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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스테르담 Aug 21. 2020

허리 펴고, 얼굴 펴고, 마음 펴고

이제야, 구부정한 내 삶이 펴지기 시작한다.

삶이 구부정할 때가 있다.


시선은 아래로 향하고, 움츠린 어깨와 허리는 맥을 추지 못한다.

이 구부정함은 몸뿐만 아니라 정신과 마음에까지 전염되는데, 삶이 구부정해서 내가 구부정하고 내가 구부정해서 삶이 구부정해지는 악순환을 만들고 만다. 


구부정한 존재의 시야는 넓을 수가 없다.

근시안이 되어 바로 앞의 땅을 볼뿐이다. 그렇다면 그 존재는 급급해진다. 급급함은 조급함을 만들어낸다. 조급함은 일을 그르친다. 그르쳐진 일들은 결국 구부정한 존재를 더 구부정하게 만든다.


인생에 높고 낮은 시기가 있듯이, 사람은 한껏 펴지는 때가 있고 심하게 구겨질 때가 있다.

물론, 사람은 기본적으로 구부정해지는 존재다. 늙으면 쪼그라들고 굽는다. 그러니, 한시라도 펴고 사는 시간을 늘려야 한다.


그래서 나는 주문을 외치며 살기로 했다.


'허리 펴고, 얼굴 펴고, 마음 펴고!'


허리를 편다는 건 삶에 대한 자세를 고치겠다는 시작의 포효다.

더불어 시야가 넓어진다. 땅 쪽으로 향하던 시선이 앞과 위를 향한다. 턱은 당겨지고 어깨는 펴진다. 

그러함으로써 얻는 건 마침내 자신감이다.


얼굴을 편다는 건 삶에게 웃음을 보내겠다는 무언의 의지다.

세상이, 삶이 나를 속일지라도 웃음을 잃지 않겠다는 아름다운 객기. 얼굴을 폄으로써 결국 펴지는 건 내 기분이다. 그러니, 나는 주문과 함께 표정을 있는 힘껏 펴본다.


마음을 편다는 건 삶에게 선사하는 나의 포용이다.

내게 일어나는 일을 모두 받아 내기엔 역부족이지만, 이해하려 노력하고 돌아보아 그 의미를 부여할 때. 과연 삶은 받아낼 수 있는 무엇이 된다. 포용하지 못하면 남 탓을, 포용하면 나를 돌아보며 비로소 삶의 주체가 될 수 있음을 나는 비로소 깨닫는다.


어느새, 나도 모르게 구부정해진 내 삶에 사과를 보낸다.

어느새, 나도 모르게 한껏 펴지 못하고 살아온 내 허리와 얼굴, 마음에 위로를 보낸다.


이제야, 구부정한 내 삶이 펴지기 시작한다.

시시때때로 이 주문을 속으로 외치니 말이다.


'허리 펴고! 얼굴 펴고! 마음 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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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서 모음]

'견디는 힘' (견디기는 역동적인 나의 의지!)

'직장내공' (나를 지키고 성장시키며 일하기!)

'오늘도 출근을 해냅니다' (생각보다 더 대단한 나!)

'아들에게 보내는 인생 편지' (이 땅의 모든 젊음에게!)

'진짜 네덜란드 이야기' (알지 못했던 네덜란드의 매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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