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스테르담 Jul 11. 2020

결국, 나와 다른 사람이 나를 성장시킨다.

'나와 다른 사람들'에게 감사와 애증의 인사를 전한다.

나와 다른 사람은 나를 미치게 한다


'다름'은 호기심과 거부감을 동반한다.

일종의 '양가감정'을 일으키는 것이다. 달라서 궁금해하고 달라 경계한다. '다르면 틀리다'는 집단 무의식 속 우리네 정서는 사실, 후자의 감정에 더 가깝다.


그리고 이러한 감정은 직장에서 더 극에 달한다.

오늘 하루 직장에서 있었던 일을 생각해보자.

"저 사람 왜 저래?"
"나라면 그렇게 안 할 텐데..."
"생각하는 게 좀 이상해 저 사람은."


하루에도 몇 번씩 이런 말을 속으로든, 겉으로든 하지 않는가?

이러한 갈등과 반응의 이면엔 바로 '다름'이 자리 잡고 있다.


그리고 직장인인 우리는 그것을 '틀림'으로 간주하고 있는 것이다.

서로를 틀리다고 생각하는 존재들이 모인 그곳은 다름 아닌 전쟁터이며, 상대방은 나를 미치게 하는 적군으로 밖에 받아들여지지 않는다.


'다름'의 이유


그렇다면 그 '다름'의 이유가 뭘까?

기본적으로 사람은 '기질'이 다르다. '기질'은 '타고난 기품과 성질'을 말한다. 이는 선천성과 후천성의 복합적인 결과다. 게다가, 오만가지 일이 발생하는 직장에선 어떤 상황에 따라 반응하는 모습도 천태만상이다. 각자의 목표, 각자의 위치, 각자의 하는 일이 다르니 이건 가뜩이나 복잡한 실타래를 한 번 더 꼬아 놓은 것과 다름없다.


보통, 사회에서의 '다름'은 다양성의 상징이지만, 직장에서 그것은 갈등의 상징이다.

일부러 다른 목표를 주고 굴러가는 직장에서는 갈등이 일어나지 않으래야 않을 수가 없다.

영업: "매출 많이 해야 하니 생산을 많이 해주세요."
생산: "비용을 줄여야 하니 재고를 줄어야 합니다."
영업: "우선 뭐라도 팔아야 먹고살 수 있는 거 아닌가요?"
생산: "많이 팔아도 돈이 안 남는데 어쩌라는 건가요?"


내 경험상, 영업과 생산의 대화는 무한 루프가 되고 절대 끝나지 않는 이야기가 된다.

재밌는 건, 이렇게 함으로써 '보이지 않는 손'에 의해 그 적정선이 정해지고 회사는 굴러간다는 것. '많이 팔아야 한다'는 목표와 '최소한의 재고만 가져가야 한다'는 '다른 역할'이 갈등을 일으키지만 그 갈등이 원동력이 되어 조직은 생생하게 숨을 쉴 수 있다.


그러니, 갈등에 지치지만 말고 '다름의 이유'와 '각자의 역할'을 한 번 더 돌아보고 직장생활에 임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다른 사람'으로부터 얻는 통찰은
곧 나를 돌아보는 인사이트다


목표나 역할뿐만 아니라 다름으로 인한 개인적 갈등도 마찬 가지다.

앞서 언급한 것처럼 사람은 저마다 기질이 다르고, 어떤 상황에 반응하는 법도 제각각이다. 정말 이해되지 않는 말투나 성격 그리고 행동은, 그래서 틀리다고 규정할게 아니라 다르다고 규정해야 한다. 이것이 배움의 첫걸음이다.


틀리다고 규정하는 순간, 그 어떤 배움도 없다.


나와 다른 사람은 당장 나에게 도움이 되지 않는 것 같고, 방해물로 보일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내가 남의 삶을 살 수 없고, 남이 내 삶을 살 수 없도록 설계된 우리는 그렇게 서로를 배울 수 있게 된다. 즉, 어떤 상황에 대해 나는 A라는 반응을 보일 것 같은데 B라는 반응을 보이는 사람이 있다면, 나와 틀리다거나 이상하다고 볼 것이 아니라 있는 그대로 관찰하는 것이다.

"아, 저 상황에서 저렇게 반응하면 그러한 결과를 얻는구나...!"


우리는 모든 배움을 직접 경험을 통해 배울 수 없다.

간접 경험을 통해 얻는 게 사실상 더 많다. 독서를 하는 이유, 학교를 가는 이유가 그것 아닌가. 나와 다른 사람을 있는 그대로 관찰하는 건, 그래서 생생한 배움의 순간이 된다.


직장은 나와 다른 사람 천지다


사람은 당연한 걸 당연하게 보지 않을 때 인사이트를 얻고 성장을 한다.

당연한 걸 당연하게 보지 않는 건 쉽지 않은 일이다. '일상'을 예로 보면 쉽다. 반복되는 일상을 우리는 지겨워한다. 그 안에서 특별한 의미를 찾기가 쉽지 않다. 더더군다나, 고된 출근과 고만고만한 월급 속에서 허덕이다 보면 그저 하루를 무사히 보내는 게 가장 큰 삶의 목표가 되기 일쑤다.


그래서 우리는 일상을 벗어나려 안간힘을 쓴다.

여행을 가거나, 쇼핑을 하거나, 다른 사이드 프로젝트를 찾거나. 이 모든 게 바로 '다름'을 추구하는 과정이다. 즉, '다름'은 일상을 달리 보게 하는 특효약이다. 더 흥미로운 건, 우리가 여행이나 쇼핑 그리고 사이드 프로젝트를 하게 되더라도 결국, 돌아올 일상이 있다는 걸 그리고 그것이 정말 소중하단 걸 뒤늦게 깨닫는다는 것이다.


이러한 측면에서 볼 때, 나와 다른 사람이 있다는 건 어쩌면 축복이다.

나를 가장 힘들게 하지만, 어쩌면 나를 가장 성장시켜 줄 그것. 힘든 건 힘든 거고, 일련의 그 갈등을 통해 나는 무엇을 얻을 수 있는지 찾아보는 게 남는 장사다.



결국, '나와 다른 사람'이 나를 성장시킨다.

친숙한 일상에 묻혀 그저 흘러가려던 나를, 한시도 가만 두지 않는 '나와 다른 사람들'에게 오히려 고마워해야 하지 않을까란 생각이다. 막상, 그 순간엔 화가 나고 당장 달려가 멱살을 잡고 싶지만, 시간이 지나고 나면 그러하지 않은 나를 다독일 수 있고 무언가 두 손과 마음이 충만해지는 느낌이다.


그저 그런 일상에 자극을 주는 사람들.

거듭 되는 갈등에서 나는 이리도 해보고 저리도 해보면서, 오늘도 한 뼘 더 자라는 것이다.


오늘 하루가 그저 당연한 날이 아니란 걸 알려 주는, '나와 다른 사람들'에게 감사와 애증의 인사를 전한다.




[종합 정보]

스테르담 저서, 강의, 프로젝트


[신간 안내] '무질서한 삶의 추세를 바꾸는, 생산자의 법칙'

[신간 안내] '퇴근하며 한 줄씩 씁니다'


[소통채널]

스테르담 인스타그램 



매거진의 이전글 비겁할 줄 알아야 진짜 직장생활이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