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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스테르담 Jul 09. 2020

꾸준하지 못한 게 나의 꾸준함이었는데

다른 건 모르겠고, 나를 꾸준히 바라봐야겠다.

쉬거나 중단함 없이 한결같음.

꾸준함은 나의 이상향이다. 그 이상향엔 모든 것이 있다. '내가 조금만 더 꾸준했더라면...'이라는 가정을 덧입은, 그러니까 결국 내가 이루지 못한 모습들이 한가득이다. 그러게. 내가 좀 더 꾸준했더라면 나는 무엇이 되었고, 어떤 일을 하고 있으며, 또 얼마나 많은 자산을 가지고 있었을까.


나는 스스로를 괴롭히는데 일가견이 있다.

그 정도로만 보면 프로급이다. 어찌나 스스로를 잘 괴롭히는지, 자존감은 누구의 것도 아닌 나의 것인데 스스로가 그 자존감을 무너뜨린다. 과연, 뛰어난 역량이라고 아니할 수가 없다. 


스스로를 괴롭히는 가장 쉽고도 효과적인 방법.

바로 '과도한 목표'를 잡는 것이다. 공부를 시작했다고 하면, 하루 안에 두꺼운 원서를 다 끝내자고 마음먹는다. 운동을 하자고 하면 처음부터 10km는 뛰어야 하고, 다이어트를 시작하면 온종일 굶어야지 다짐한다. 그러하지 않으면 뭔가를 하지 않는 것 같은 기분이 들어서다. 완벽하지 못하면서 완벽을 추구하려는 모습은 참으로 유아적이다. 메타인지를 하지 못하는 것이다.


어차피 완벽하지도 못할 거면서.

어설픈 완벽은 말 그대로 사람을 잡는다.


그러고 보면, 나의 꾸준하지 못함은 과도한 목표에서 온 것들이 많다.

과연 그렇다. 생각해보니, 목표를 두지 않은 것들은 나도 모르게 꾸준하다. 


출근이 그렇고 글쓰기가 그렇다. 

출근은 목표가 아니다. 그러나 나는 어느새 몇십 년을 출근하고 있고, 그 증거로 월급을 받는다. 오랜 시간 월급이 끊긴 적이 없으니, 그럭저럭 꾸준하다고 봐야 하지 않을까.

과도한 목표를 세워 항상 넘어지는 나이기에, 글쓰기만큼은 목표를 두지 말자고 나 자신과 타협했다. 하루에 글 하나라던가, 일 년 안에 책을 내자라는 생각을 하지 않았다. 그러니 글이 써졌다. 서두르지 않고, 조급해하지 않고.


꾸준하지 못한 게 나의 꾸준함이었는데.

관점을 바꾸고, 목표를 걷어내니 나에게도 꾸준함이 있었다.




우리는 스스로에게 관대하면 안 된다는 생각으로 항상 긴장감을 가지려 한다.

그러나 때론 스스로를 이완하여 바라볼 줄 알아야 한다는 생각이다. 그러면 내가 세운 목표에 바등대는 나를 발견할 수 있다. 그리고 그 목표를 걷어내고 보면 나름 꽤 꾸준한 나를 만날 수도 있고.


다른 건 모르겠고, 나를 꾸준히 바라봐야겠다.

이제부터라도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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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서 모음]

'견디는 힘' (견디기는 역동적인 나의 의지!)

'직장내공' (나를 지키고 성장시키며 일하기!)

'오늘도 출근을 해냅니다' (생각보다 더 대단한 나!)

'아들에게 보내는 인생 편지' (이 땅의 모든 젊음에게!)

'진짜 네덜란드 이야기' (알지 못했던 네덜란드의 매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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