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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스테르담 May 07. 2020

뜨거운 열정엔 나도 데고 만다.

내가 뜨거울 때 다른 사람의 온도를 함께 봐줄 것!

살다 보면 별 일일 때가 있다.


뭔가 잘 될 때다.

그리고 그것은 크게 두 가지로 나뉜다. 말 그대로 운이 좋아 나는 가만히 있어도 알아서 모든 게 잘 될 때. 그리고 내가 무언가를 함으로써 주도적으로 많은 것들이 착착 진행될 때. 

전자는 잘 돼도 무언가 불안하다. 당장 기분이 좋을지 모르지만 본능적으로 내가 아래도 되나 싶을 것이다. 이러한 차원에서 후자는 전자보다 몇 수 위다. 내가 의도한 일이 잘 된다는 건, 살다가 맞이하는 얼마 안 되는 축복의 순간이다. 

등 떠밀려하는 일과는 차원이 다르다는 것. 내 두 다리가 중력의 힘을 이겨내어 훨훨 날아가는 느낌이라 표현해도 좋을 것이다.


이러할 때 우리는 명치로부터 오는 뜨거운 벅참을 느낀다.

바로 '열정'이다. 열정은 우리에게 항상 결핍인 무엇이다. 월급쟁이로서 그 열정을 자발적으로 갖기란 쉽지 않은 일이며, 갖는다 해도 조직이나 시스템 사이에서 쉬이 식어버릴 수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월급'과 '승진'의 영향을 너무나 크게 받기에, 항상 모자란 월급과 더디고 더딘 승진 앞에서 직장인의 열정은 온데간데없을 가능성이 높다.


'열정'이 귀한 이유다.


'열정'의 온도


그러나 직장인의 삶은 그리 어둡지만도 않다.

월급쟁이 일지라도 자신의 '업'을 바라보고, '소명'의식을 느끼며 열정을 불태우는 때가 분명 있다. 회사가 주인이 아니라, 내가 나의 주인으로서 최선을 다하자는 다짐. 진정한 주인 의식으로 열정에 기름을 붓는 순간들.


주의해야 할 것은, 내가 의도한 대로 모든 것이 흘러가고 그 상황에 취하면 브레이크 기능은 상실된다는 것이다.

같은 월급쟁이들과 과거의 자신을 이해하지 못하는 우를 범하기까지 한다.

이렇게 재밌는 일을 왜 하기 싫다고 난리 일까? 조금만 노력하면 인정받고 인센티브 받고, 쉽게 올라갈 수 있는데 왜 그러지 않을까? 주인의식이 없는 건가? 저럴 거면 왜 회사를 나오는 거지?


열정의 온도는 과부하되고, 과부하된 열차는 폭주하는 것이다.


열정의 온도가 일정 이상이 되면 나타나는 현상이 있다.

주위 사람들이 하나 둘 떠나기 시작한다. 더 큰 문제는, 내 과도한 열정에 덴 사람들은 '침묵적 반항'을 선택한다는 것. 대 놓고 반항하는 것보다 무섭다. 악플보다 더 무서운 게 무플인 것처럼.

열정이 과한 사람은 눈이 있어도 보지 못하고, 귀가 있어도 듣지 못하기 때문이다. 보여주고 말해줘도 소용없다. 저 혼자만 잘나고, 저 혼자만 조직을 위하는 줄 안다. 약도 없다.


그저, 그 열정의 과한 온도가 내려가기를 바라야 한다.

  



직장생활의 묘미와 괴로움은 이러한 온도차에서 온다.


내가 뜨거울 때, 누군가는 차갑고.

누군가 뜨거울 때, 나는 차갑다.


그러니 내 눈엔 저 사람이 일을 안 하는 것처럼 보이고,

저 사람 눈에 나는 열정도 의지도 없는 사람으로 보인다는 것이다.


과한 열정의 온도.

결국 남는 건 번아웃이다.


뜨거운 열정엔 나도 데고 마는 것이다.


그러나 원래 '열정'은 온도를 제어할 수 없는 게 이치다. 온도를 제어할 수 있다면 그것은 열정이 아니다.


다만, 내가 뜨거울 때 다른 사람의 온도를 함께 봐주는 것.

혹시나 나와 온도 타이밍이 맞지 않아 힘들어 하진 않는지, 내 온도에 데어 힘들어 하진 않는지 정도는 돌아봐야 한다. 반면, 상대방이 너무 뜨거울 땐 그 기운을 받아 나의 열정에 불씨를 지펴보는 지혜도 필요하다.


불이라는 뜨거움.

잘 사용하면 문명의 이기지만, 잘못 사용하면 재앙이 된다는 걸 우리는 열정의 온도에서도 그것을 상기할 줄 알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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