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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스테르담 Apr 27. 2020

함께 늘어가는 것들

함께 늘어가는 것들을 사랑하자고 마음의 크기를 늘려본다.

출근을 위해, 아침에 기어이 몸을 일으킨 나는 얇조름한 신음을 터뜨린다.


"아이고..."


그런데, 어찌 그 소리가 그저 친근하다.

앉았다 일어날 때, 누웠다 엎드릴 때, 선 자세에서 바로 바닥에 앉으려 할 때.


"아이고, 아이고... 으.... 아.."


이 소리를 내지 않곤 도저히 앉거나 일어설 수가 없다.

하루 중, 이 말(?)을 얼마나 내뱉는지 세어보면 흥미로울 것이다.


하루하루 늘어갈 테니.




건강검진 결과는 항상 비만과 지방간의 경고다.

그런데 그게 그리 걱정되지 않는다. 원래 사람은 나 혼자만 그러면 불안에 떨지만, 주위가 모두 그러하면 그러려니 하는 습성이 있다. 다행히, 직장인인 누구나 비만과 지방간을 가지고 있다.


'유병장수'의 시대. 완치되는 병은 더 이상 없고, 그것을 잘 다스리며 살아가야 한다.

'지병'이란 친구는 시간이 지날수록 늘어날 것이므로.


그럼에도 먹고살아야 하므로.




아침에 먹는 비타민의 개수가 늘었다.

젊었을 때 비타민은 시큼한 맛으로 먹는 사탕이었는데. 이젠 생존을 위해 여러 알을 맛없이 삼켜야 한다. 기능성 비타민이라 불리는 그것들은 각각의 모양새와 크기가 다르다. 다른만큼 가 효과가 있을 거란 자기 최면과 함께 꿀꺽 삼켜본다.


그래도 하루는 피곤하고, 그 피곤은 대체 어디에서 오는 건지.

그렇다면 나는 왜 비타민을 그리도 꾸역꾸역 삼킨 건지 고뇌하다 퇴근하는 하루를 반복한다.




직장생활을 해가며 나이는 늘어 간다.

나이가 들며 직장생활의 연차는 늘어 난다.


함께 늘어가는 것들.

그중엔, 굳이 늘지 않아도 될 것들이 허다하다.

주름, 걱정, 불안, 뱃살, 상처, 미움, 분노 등.


늘어 마땅한 월급이 가장 더디게 는다는 건 영원한 직장인의 운명이다.

그러나, 그 월급에 내 젊음을 맞바꾸었다고 그 값어치가 그만큼인 건 아니다.


액수로 변환할 수 없는 많은 것들이 주위에 있다.

그것은 성장한 나 일수도, 사랑하는 가족일 수도, 아침에 눈을 뜨면 갈 곳이 있다는 안도감일 수도 있다.


그래서, 그저 오늘도 나는.

함께 늘어가는 것들을 사랑하자고 마음의 크기를 늘려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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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서 모음]

'견디는 힘' (견디기는 역동적인 나의 의지!)

'직장내공' (나를 지키고 성장시키며 일하기!)

'오늘도 출근을 해냅니다' (생각보다 더 대단한 나!)

'아들에게 보내는 인생 편지' (이 땅의 모든 젊음에게!)

'진짜 네덜란드 이야기' (알지 못했던 네덜란드의 매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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