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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스테르담 Sep 17. 2020

직장인은 왜 쓰고 싶은 걸까?

인디언들이 말을 타고 달리다 멈춰 뒤를 돌아보는 이유와 같다

글을 쓰고 싶다는 마음


슬럼프와 감기는 난데없이 온다.

반갑지 않은 그것들이 훅하고 들어오면 삶의 속도는 더뎌지고, 마음은 더 조급해진다. 나만 안 괜찮고 다들 괜찮아 보이는 시간은 그야말로 곤욕이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 재미있는 일이 벌어진다. 어느 정도 직장 생활에 익숙해지고 경력이 쌓이면 그러려니 하는 것이다. 때론, 쉬어 가야 할 타이밍이구나 하며 삶의 속도를 조절하거나 뜨끈한 물에 들어가 쉼을 갖는다.


살아가다 보면 '훅'하고 들어오는 것들이 있다.

그럴 땐 슬럼프와 감기를 쉬어가야 할 타이밍으로 생각하는 것처럼, 그 의미와 본질을 파악하거나 해석할 줄 알아야 한다.


자, 그래서 나는 묻고 싶다.

이 책을 집어 든 당신의 마음엔 무엇이 '훅'하고 들어왔는가.


아마도 막연하게, '글을 쓰고 싶다'란 생각이 이미 들어와 자리를 잡았을 것이다.

그리고 어디서부터 무엇을 해야 하는지 몰라 답답한 마음에 이 책을 펼쳤을 가능성이 높다. 그러니까 이왕 이 글을 읽는 김에 스스로의 내면을 한 번 바라보자. 그리고 자신에게 진지하게 물어보자.


'나는 정말 왜 쓰고 싶은 걸까?'


직장인의 운명,
중요한 무언가를 잊고 사는


직장인의 삶은 다음 세 단어로 요약될 수 있다.


'반복'

'갈등'

'월급'


쳇바퀴처럼 반복되는 '반복'은 직장인의 숙명이다.

반복되는 삶은 마치 형벌과도 같다. 고루한 삶이 이어지고, 새롭지 않은 삶에 몸서리친다. 삶의 의미가 뭘까를 고민한다. 아니, 그럴 겨를도 없이 내일이라는 반복을 위해 잠들어야 한다.


'갈등'은 직장인의 염증이다.

달고 살아야 하는 고통. 출퇴근만 힘들면 직장은 다닐만하다. 그러나, 직장에서 벌어지는 일과 상황, 그리고 사람들과의 갈등은 나를 지치게 한다. 지치고 지쳐도, 갈등은 사그라들 줄을 모른다. 당장 때려치우고 싶고, 뛰쳐나가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다.


그러나, 이러한 '분노조절 장애'를 '분노조절 잘해'로 만들어주는 단 한 가지.

바로, '월급'이다. 직장인은 월급을 받는 존재다. 그 앞에선 모두 순해진다. 그러나 이러한 모습을 비겁하거나 초라하다고 몰고 가선 안된다. 월급은 단순한 돈의 형태가 아닌, '먹고사는 것'이라는 고결한 운명과 맞닿아 있기 때문이다. 더불어, 월급과 치환한 건 바로 우리의 삶이다. 좀 더 당당해도 된다.


이처럼, '반복'되고 '갈등'을 겪고 '월급'에 허덕이는 삶을 살다 보니 직장인인 우리는 어느새 지쳐 있다.


그리고 그 지침 속에서, 우리는 중요한 무언가를 잊고 살아왔다는 생각을 마침내 하게 된다.


가장 중요한
'나'를 잊고 살아왔다


사실, 우리는 알게 모르게 직장에서 글을 많이 쓴다.

각종 보고서나 이메일을 떠올리면 좋다. 누군가를 설득하기 위해서, 누군가에게 내 의견을 피력하기 위해서 써 내려가는 글에 우리는 골몰한다.


그러나, 그렇게 많은 글을 쓰고 퇴근을 하는 순간.

과연 나는 '글쓰기'를 했다고 말할 수 있는가? 그런 생각을 하는 사람이 있기는 할까? 없다고 보는 게 맞다. 그리고 그 이유는 바로.


직장에서 쓴 글엔 '나'가 없기 때문이다.


물론, 글을 쓰는 건 나고, 직장인으로서의 모습도 나다.

그러나 우리가 바라는 글쓰기는 내면으로부터 나오는, 나의 마음이 담긴 글이다. 직장에서 쓰는 글은 그렇지가 않다. 한 마디로 나를 위한 글이 아니다. 내 감정이나 내면을 표현하는 게 아니라, 어떤 상황이나 사실을 써야 한다. 오히려 속에 있는 이야기를 하면 이상한 사람 취급을 받거나, 쉬이 감정을 드러냈다고 하수 취급을 받을 가능성이 높다.


직장인이 되어 사회생활을 시작한 그때를 떠올려 보자.

왜, 어디로 가는지 모른 채 우리는 달리고 또 달렸다. 저 위에 깃발이 하나 꽂혔는데, 저것을 쟁취해야 너는 살 수 있다는 목소리에 이끌려 오르고 또 올랐다.


그러는 사이.

'나'는 그 속도를 따라오지 못하고 저 뒤에 뒤쳐지고 만 것이다.




그러니까 직장인은 '나'를 잊고 살고 있고, '나'를 온전히 표현할 기회가 거의 없다.

그래서 감정 기복이 심하고, 쇼핑을 하며 플렉스를 하거나, 혼자 우울해한다. '나'를 돌아보기보단 쇼핑이나 감정, 기분에 의존하면 상황은 더 악화된다. 말 그대로, 삶은 악순환으로 접어드는 것이다.


그래서, 어느 날 직장인의 마음에 '훅'하고 '글을 쓰고 싶다'란 마음이 들어왔다면.

나는 축하의 말을 건네고 싶다. 그 순간이 바로, 비로소 '나'를 돌아보는 시작이기 때문이다. 괜한 숙제를 스스로에게 던진 게 아니라, 다른 것들에 기대는 것이 아닌 나의 속내를 끄집어내자고 내가 나에게 말하는 목소리이므로 반갑게 그것을 맞이 해야 한다.


인디언들은 말을 타고 달리다 잠시 멈춰 뒤를 돌아본다고 한다.

그들의 영혼이 쫓아올 시간을 주기 위해서다.


결국, 직장인이 글을 쓰고 싶은 이유.

써야 하는 이유가 그와 다르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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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서 모음]

'견디는 힘' (견디기는 역동적인 나의 의지!)

'직장내공' (나를 지키고 성장시키며 일하기!)

'오늘도 출근을 해냅니다' (생각보다 더 대단한 나!)

'아들에게 보내는 인생 편지' (이 땅의 모든 젊음에게!)

'진짜 네덜란드 이야기' (알지 못했던 네덜란드의 매력!)

매거진의 이전글 삶은 '내는 것'이 아니라 '쓰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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