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할수록 더 그렇다.
직장인을 꿈꿔본 적은 없으나, 직장인이 되고 나니 정말 대단한 존재라는 것을 느낀다.
일반적으로 직장인은, 그저 월급 받고 승진하고 높이 올라가면 명퇴에 불안해하다 퇴직해서 치킨집을 차리는 정도로 여겨진다. 반대로 전문직 (의사, 변호사, 프로듀사???)은 처음부터 높은 연봉에 좋은 조건으로 결혼하여 걱정 없이 대대로 잘 산다고 여겨진다.
물론, 맞는 부분도 틀린 부분도 있고 있을 테지만...
사실, 뭐 나부터도 그렇게 생각해 왔다.
아, 더불어 직장인은 꿈 없이 무기력하다는 것.
쥐꼬리 월급에 불만을 품고 있으나 나갈 수 있는 용기가 없어, 가족을 위해 가장으로서 젖은 낙엽처럼 책상에 딱 붙어 버티는 모습도 있겠다.
하지만, 이제 좀 해보니 알겠다.
직장인만큼 많은 것을 경험하고, 어떠한 것도 헤쳐나가며, 이리 치열하게 사는 존재도 없겠노라고.
직장인이 된 것이 후회스러운가?
무기력해 보이고 할 줄 아는 것이 없어서 그저 월급 받으면서 한 달 한 달 산다고 생각하는가?
맞다.
어쩌면 우리는 이곳에 우리가 바라서 온 사람은 그리 많지 않을 것이고, 회사 들어오기 전에 잘 나가던(?) 학생 때는 다들 뭔가 다른 꿈이 있었기 때문에 그럴 수 있다.
그래서 그렇다.
원해서 그런 것도 아니고, 다른 사람 돈 받는 것이 쉬운 것도 아니고.
('회사 체질'이 아니라고 말하는 사람들이 모인 곳이 회사이니까...)
그런데, 잠깐 생각을 바꿔보자.
직장인이 무슨 일을 하는지, 어떻게 살아 가는지를.
주어진 환경에서 창의적이어야 하고, 많은 사람들과 소통하고, 위와 아래를 구분할 줄 알며, 때로는 연예인과 같은 끼와, 또 때로는 스승과 제자로 역할을 바꿔가며 산다.
아침과 점심 그리고 저녁, 하루 중에도 수 십 번의 감정 변화가 있고, 가만히 앉아 있어도 돌아가는 주위 환경들은 두려울 정도로 빠르다.
윗사람에 대해 예의를 갖추고, 때로는 아첨도 하며 상대방의 기분을 좋게 하고, 바이어나 손님을 접대하기 위해 입맛부터 좋아하는 성향까지 철두철미하게 파악한다.
굳이 학문에 비유해 보자면...
본인 업무를 위한 경영/경제학, 보고를 위한 국문학/논리/산수, 정치를 위한 심리학/외교학, 손님 접대를 위한 관광/여행(?) 학, 회식할 때 분위기를 띄워야 하는 연예학(?), 사람들을 이끌고 나아가야 하는 리더십까지...(아마 나와 다른 분야에 계신 분들은 내가 모르는 더 많은 것들을 연마하고 계실 듯...)
내가 하는 지금의 것들이 "끝"이라고 생각하면 모든 것이 절망스럽다.
하지만, 이 모든 것이 "과정"이라 생각해보자.
난 오늘 이것도 해봤고, 저것도 해봤고, 이것을 배웠고, 저것도 배웠다.
내가 알고 있는 것만 발휘하는 것이 직장생활이 아니다.
사실, 우리가 알고 있다고 믿는 것도 그리 많지 않다. 한 번 돌아보자, 우리 자신을.
모르는 것이 더 많고, 하기 싫어도 해야 하는 것이 더 많은 곳이다.
그래서 모두가 힘든 것이다.
하지만, 그래서 단단해지고, 성장하는 곳이기도 한다.
다시 한 번 더 말하지만, 과정이라 생각해보자.
우리의 끝은, 자신의 끝은 어디까지인지 모른다.
직장 생활 이후의 삶이 무엇일지, 아니면 직장 생활 내에서 이룰 꿈은 무엇인지.
끝은 정해지지 않았다.
고로, 우리는 지금의 '과정'을 즐기면 된다.
그것도 월급 받으면서. (이 모든 것이 월급에 포함되었다는 선배들의 말이 이해가 되어 가기에...)
그래서 난 직장인이 '종합 예술인'이라 생각한다.
내가 그렇다는 게 아니다. 직장인으로서, 주위의 직장인을 다시 보게 된다.
그리고 마냥 위에 앉아 노는 것처럼 보이는 윗사람도, 지나가는 길에 마주한 술 먹고 비틀거리는 와이셔츠 차림의 다른 회사 사람도, 그 사람들 나름의 '과정'에 있다 생각하니 존경심이 생긴다.
그들만의 이야기가 있고, 꿈이 있을 것이다.
목적 없이 비틀 거리는 것이 아니라, 삶에 대한 몸부림일 것이다.
오늘, 종합 예술인으로 하루를 산 우리 자신에게, 아낌없는 박수를 보내보자.
그리고 그 종합예술을 마음껏 발휘할 그 언젠가를 위해 서로에게 외쳐보자!
Good Luck & Fighti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