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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스테르담 Aug 18. 2020

지금 내게 필요한 것

뭐니 뭐니 해도 마음 편한 게 최고라는 생각이다.

누군가, 지금 내게 필요한 것이 무어냐고 묻는다면 나는 '평상심'을 입에서 뱉어낼 것이다.


그러나 그것은 입에서 나오는 소리가 아니다.

마음 저 깊은 곳, 그러니까 명치끝의 더 끝쪽에서 올라오는 절실함의 소리다.


더불어 그것은, 조급함의 절실함이 아니다.

절실함은 조급해선 안된다.


절실함은 시간을 두고 이루어진다.

그리하여 내게 필요한 '특별한 일이 없는, 보통 때와 같은 마음'은 지금까지의 요동하던 삶의 순간을 관통하여 마침내 그 모습을 드러낸 바람이다.


살아오면서 경험한 것인데, 오히려 절실하면 이루어지지 않는 것들이 많다.

그 모든 게, 조급함이 개입되어서다.


그러니까 나는 지금.

'평상심'을 갖고 싶다고 절실하게 말하지만, 조급해하지 않으려 노력하는 중이다.


나무는 평상심을 닮았다.

묵묵히 제자리에 서서 일 년에 하나씩 나이테를 늘려 가는 그 모습을 나는 닮고 싶다. 그러나, 큰 바위가 굴러와 나무를 짓밟고 가는 상황을 생각해보자면, 그대로 서 있는 그것이 '평상심'일까를 의문한다.


사람은 굴러오는 돌을 보고는 잽싸게 피할 수 있다.

그로 얻은 기고만장함으로 스스로를 똑똑하다 여기지만, '평상심'은 잃은 지 오래다. 어디에서 또 무엇이 굴러올지 몰라 평생을 불안하게 사는 가엾은 존재의 얄궂은 운명 또한 내가 의문하는 이유다.


나무와 사람은 태생이 다르다.

비유는 할 수 있어도, 그 삶을 교차할 순 없다.


그럼에도 나는, 나무를 보며 '평상심'을 기어이 떠올린다.

나를 짓밟고 갈 돌이 눈 앞까지 와도 눈 하나 끔뻑하지 않는 건 평상심이 아니다. 목숨은 부지해야 마음도 있는 것이니까. 그러나 목숨은 붙어 있는데, 매 순간 불안하게 흔들리는 것 또한 살아있다고 할 수 없다.


목숨은 지킬 수 있는 민첩함과 생존을 위한 최소한의 흔들림.

그러나, 평소엔 내 인생의 테를 하나하나 그려간다고 생각하며 하루하루를 정성껏 살아내는 마음과 자세.


나는 그것이 내가 바라는 평상심이란 걸, 이 글을 써 내려가며 깨닫는다.


뭐니 뭐니 해도 마음 편한 게 최고라는 생각을 하며, 나는 비로소 평상심에 가까워지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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