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떻게 하면 내 마음을 지키며 살아남고 성공할 수 있을지.
아침에 눈을 뜹니다.
저를 깨운 건 제 의지가 아니라 휴대폰의 알람입니다.
의지가 아닌 알람으로 깼다는 건 어딘가 가야 할 곳이 있다는 뜻입니다.
참 신기합니다.
물리적으로는 측정할 수 없는 그 찰나의 시간에 제 마음속엔 참 많은 대화가 오갑니다. '어서 일어나 회사 갈 준비를 해야지'라고 외치는 마음과, '아, 정말 일어나기 싫다. 출근이고 뭐고 하루 재낄까?'란 마음이 찰나에 수 천, 수만 번을 오갑니다.
전자를 '본능이'라고 이름 붙여 봅니다.
후자를 '도덕이'라고 불러 볼게요.
자, 의견이 분분할 땐 다수결이 최곱니다.
제 마음은 민주적이니까요. 그런데 그 두 마음이 각 한 표씩 팽팽하게 대립해 있어 다수결의 원칙을 따를 수 없습니다. 이럴 땐 캐스팅보트(의회에서, 어떤 의결에 대한 가부가 동수일 때 의장이 행하는 결정 권한 - 작가 주 -)가 나서야겠죠.
그 캐스팅 보트. 바로 접니다.
"무슨 소리야, 정신 차려! 먹고살려면 당장 일어나서 씻고 출근해야지!
괜히 미적대다 전철비보다 열 배는 비싼 택시를 타게 될 거라고!"
택시비라는 말에 정신이 번쩍 들면서, 그러나 몸은 비루하게 꼼지락 거리며 어쨌든 일어나게 됩니다.
그러니까, 출근을 하기 위해 일어 나는 그 순간.
우리 마음은 매우 분주합니다.
그 마음을 좀 더 헤아려 볼까요?
여러분들이 아주 잘 알고 있는 프로이트 선생님의 이론을 대입해보도록 하죠. 보이지 않는 마음을 조금은 더 선명하게 해 주니까요.
자, '도덕이'는 '슈퍼 에고'라고 할 수 있습니다.
'본능이'는 '이드'라고 할 수 있겠죠. 여기서 '도덕이'와 '본능이'는 좋고 나쁨의 개념이 아닙니다. 양극단의 반대되는 지향점이라고 보면 좋겠네요.
우리 마음은, 하루에도 몇 번씩이나 '슈퍼 에고'와 '이드'가 치고받고 싸웁니다.
'이드'가 배고프다고 남의 것에 손을 대려고 하면, '슈퍼 에고'는 그러면 안된다라고 말하죠. 그러니까, '이드'가 본능과 쾌락에 가깝다면, '슈퍼 에고'는 도덕 원리에 의해 작동되고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그럼, 이 둘을 중재할 '현실적 존재'가 필요합니다. 위에서 언급한 '캐스팅보트' 기억하시죠? 바로 '에고(자아)'입니다.
'에고'가 표를 어디에 던지느냐에 따라 우리의 행동과 삶은 결정되고 맙니다.
그래서 '에고(자아)'는 '슈퍼 에고'와 '이드' 사이에서 항상 분주합니다.
이런 '에고'가 지치거나 탈진하면, 그러니까 그 괴로운 위치를 견뎌내지 못하면 '신경증'이 생긴다고 프로이트는 말합니다.
'에고(자아)'를 평소에 잘 관리해야 하는 이유입니다.
직장인이 매일 아침 맞이하는
'인지부조화'
인간은 자신의 삶이 부조리하지 않다고 스스로 설득하면서 생을 보내는 동물이다.
- 알베르 카뮈 (Albert Camus) -
'인지부조화 이론'을 들어보셨는지 모르겠습니다.
태도와 행동 사이에 부조화가 생기면, 그 불편한 마음을 해소하기 위해 태도나 행동을 변화시켜 그 둘의 일관성을 유지하려 한다는 것입니다.
이를 잘 나타내는 재밌는 이야기를 한 번 볼까요?
하루만 술을 마시지 않아도 목구멍에 가시가 돋는다고 생각하는 술꾼이 있었다.
어느 날 그가 존경하는 은사로부터 책 한 권을 선물로 받았다. 그는 밤을 새워 그 책을 모두 읽었다. 그 책에는 술이 인체에 얼마나 해로운 극약인가가 상세히 적혀 있었다. 그는 깊은 충격을 받지 않을 수가 없었다. 마침내 그는 단단히 결심하게 되었다.
앞으로 절대로...
책을 읽지 않겠노라고...
- 작자 미상 -
자, 이 글 속의 인물은 책을 읽고 나서 인지부조화에 빠집니다.
행동: 나는 술을 좋아하는데.
태도: (책을 보니) 술이 인체에 정말 해로운 거구나.
해서, 대부분의 사람은 술을 끊는다고 하겠지만, 이 분은 책을 끊었기에 재밌는 이야기가 된 겁니다.
자, 술을 끊든 책을 끊든 그게 중요한 게 아닙니다. 어찌 되었건 이러한 마음의 부조화가 생기면 어떻게든 마음 편한 결론을 내기 위해 사람은 행동을 바꾸던 태도를 바꾸던 한다는 것이죠.
출근하는 우리의 마음을 대입해 볼까요?
행동: 꾸역꾸역 출근하는 나의 삶
태도: 아 회사 출근 하기 정말 싫다. 평생 놀고먹을 순 없을까?
와, 인지부조화가 상당합니다.
출근하기 싫어 죽겠는데 몸이 기억하는... 유치원의 어린이가 생각나는 대목입니다.
그래서 직장인이 선택하는 가장 최고의 방법은 바로 '합리화'입니다.
그래도, 이런 시기에 일할 수 있다는 곳이 있다는 게 어디야.
그래, 나를 위해 일하면서 자기 계발의 기회로 삼자.
작지만 꾸준히 들어오는 월급에 감사하자.
그러니까, 알베르 카뮈가 이야기한 말 그대로 직장인인 우리는 매일을 인지부조화에 빠지고 그것을 설득하며 스스로를 추스르고 있다는 겁니다.
월요일이 되고, 알람이 울리고.
무거운 몸과 마음으로 일어나는 직장인. 물에 젖은 스펀지처럼 꾸역꾸역 출근을 하긴 하지만 이렇게 스스로의 마음을 들여다본 적이 있나요?
저는 이제 직장인인 우리의 마음을 함께 들여다보자고 제안하려 합니다.
무엇에 그리 바빴는지, 우리는 직장인이 된 후로 그러하질 못했거든요.
나의 '에고(자아)'는 언제나 현실을 직시하느라 힘들고, 그로 인해 우리는 매일을 '인지부조화'에 빠지고 있다는 것.
그것을 알아차리는 것만으로도, 직장인의 마음은 한결 괜찮아질 수 있습니다.
좀 더 같이 그 마음을 들여다보고, 어떻게 하면 내 마음을 지키며 살아남고 성공할 수 있을지.
직장인의 심리학에 대해 이야기를 나눠 볼까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