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랜서가 된 후 그 책을 다시 읽었고, 직장인이었을 때가 떠오르며 그때의 '감성이 돋았다'는 것이다.
나에게 그 표현은 꽤 새롭게 다가왔다.
'직장인 감성'이라. 과연, 직장인의 감성은 뭘까. 직장인에게 감성은 있는 것일까. 우리가 흔히 말하는 인스타 감성은, '갬성'이라 불리며 손발이 사라지지 않을 정도의 오그라듦을 말하는데. '직장인'이란 현실보다 더 현실적인 단어에 '감성'이란 단어가 붙으면 누가 이길 것인가.
그러니까, 손발이 오그라들 것인가 펴질 것인가.
더불어, '감성'은 크기의 싸움이다.
인스타에 사진과 글을 올리는 이유도 그것 아닌가. 내 감성이 네 것보다 더 크다는 걸 말하기 위해. 또는, '내가 오늘 느끼거나 만들어낸 감성은 이만큼이다'를 알리려는. 물론, 항상 남의 감성이 더 커 보인다는 게 함정이지만.
어찌 되었건, '직장인 감성'을 두고 누가 더 커 보일 것인가에 대한 싸움은 일어나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돌이켜보면, 독자분이 말한 '직장인의 감성'을 나는 사실 잘 안다.
그것은 인스타의 '갬성'과 다르다. 그것은 '추억'이다. 직장인은 원래 월급 받을 땐 뭐든 괴롭다. 수동적이고 대체 가능한 존재라는 막연한 자괴감이 출근길에 항상 함께 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몇 년 전 직장에서 어찌하다 찍은 사진을 보면 추억이 돋는다. 지지고 볶던 누구누구도, 그땐 죽여버리고 싶었지만 이제는 추억으로 아련할 정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