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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스테르담 Apr 07. 2020

[프롤로그] 결혼의 재발견

더불어 건져 올려질 제 자신도 함께 기대하며

결혼하셨나요?


아니면 준비 중이신가요.

또 아니면 결혼할 생각이 없으신가요. 근데, 결혼해야 할까요? 아, 결혼. 정말 어려운 단어가 되었습니다. 어렸을 때 우리는 어른이 되면 당연히 결혼을 할 거라 생각했습니다. 그도 그럴 것이, 우리는 결혼한 두 남녀 사이에서 태어난 것이고, 우리가 자라면서 봐온 부모님은 부부란 인연으로 살아가고 계신 분들이니까요.


그런데 시대가 바뀌었습니다.

'결혼은 미친 짓이다'란 영화는 애진작 나왔고, 결혼에 대한 시대의 정서는 '필수'에서 '선택'으로 바뀌었습니다. 참 재밌죠. 결혼의 역사는 '생존'에서 시작되어 '번영'으로 이어져오고 있는데도 말이죠. 단순한 문제가 아니라는 겁니다. 말 그대로 살기 위해 필수적인 게 결혼이었습니다만, 이제는 해도 그만 안 해도 그만인 시대가 되어버린 겁니다.


대체 왜 그런 걸까요? 


이 사람이 맞을까?


영화 '메릴린 먼로와 함께 한 일주일'에서 먼로는 말합니다.


"사람은 처음엔 다 좋아 보여."


그래서일까요.

그녀는 16세에 첫 결혼을 했으나 오래가지 못했고, 레전드 야구 선수 '조 디마지오'와의 결혼은 상습 폭행으로 얼룩지고 말았습니다. 미국 최고의 극작가 '아서 밀러'와의 결혼에서도 그녀는 우울증에 허덕였고, 끝내 36세의 나이에 약물 과다 복용으로 세상을 떠나고 말았죠. 메릴린 먼로도 결혼을 결심하고, 결혼 생활을 시작하기 전까진 그녀의 비극을 전혀 몰랐을 겁니다. 영원할 것 같았던 핑크빛은 (다 좋아 보이는) '처음'의 그것과 함께, 그렇게 순식간에 증발해버렸습니다.


그래서입니다.

결혼 앞에서 멈칫하게 되는 이유. 우리에겐 '이 사람이 맞을까?'라는 막연한 두려움이 있습니다. 먼로의 말처럼 처음엔 다 좋아 보이니까요. 만나는 것까진 그렇다 치고, 평생을 함께해야 한다? 점점 이성이 개입되기 시작합니다. 더불어, 남의 떡도 보이고, 이걸 선택하면 다른 걸 가질 수 없다는 조급함에 마음은 답답해집니다.

세상은 점점 더 복잡해지니, 사람들은 영특해졌습니다. 이젠 연애라는 이상과 결혼이라는 현실은 구분할 줄 알게 되었습니다. 누가 누구를 책임진다거나, 오래오래 행복하게 잘 살았다는 관념도 이젠 꽤 흐릿합니다.


잘 살 수 있을까?


있잖아... 여자 친구가 집에 놀러 와서 맛있는 것도 해 먹고, TV도 같이 보고. 너무 즐거워. 근데, 집에 안 가. 나는 이제 혼자 게임도 좀 하고 싶고, 밤늦게까지 영화도 보고 싶은데 말이야.

있잖아... 엄마가 엄마 친구 남자 꼬맹이를 잠시 나에게 맡긴 거야. 그래서 밥도 해주고, 간식도 주고 우쭈쭈 해주고 했지. 그런데 알고 보니, 엄마가 이 꼬맹이를 남겨두고 떠나버린 거야.

누군가 "결혼해보니 어때요?"라고 묻는다면, 남자와 여자는 위와 같이 대답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결혼은 해도 그만, 안 해도 그만이라지만 사람들은 (농담 반, 진담 반?) 결혼을 골칫거리로 표현하곤 하죠.

삶에 큰 변화가 오기 때문입니다. 부모님이 마련해준 집에서, 부모님이 해주신 밥을 먹다가 만난 남자와 여자는 당황스럽습니다. 각자의 역할이 바뀌기 때문이죠. 왕자님과 공주님에서, 자신들의 왕국을 이끌어 나가야 할 어른과 어른이 된 것입니다. 뭔가, 우두머리긴 한데 시종도 없고, 청소부도 없고, 군사도 없고, 백성도 없고. 결국, 서로가 그 역할을 모두 도맡아 해야 합니다. 결혼 초기엔, 그 역할을 나누느라 불꽃이 튀곤 하죠.


뜨거운 남자와 여자로서의 역할만 있을 줄 알았는데.

결혼 후 맞이 하는 다양한 역할을 생각하면, '잘 살 수 있을까?'란 의구심이 들고 맙니다.


실제로, 요즘 결혼생활을 길게 유지하지 못하는 커플들의 대부분은 이 단계에서 서로 갈 길을 선택하기도 합니다.




결혼의 무게는 확연히 가벼워졌습니다.

더불어, 결혼은 계산이 동반된 치밀한 선택이 되었습니다. 그래서 그 가벼움과 실리 속에서 헤어지는 사람도 많습니다. 경제논리에 따라, 아예 결혼 자체를 하지 않는 사람도 늘었고요.


그래서 다시 생각해보고 싶었습니다.

결혼에 대하여. 결혼은 내 삶에, 이 시대에 무슨 의미인지. 내가 지나온 결혼과 내가 하고 있는 역할에 대해. 그리고 나의 결혼은 앞으로 어떠해야 하는가까지도.


말 그대로, 저는 '결혼'을 재발견하고 싶은 것 같습니다.

더불어 건져 올려질 제 자신도 함께 기대하면서 말이죠.




'견디는 힘' (견디기는 역동적인 나의 선택!)

'직장내공' (나를 지키고 성장시키며 일하기!)

'오늘도 출근을 해냅니다' (생각보다 더 대단한 나!)

'아들에게 보내는 인생 편지' (이 땅의 모든 젊음에게!)

'진짜 네덜란드 이야기' (알려지지 않은 네덜란드의 매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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