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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스테르담 Apr 19. 2020

비교

오늘보단 내일이 그렇게 덜 어리석었으면 좋겠다

무언가 군대처럼 몰려오는 때가 있다.

배고픔이나 불안, 업무나 좋지 않은 일 등이 그렇다. 그것들은 나와의 각개전투가 아니라 나를 둘러싼 포위다. 셀 수 없는 것들을 마주하자니 나는 무기력해지고 제자리에서 주저앉고 만다. 적게 먹자고 결심했던 다짐은 한 방에 무너지고 이내 배부름을 토로하는 자신을 발견한다. 용기를 내어 살아보자고 고개를 들었을 때 마주한 불안이라는 먹구름은 그야말로 압도적이다. 업무에 허덕이며 방전되고, 좋지 않은 일은 한꺼번에 온다는 걸 경험한 삶은 말 그대로 녹록지 않다.


그러나, 이러한 모든 것을 비웃듯 더 큰 상대가 나타난다.

그것은 마치 졸개들을 겨우 무찔렀을 때 만나고야 마는 어느 오락게임의 왕을 닮았다. 그 카리스마는 모든 걸 압도한다. 그것 앞에서 자유로운 존재는 없다. 자비도 없다. 


절대성마저도 그 앞에서 무너지고 마는 그것의 정체는 '비교'다.


살아오면서 비교만큼 강력한 상대를 만나본 적이 없다.

겨우 무언가를 극복하려 할 때, 그 끝엔 언제나 비교가 도사리고 있었다. 그 비교는 남이 주는 고통이기도 하지만, 대부분은 나로부터 생성된 독약이다. 모든 불만과 질투, 자괴감과 허무함은 비교로부터 온다.


무엇보다 그 비교란 녀석은 내가 아닌 남에게 집중하도록 만든다.

그러함으로써 나는 작아지고 세상은 커진다. 그러면 나는 가만히 있어도 나를 제외한 모든 것이 나에게 덤비게 되는 모양새가 된다. 삶이 팍팍한 이유다.


나보다 나아 보이는 사람들을 보며 무너지고, 나보다 없어 보이는 사람들을 보며 일어나려는 어리석음은 대체 어디에서 오는 것인가.


그저 똑똑하게 살고 싶다는 욕심보다는, 덜 어리석고 싶은 마음이 간절하다.


살아내기 위해 굳이 비교하건대, 어제보단 오늘이.

오늘보단 내일이 그렇게 덜 어리석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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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서 모음]

'견디는 힘' (견디기는 역동적인 나의 의지!)

'직장내공' (나를 지키고 성장시키며 일하기!)

'오늘도 출근을 해냅니다' (생각보다 더 대단한 나!)

'아들에게 보내는 인생 편지' (이 땅의 모든 젊음에게!)

'진짜 네덜란드 이야기' (알지 못했던 네덜란드의 매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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