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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스테르담 Sep 19. 2020

안경을 쓰며 작가로 변신한다

변신할 수 있다는 캐릭터가 있다는 건 축복이다.

아니, 그러니까요.
이해 좀 시켜줘 봐요!


어떻게 안경 하나 때문에 사람들이 그를 몰라보죠? 
아내의 유혹 구은재도 아니고 말이죠.


나도 그와 같은 생각이었다.

드라마와 영화의 이야기이니 보는 감당의 몫은 관객에게 있다.


그러나, 속속들이 해석되는 아내의 유혹 드라마 속의 치밀한 장치들.

특히나, 영화 속 크리스토프 리브의 슈퍼맨 연기를 되돌아보며 나는 잠자키로 했다.


그는 안경에 기댄 연기를 하지 않았고, 반대로 안경이 그의 연기에 기댄 것이다.

구부정한 자세와 자신 없는 표정. 그러나 안경을 벗으며 그는 우리의 우상인 슈퍼맨으로 변신한다. 굳이 슈퍼맨 옷으로 갈아입지 않아도 될 정도로 말이다.


그의 캐릭터에 대한 해석과 연기에 지금에야 박수를 보낸다.


안경이 그의 연기에 기댔다고 보는게 맞다. (출처: https://www.clien.net/service/board/park/12257322)


작가라는 부캐 (부캐릭터),
그리고 본캐가 되어가는 부캐


본업이 직장인인 내게 작가는 현재 '부캐'다.

그러나 그 부캐가 점점 커지면서 '본캐'가 되어감을 나는 느낀다. 그리고 그 생명력을 봤을 때 결국 작가라는 부캐가 본캐가 돼야 함이 옳다. 직장은 내가 다니고 싶어도 그러하지 못하는 때가 올 것이고, 백세 시대에 은퇴 후 일해온 시간보다 더 살려면 의미 있는 무엇을 해야 하니까 말이다.


글을 쓰기 시작한 지 약 5년이 지나고 부캐가 치고 올라오면서 본캐와 마찰을 빚었다.

나는 문제없는데 주위 시선이 그렇다는 이야기다. 직장인이 글을 쓰고 책을 내면, 그 능력을 칭찬받을 줄 알았는데 그게 아니었다. 내 자아를 찾아가는 과정과 사이드 프로젝트는 모두 '딴짓'으로 매도되기 때문이다.


나는 항변하지 않기로 한다.

그저 직장에서는 내 일을 묵묵히 해내고, 작가로서는 글을 꾸준히 내어 놓는 것에 집중한다.


신입사원으로 입사하여 회사만 바라보고, 임원이라는 타이틀이 인생의 종착역이라 믿었던 나는 그렇게 삶의 진로를 바꾸기로 결심한다.

쉽지 않은 일이었다. 내가 믿던 정체성을 송두리째 바꿔야 하는 순간은 자의적으로 이루어지지 않는다. 그리고 타의적으로 이루어지는 그 과정은 마치 번데기가 나비로 승화하는 만큼의 고통이자 암흑이다. 굵고 길게 가자던 직장인의 정체성은 얇더라도 길게 가자가 되면서 포기할 게 너무나 많았다. 어찌 되었건, 내가 일을 할 수 있고, 배울게 많다는 점에서 나는 직장의 끈을 놓지 않겠다 다짐한다. 앞서 이야기한 대로, 직장을 가고 싶어도 가지 못하는 날이 올 테니.


안경을 쓰며 작가로 변신한다!


탈잉 글쓰기 교육을 거절했던 이유.

그리고 사전에 조건으로 내밀었던 건 바로 얼굴 노출의 최소화였다.


그건 아마도, 아직 직장에서 승승장구하자던 욕심을 버리지 못했던 번데기의 시야에서 나온 말이었을 것이다.

아니, 강의를 하고 VOD를 찍어야 하는데 얼굴을 최소화로 노출해달라니? 상충되는 말과 생동은, 그때의 내가 얼마나 혼란스러웠는지를 보여주는 증거다.


그래서 그 혼란함을 잠재우기 위해 나는 안경을 쓴다.

작가로서의 공식 석상 (VOD 촬영, 영상 촬영, 인터뷰 등)엔 여지없이 안경을 쓰고 나간다.


단순히 겉모습만을 가리기 위한 게 아니라, 작가로서의 정체성을 공고히 하고자 함이다.

언뜻 뻔한 장치 같지만 꽤 효과가 있다. 안경을 쓰며 나는 작가로서의 다짐을 하고는 허리와 얼굴 그리고 마음을 곧게 펴니까.


'선하고 강한 영향력을 나누는 생산자'


내가 안경을 쓰는 이유. 글을 쓰고, 강의를 하는 이유다.

한 분이라도 이 좋은 글쓰기를 함께 하실 수 있다면.




변신할 수 있다는 캐릭터가 있다는 건 축복이다.

정체성을 갈아타며 우리는 성장한다. 애벌레가 번데기가 되고, 번데기가 나비가 되는 과정이 그와 같다. 더불어, 삶은 일차원에서 고차원으로 변화한다.


그렇게, 삶의 변화는 관점의 변화라 할 수 있다.

정체성이 달라지면, 서는 곳이 달라지면 풍경이 달라지는 법이니까.


당장, 내일 있을 인터뷰를 준비하며 나는 안경을 주섬주섬 챙긴다.


내일의 변신을 흔쾌히 받아 들일 준비가 된 것이다. 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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