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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스테르담 Jul 30. 2020

'닥친 일'이 가장 급하고 중요한 일이다.

'닥친 일'을 잘 처리하는 사람이 우선순위를 잘 안다.

일 잘한다는 것의 의미


누구나 일을 잘하고 싶어 한다.

일을 잘해야 직장에서 살아남을 수 있고 인정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인정을 받아야 직장인에게 전부라 해도 과언이 아닌 '월급'과 '승진'을 이어나갈 수 있다.


그렇다면 일을 잘한다는 건 뭘까?

이 질문을 받아 든 사람들은 자신의 경험을 떠올려 머릿속에 가지각색의 '정의'를 떠올릴 것이다. 누군가는 업무 속도를 이야기할 것이고 누군가는 속도보다는 디테일을 강조할 것이다. 또 누군가는 정치를 잘하는 것이 일을 잘하는 것이라 주장하고, 다른 이는 주위 사람들과 잘 어울려 팀워크를 이루는 것이 일 잘하는 것이라 강조할 것이다.


이처럼, 일 잘한다는 의미는 매우 상대적이다.

그러나, 이 모든 걸 모으면 절대성에 가까워질 수 있다. 다만, 절대반지는 세상에 존재하지 않은 다는 건 모두가 아는 사실이니, 완벽해질 생각보다는 하루하루 더 나아지는 걸 지향하는 게 더 현실적이다.


또 하나의 일 잘하는 법,
'우선순위'


나는 여기에 한 가지 조건을 더하고 싶다.

그건 바로 '우선순위'를 잘 정하는 것. 이것이 일 잘하는 법들을 좀 더 포괄한다는 생각이다. 


아무리 똑똑하고 디테일한 보고서도 납기를 맞추지 못한다거나, 스피디하게 일을 마쳤는데 그게 그리 중요하지 않은 일이라면?


인생은 타이밍이란 말이 있듯이, 모든 일에도 타이밍이 존재한다.

그리고 그 타이밍을 잘 맞추어야, 비로소 우리는 일 잘한다는 소리를 듣게 된다.


예전에, 이러한 중요성을 깨닫고 나름대로 일의 중요성과 시급성을 나누어본 적이 있다.

이제는 잘 알려진 '시간 매트릭스'란 도표다.


그럴듯해 보이지만, 반전이 숨어 있다.


이 매트릭스는 참 그럴듯해 보인다.

실제로, 이 분면을 나누어 일을 진행해본 적이 있는데, 초기에는 이 매트릭스 하나로 내가 정말 일을 잘하고 있구나란 착각까지 한 적이 있다.


그러나, 이 매트릭스는 말 그대로 '이상점'이다.

직장 일은 어느 분면에 딱 들어맞게 발생하는 법이 없고, 시간 순으로 발생하지도 않으며, 중요하고 급한 일이 있다고 해서 나의 생각과 역량이 그것을 곧바로 실행하리란 법도 없다.


그러니까, '우선순위'를 정하는 건 중요하지만, 그것을 어느 법칙에 맞추어 정리하려는 시도는 줄여 나가는 게 좋다. 그럴 시간이 있으면, 급한 일 하나라도 처리하는 게 더 낫다.


'우선순위'의 가장 큰 변수, '닥친 일!'


주머니 속의 송곳은 언젠가 옷을 뚫고 나온다.

나는 중요한 일이나, 시급한 일을 하고 있는데 만약 송곳이 옷을 뚫고 나온다면? 그건, 어서 해결해야 할 '닥친 일'이 되고 그 순간 그 일이 가장 중요하면서도 시급한 일이 된다. 바꿔 말하면, 나에게 '닥친 일'은 주머니 송곳이 튀어나온 것과 같다는 이야기다. 언젠가, 튀어나올 일은 튀어나오게 되어 있다.


중요한 보고서를 만들어야 하는데, 당장 몇 시간 뒤 어느 시간까지 경비 처리를 하지 않으면 예산이 날아간다거나. 급하게 경비 처리를 하고 있는데 울리는 상사의 전화나. 상사의 전화를 받고 있는데, 내 결재가 완료되지 않으면 다른 일정이 줄줄이 밀린다는 품의 승인 업무까지.


이처럼, '닥친 일'은 모든 시급성과 중요성을 초월하고, 자비도 없다.

세워 놓은 계획은 무참히 흔들린다. 계획을 세워 놓고 그대로 흘러가지 않을 때 우리는 당황한다. 당황하면 계획은 무용지물이 되고, 다음부터 우리는 스스로를 불신하며 계획을 세우지 않는다.


그러니까, 우리는 '닥친 일'이란 변수를 미리 알고 있어야 하고, 그 변수는 우리 계획을 초월한다는 걸 인정해야 한다.

사실, 내가 시간 매트릭스를 그렸던 이유를 돌아보면 그건 그저 심리학에서 말하는 '욕구불만의 회피'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었다. 시험공부를 앞두고 책상에 앉았는데, 시급하고 중요한 공부는 안 하고 책상을 청소하거나 서랍을 뒤지는 모습. 


이 친근한 모습이 투영된 것이 바로 시간 매트릭스를 그리는 것이다.


'닥친 일'이 가장 급하고 중요한 일이다!


그러나, '닥친 일'에 허덕이다 보면 우리는 주체성을 잃는다.

내가 무언가를 제어하는 게 아니라, 통제받는다는 느낌. '닥친 일'을 쳐내고 났을 때 남지 않는 성취감과 보람도 마음의 공허함에 한몫한다. 즉, 세상이 내가 원하는 대로 굴러가지 않는다는 것에 무기력해지는 것이다.


그래서, 내가 모든 일들을 제어할 수 있다는 오만을 버려야 한다.

그것에 대한 희망도 갖지 않는 게 좋다. '닥친 일'을 어떻게 잘 처리할 것인가에 집중해야 한다. 다시 말하지만, '닥친 일'은 숙성의 정도를 떠나 어찌 되었건 튀어나온 일 들이다. 더불어, 그것을 제대로 처리하지 않으면 지금 당장 나에게 치명적인 영향을 주는 것들이다.


위에서 예를 든 대로, 중요한 보고서 작성을 하고 있느라 경비 처리를 하지 않는다면?

예산이 날아갈 것이고, 추후에 사유를 쓰고 관련 증빙을 덧붙여야 하는 더 큰 수고를 하게 된다. 더불어, 중요한 보고서를 쓰는데 집중을 할 수도 없다. 울리는 상사의 전화를 받지 않는다면? 일부러 받지 않았다는 건 사무실 모두가 보고 있을 테니, 괜한 부스럼이 생길 수 있다. 게다가, 나에게 온 결재를 하지 않아 다른 Process가 모두 하나씩 밀린다면... 굳이 설명하지 않아도 더 큰 이슈가 발생한다는 건 누구나 알 것이다.


읽기만 해도 숨 막히는 이 생활이 바로 현실적인 직장생활이다.

매트릭스로 4분면 그려 놓고, 이렇게 일을 해야 한다고 말하는 사람이 있다면 그 말을 한 번은 의심해 볼 것을 권유한다. 이론적으로, 이상적으로는 맞지만 현실을 모르고 하는 이야기일 가능성이 높다.




그렇다면, 아예 계획을 세우지 않거나 그 어떤 구분 없이 '닥친 일'만 하면 되는 것일까?

내 이야기의 요지는 '계획이 무용하다'가 아니라, '닥친 일을 먼저 잘 처리하자'이다. 즉, 매트릭스를 그려 놓고 생겨나는 변수 때문에 허덕이지 말고, '닥친 일'이라는 변수를 인정하되 중요성과 시급성을 포괄한 그 일을 우선적으로 잘 다루어야 한다는 것이다. 급한 불은 꺼야 하고, 현재에 주어진 문제를 푸는 것이 우리에겐 필요한 생존 능력이라는 것이다.


나는, 계획을 세우되 변수를 받아들이고, '닥친 일'의 패턴을 분석하여 경험을 쌓아가는 자신만의 빅데이터를 구축하자고 말하고 싶다. 물론, 쉽지 않은 일이다. 누구도 상상할 수 없는 일이 벌어지는 곳이 직장이니까. 그러나, 나만의 경험치, 내공을 쌓다 보면 직장을 벗어나 바깥세상과 맞설 때도 이러한 감각은 크게 도움을 줄 것이다.


결국, '닥친 일'을 처리하는 사람이 우선순위를 아는 사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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