라, 쌓아 두지 말아라, 잠시 멈춰서 봐라, 그래도 괜찮다, 이럴 땐 이렇게 하라 등. 웬만해서 앞에 열거한 주제에서 벗어나지 않는 이야기들이 다양한 형태의 (마치 작가와 이야기, 비유만 바뀐 채) 자기계발서로 쏟아져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요약하면 뻔한 말인데, 왜 자기계발서는 이렇게 계속해서 쏟아져 나오고, 또 그만큼 읽히고 있을까?


나는 그 이유를 다음과 같이 생각한다.


첫째, 알면서 하지 않는 사람들의 습성


내가 다섯 번째 책의 기획 원고를 요청받았을 때, 에디터님이 하신 이야기가 아직도 선명하다.


"에디터님, '견디기'에 대해서 쓰길 원하시는데 이거 너무 뻔한 말이 되지 않을까요?"

"작가님, 오히려 뻔한 이야기를 써주세요. 많은 분들이 그 뻔한 것을 몰라서 안 하는 게 아니거든요. 자꾸 리마인드를 시켜줘야 해요. 물론, 거기에 뻔하지 않은 작가님만의 인사이트한 깨달음을 넣어 주신다면 더 좋은 자극이 될 거고요. 저희는 그걸 기대하며 요청을 드리는 겁니다."


과연, 그랬다.

어느 날, 책장에 꽂힌 책들로 시선을 돌렸는데 책 제목들이 다시 보이기 시작했다. 운동을 해야 하는 이유, 정리하는 법, 메모하는 법, 5분 습관의 힘 등등. 잠시 책을 펼쳐 보고 나는 어느새 새로운 다짐을 하고 있었다. 조금이라도 움직여야지, 정리해야지, 메모해야지, 하루에 5분이라도 뭔가에 집중해봐야지 등.


몰라서가 아니라, 잊고 있어서 마음의 여유가 없어서였는데 자기계발서들은 뻔한 이야기를 하고 있는진 몰라도 지금 나에게 필요한 이야기를 하고 있는 것이다.


둘째, 성장의 욕구


성장이 유희와 같이 쾌락을 위한 것이라면, 오래가지 못한다.

그러나 성장은 인류가 멸망하는 그날까지 이어질 것이다. 왜냐하면 성장은 '생존'을 위한 것이기 때문이다.


나는 강의를 할 때, '생물학적 성장'과 '사회학적 성장'을 구분하여 강조한다.

살기 위해서 육체적인 성장을 해야 하고, 육체적 성장이 멈춘 후는 자기계발과 같은 성장을 도모해야 한다. 그 이유는 둘 다 '생존'을 위한 것이다. 도태되지 않도록, 잡아먹히지 않도록, 먹고살 수 있도록 몸을 키우고 사회적 역량도 키워야 하는 것이다.


사람은 성장하고 있지 못하다는 생각이 들면 극도로 불안하고 우울해진다.

'어제보다 나은 오늘, 오늘보다 나은 내일'을 본능적으로 지향하는 존재가 사람이다. 존재의 가치와 자아실현을 추구하는 그 본능은 성장을 갈구하게 되고, 성장은 살아있는 동안의 최대 과제인 것이다.


'자기계발 = 성장 = 생존'이라는 공식이 바로 '자기계발 불패'를 만든다.


셋째, 깨달음의 시기와 크기가 다르다.


깨달음은 자기계발서의 핵심이다.

그래서 사람들은 기꺼이 시간을 투자하고 지갑을 연다. 뻔한 이야기일지라도 그것에서 오는 깨달음은 삶의 활력소다. 특히나, 그 깨달음이 지금 내게 필요한 시의 적절성을 지녔다면, 구매한 비용보다 더 큰 깨달음을 얻었다면 더할 나위 없다.


뻔하고 뻔한 이야기가, 내가 어떤 특정 상황에서는 아주 큰 깨달음이 될 수 있다.

관점의 변화가 일어나는 그때. 똑같이, 그저 그렇게 보던 것들을 다시 보게 되면서 얻는 깨달음은 그야말로 축복이다. 그러하기에 자기계발서는 항상 똑같은 이야기를 반복적으로 하고 있는지 모른다. 관점을 바꾸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지를 방증하는 것이기도 하겠다.




물론, 여전히 뻔한 이야기로 일관하는 자기계발서도 많다.

실전에서 뛰어보지 않고, 겪어보지 않고 써 내려간 이야기들도 보인다. 더불어, 미디어에서 소개해준 책을, 나만 안 읽은 건 아닐까 불안해하며 따라 사는 경우도 있다. 그럼에도 난 여전히 '자기계발 불패'를 믿는다. 성장의 욕구가 있다면, 성장하고 싶다는 자신을 위한 마음이 있다면 어떤 책을 읽더라도, 억지로 우연히 읽게 되었더라도 깨달음을 얻을 수 있을 테니까.


자기계발은 말 그대로 자기 스스로 해야 한다.

누가 대신해줄 수 있는 게 아니다.


사람은 남이 아닌 자신만의 삶을 살도록 운명 지어졌다.

그러니, 각각의 '자기'가 이 세상에 존재하는 한, '자기계발'은 영원할 것이다.


내가 '자기계발 불패'를 믿는 이유다.




'견디는 힘' (견디기는 역동적인 나의 선택!)

'직장내공' (나를 지키고 성장시키며 일하기!)

'오늘도 출근을 해냅니다' (생각보다 더 대단한 나!)

'아들에게 보내는 인생 편지' (이 땅의 모든 젊음에게!)

'진짜 네덜란드 이야기' (알려지지 않은 네덜란드의 매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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