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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스테르담 Apr 15. 2020

글쓰기라는 욕구

채워나가는 과정에서 우리는 성장한다

무엇을 얻고자 하거나
무슨 일을 하고자 하는 바람


'욕구'는 인간의 기본적 본능이다.

동시에, 그것은 생존과 번영의 원동력이다. 그 욕구를 채우고자 사람들은 움직였고, 무언가를 만들어 냈으며, 소비하고 삶의 범위를 넓혀간 것이다.


욕구는 긍정적이면서도 부정적인 면이 없지 않다.

늘 그렇듯, 적절한 정도는 긍정적이지만 지나치면 부정적이다. 욕구가 욕망이 되거나 욕심으로 변질되는 경우를 우리는 잘 안다. 적절한 식사는 긍정적이지만 폭식이나 과식은 몸에 해롭다. 우리는 늘 그렇게 욕구의 긍정과 부정의 영역에서 아슬아슬하게 줄타기를 하고 있다.


중요한 건, 욕구는 기어이 채우거나 해소해야 한다는 것이다.

억압된 욕구는 반드시 나타난다. 짜증이나 화 같은 감정으로 나오기도 하고, 무의식 중에 꿈으로 발현되기도 한다. 누군가에게 억눌렀던 감정이 꿈에서 폭발한 경험이 있을 것이다. 연인에게 하고 싶은 말을 꾹 참다가 한 순간에 터져버린 경우도 다반사다.


욕구의 단계


많은 사람들이 알고 있듯이 매슬로우는 이 욕구를 5단계로 나누었다.

생리적 욕구, 안전욕구, 소속과 애정 욕구, 존중 욕구, 자아실현 욕구가 그것이다. 매슬로우에 따르면, 하위의 욕구가 해소되어야 상위 욕구가 나타나 해소할 수 있다고 보았다.


그런데 이에 대한 재미있는 해석이 있다.

작금의 시대는, 'WiFi'욕구가 있어야 이것들이 해결된다는 것. 전체를 아우르면서 그 기초가 되는 새로운 욕구가 탄생한 것이다. 일견, 그 말이 맞다. 화장실 위치도 와이파이로 찾는 시대 아닌가.


나는 이것이 농담이라 생각하지 않는다.

심리학은 인간의 삶의 방식과 환경에 따라 변화해야 하는데, WiFi 욕구론은 지금의 그것을 정확하게 간파했다. 실제로, WiFi가 없으면 사람들이 얼마나 불안해하는지 실험을 하지 않아도 알 정도다. 그리고 그로 인한 욕구불만과 결핍의 정도를 우리는 도저히 상상할 수가 없다.


그런데 요즘 나에겐 WiFi보다 더 강력한 욕구가 생겼다.

당최 그것을 다루지 않거나 해소하지 않으면 금단 현상이 오는 정도의 그것.


바로 '글쓰기 욕구'다.


매슬로우 욕구 5단계를 떠받치는 또 다른 욕구들


'글쓰기'라는 욕구


갑자기 영감이 떠오른다.

일상생활에서 보이지 않던 게 보인다. 사물에 호흡을 넣어 보고, 움직이지 않는 것에 역동성을 가미한다. 말하지 못하는 것들에 말을 걸고, 지나가는 바람도 허투루 놔주지 않는다. 감정이라는 것에 물리적, 화학적 용어를 갖다 대고 반대로 물리적이고 화학적인 것들에 감정을 섞어 본다.


그러면 여지없이 나는 써야 하는 것이다.

그 영감들이 날아갈까 봐, 다시는 오지 않을까 봐 메모하고 또 메모한다. 샤워하며 머리를 감다가도 뛰쳐나온다. (신기한 게 좋은 생각과 번뜩이는 아이디어는 머리 감을 때 자주 튀어나온다.)


머리가 두근두근하고, 가슴은 명석해지고, 손 끝이 근질근질 거리는 그 순간.

바로 글쓰기라는 욕구가 차오를 때다.


'글쓰기 욕구'는 매슬로우 욕구 5단계를 '분명히' 관통한다.

글을 쓰지 못하면 글에 대한 고픔이 상당하고, 글을 씀으로써 안전함을 느낀다. 더불어, 소속과 애정 욕구 또한 충족되고 존중을 넘어 자아실현을 향해 달려가는 나를 발견한다. 내 글과, 나 그리고 그것을 읽어 주는 분들과의 교류를 통해 그 욕구들이 자연스레 채워지는 것이다.




하지만 이러한 욕구도 욕심이나 욕망으로 변질되지 않도록 유의해야 함을 안다.

책을 위한 글, 글을 위한 글, 과시하기 위한 글, 멋 부리기 위한 글은 욕구를 벗어난 것들이다. 다 부질없음을, 배불리 먹고 나면 후회할 것을 나는 잘 안다. 느리더라도, 고만고만하더라도 글을 쓰기로 한 그 첫 다짐을 기억하며 한 걸음 한 걸음 나아가다보면 나는 나에게 좀 더 가까워 있지 않을까.


욕구는 채워지지 않는다.

한 번에 채우려는 건 욕심이자 오만이다.

다만, 그것을 채워나가는 과정에서 우리는 성장한다는 걸 알아채야 한다.


글쓰기라는 욕구가 자랑스러운 이유다.




스테르담 글쓰기 클래스 정보


[저서 모음]

'견디는 힘' (견디기는 역동적인 나의 의지!)

'직장내공' (나를 지키고 성장시키며 일하기!)

'오늘도 출근을 해냅니다' (생각보다 더 대단한 나!)

'아들에게 보내는 인생 편지' (이 땅의 모든 젊음에게!)

'진짜 네덜란드 이야기' (알지 못했던 네덜란드의 매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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