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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스테르담 Jul 22. 2020

날씨는 중계하는 것이다.

미래는 예측하는 것이 아니라 받아들이는 것이다.

하늘이 개이고 이내 폭우가 온다 했다.

그러자 해가 뜨고 푹푹 찌는 더위가 찾아왔다. 다시, 그 더위가 이어진다 했다. 그런데 비가 쏟아지기 시작했다. 시원한 비를 기대한 사람들은 더위에, 쨍쨍한 하늘을 기대한 사람들은 들고 나오지 않은 우산에 당황한 기색이 역력했다. 물론, 나의 기색도 다른 이들의 것과 다르지 않았다.


국가가 보유하고 있는 물품 중 가장 비싼 게 기상청 슈퍼컴퓨터라는데.

그 금액이 520억 원에 달한다고 한다. 그런데도 이처럼 날씨 맞히기가 쉽지 않은 이유. 기상청 직원들이 슈퍼컴퓨터로 게임을 하는 것 아니냐는 합리적(?) 의심이 담긴 우스갯소리부터, 국내 지형과 맞지 않는 다른 나라의 수치예보모델을 도입했기 때문이라는 것까지 다양한 이야기들이 있다.


그러나 나는 확실한 그 이유를 말할 수 있다.

'날씨'는 '미래'이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 아무리 가장 비싸고 똑똑한 슈퍼 컴퓨터를 가져다 놔도 알 수 없는 게 미래라는 것이다.

더더군다나, 지구 온난화와 각종 기상 이변이 일어나는 이 시대의 날씨는 더더욱 '알 수 없는 미래'와 같다.


사회적인 복잡도가 그리 높지 않을 때 우리는 미래를 예측하곤 했다.

주식시장, 부동산 그리고 사람의 인생 까지. 정해진 길을 만들고, 그곳으로 가지 않으면 너의 미래는 뻔하다고 말하는 게 통하는 시대가 분명 있었다.


그러나 세상은 이전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복잡해졌고, 그 속도는 빨라졌으며 이미 많은 것들이 변했다.

이제는 그 어떤 것도 예측할 수 없는 시대가 된 것이다. 'Normal'이라는 말은 더 이상 고정된 것이 아니다. 'New Normal'이라는, 듣기만 해도 상충되고 존재하지 않을 것 같은 단어가 생길 정도다.


지금 우리는 '가보지 않은 길'을 가고 있다고 나는 생각한다.

더 이상 미래를 예측할 수 없다. 그래서 'Present-Casting'이란 말도 생겼다. 즉, 이젠 미래를 예측하는 것이 아니라 미래가 현실이 되는 그 순간을 잘 받아들여야 한다는 것. '예측력'보다는 '적응력'을 키워야 하는 때다.


온난화라는 기상이변.

너무 빨리 변하는 세상이 만들어내는 삶의 이변.


그러니까, 날씨는 예보하는 것이 아니라 중계하는 것이다.

마찬가지로 미래는 예측하는 것이 아니라 받아들이는 것이다.


온전히, 오늘 하루를 살아내야 하는 이유다.

예상치 못한 비가 온다면, 그 비에 샤워를 하거나 바로 우산을 사거나. 그 어떤 순간에라도, 그 어떤 선택을 하게 되더라도 나의 삶을 생중계하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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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서 모음]

'견디는 힘' (견디기는 역동적인 나의 의지!)

'직장내공' (나를 지키고 성장시키며 일하기!)

'오늘도 출근을 해냅니다' (생각보다 더 대단한 나!)

'아들에게 보내는 인생 편지' (이 땅의 모든 젊음에게!)

'진짜 네덜란드 이야기' (알지 못했던 네덜란드의 매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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