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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스테르담 Jun 19. 2020

마음의 여유가 생기니 하게 되는 것들

봄이 와서 꽃이 피는 것인지, 꽃이 피어 봄인 것인지.

지난 어느 일정 기간은 참으로 힘들었다.

삶에 주기적인 굴곡이 있다고 치면, 그 기간은 손에 꼽을 만큼의 최저점이었다.


삶은 마음이 편치 않을 때 요동한다.

그리고 그 마음의 편치 않음은 온갖 불안과 조급함 때문이다. 그것들을 만들어낸 건 다름 아닌 나다.


주위 환경이 원인제공의 큰 몫을 했더라도 결국 흔들린 건 나인 것이다.

그것을 부정하면 나는 나 자신을 부정하게 되는 것이므로, 흔들림보다 더 큰 괴로움을 떠안아야 한다. 그러니, 삶의 어떤 고난이 찾아오면 나를 흔들리게 한 환경과 운명보다는 나 자신을 좀 더 꽉 부여잡아야 한다. 흔들리는 나를 두고, 세상을 탓해봤자 남는 건 없다.


최저점은 말 그대로 가장 낮은 점을 말한다.

삶의 위로는 아이러니하게도 거기에서 온다. 최저점 후엔 올라가는 일만이 있는 것이다. 그리고 그 길엔 마음의 여유가 샘솟는다.


그래서일까.

힘들 땐 하지 않던 것, 굴곡의 최저점에선 잊고 있던 것들을 하는 나를 발견한다.


첫째, 누군가의 안부를 묻는다.

둘째, 주위를 둘러본다.

셋째, 가족에게 그저 고맙다는 생각이 든다.

넷째, 운동을 하거나 독서를 한다.

다섯째, 나를 돌아보고 나에게 질문한다.


갑자기 누군가가 궁금해지고, 주위의 부러워할 대상을 물색하던 나는 혹시라도 나처럼 힘든 사람이 있는 건 아닐까 주위를 돌아본다. 어둠의 터널을 지나는 동안 묵묵하게 나를 지지해준 가족에겐 그저 고맙고, 시간이 없다며 미루어왔던 운동이나 독서는 시간을 내어서 한다. 결국, 시간이 없던 게 아니라 마음의 여유가 없던 것이다.


마지막으로, 나는 나에게 질문함으로써 스스로 대화한다.

그 질문엔 자기반성이 포함되어 있다. 나는 아니라고 애써 변명하고 외면했던 것들을 질문을 통해 하나하나 인정해 나가는 것이다. 결국, 흔들린 것은 나라고 인정하는 과정이다.


봄이 와서 꽃이 피는 것인지, 꽃이 피어 봄인 것인지.

삶이 흔들리는 사람에겐 봄이 와도 느낄 마음의 여유가 없다. 이 세상에 봄은 없는 것이다.

그러나 나에게 질문하고 스스로를 인정하는 나를 발견함으로써 봄은 시나브로 다가온다.


봄과 겨울은 그렇게 대척점에 있는 것 같지만, 결국 사계절의 속성일 뿐이다.

그렇게 삶이라는 속성엔, 오만가지 사건과 감정이 뒤섞여 있다.


그것들을 온전히 느끼고 감당해내는 것은 다름 아닌 '나'다.

이러한 사실이 바로, 삶의 기쁨이자 슬픔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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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서 모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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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내공' (나를 지키고 성장시키며 일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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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에게 보내는 인생 편지' (이 땅의 모든 젊음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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