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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스테르담 Sep 27. 2020

누군가 심리학을 묻거든 고개를 들어 직장을 보게 하라!

직장, 심리학 공부하기 딱 좋은 곳입니다.

심리학은 어디에나 있습니다


저의 대학 시절엔 어학연수가 대유행이었습니다.

해외여행이 매우 특별했던 시간을 막 지나, 먹고살만해진 시대의 분위기가 사람들의 시야를 해외로 돌리게 한 겁니다. '영어'라는 명분은 수많은 학생들을 들썩이게 했습니다. 영어를 좀 더 잘하겠다는 다짐으로, 멀리는 미국이나 캐나다 가깝게는 영어를 쓰는 동남아시아로 날아갔습니다. 아마도 그 경험들은 영어뿐만 아니라 영어를 쓰는 곳의 문화와 사람, 그리고 그들의 생각하는 방식을 배우게 해 준 소중한 시간이었을 겁니다.


그 시절의 영어는 '거기'에 있었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사람의 '심리'를 공부하려면 어디로 가야 할까요?

아마도 누군가는 심리학과가 있는 대학교나 심리학 서적이 가득한 도서관을 생각하실 겁니다. 참 아이러니한 발상입니다. '심리'라는 말에 '공부'라는 말이 붙어서 그렇습니다.


사람의 '심리'를 더 알고 싶다면, 사람이 있는 곳에 있어야 합니다.

'심리'란 '마음의 작용과 의식의 상태'를 말하는데, 그 상태를 유지하고 변화시키는 원형이 바로 사람입니다. 그러니, 나 혼자 있더라도 '심리'는 존재하며, 그것을 들여다보는 그 자체를 두고도 '심리'를 탐구해가는 활동이라 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일까요.

'심리학'은 그 범위가 매우 넓습니다. 광고 심리학, 경제 심리학, 범죄 심리학, 가족 심리학 등. 'OO심리학'이라는 어떤 단어도 어색하지가 않습니다. 그것들은 모두 사람과 사람 사이에 일어나는 일들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니, 심리학은 어디에나 있다고 할 수 있으며, 그곳엔 바로 사람들이 있는 것입니다.


하지만 사람들이 있는 곳에 있다고 하여 그들의 심리를 쉽게 알아낼 순 없습니다.

나 조차도 제 마음을 제대로 알 수 없는 것처럼요. 영어는 단어를 외우고, 글과 말을 통해 그에 대한 지식을 습득하는데 '심리'는 그 과정과 사뭇 다릅니다. '심리학'이라는 학문이 있긴 하지만 그 역사가 오래되지도 않았을뿐더러 (고대 그리스에서는 철학의 모습으로 존재했으나, 철학에서는 '심리학'이란 이름이 독립해 나온 것은 1879년 독일 심리학자 분트에 의해서였습니다 - 작가 주 -), 무언가를 외우거나 대화를 많이 한다고 해서 상대방의 생각과 마음을 제대로 읽을 순 없기 때문이죠.


누군가 심리학의 진리를 묻거든
고개를 들어 직장을 보게 하라!


'열 길 물속은 알아도 한 길 사람 속은 모른다'란 말을 잘 아실 겁니다.

이 말은 다른 사람의 마음뿐만 아니라 우리 마음에도 적용되는 말입니다. 그러니, 실험실에서 이루어지는 심리학 연구는 사람의 마음 일부분만을 투영합니다. 심리학을 전공하면서, 어떤 행위에 대한 빈도수를 수치로 표현해 사람의 심리를 규명하려는 것에 다소 반감을 가지기도 한 이유입니다. (물론, 어떻게든 마음을 눈으로 보이게 하려는 실증주의 노력에 대해서는 존경을 표합니다.)


이런 측면에서, 그 나라의 언어가 있는 곳으로 어학연수를 가는 것처럼.

심리를 공부하기 위해선 사람이 있는 곳으로 가야 합니다. 그들과 부딪치고 갈등을 겪고, 함께 웃고 함께 울어 봐야 합니다. 사람이 모인 곳이야 어디든 있겠지만, 그중에서 '직장'은 '심리' 공부하기 가장 좋은 곳이라고 저는 항상 말합니다.


그 이유는 아래와 같습니다.


첫째, 정말 다양한 사람들의 군상(群像)이 있는 곳.


말 그대로 정말 다양한 사람들이 있습니다.

그 말은, 정말 다양한 '심리'들이 있다는 뜻일 겁니다. 두꺼운 책이나 그 어떤 이론에도 해당되지 않는, 내 상식 안에 있지 않은 사람들과 그 심리가 만연 합니다. (심리학을 전공했음에도) 전혀 그 마음을 알 수 없는 사람들이 주위에 한가득입니다.

그러니까, '이론'이 아닌 '실전'. 더 생생한 마음공부를 할 수 있습니다.


둘째, 정체성을 부여받는 곳.


'심리'를 공부하기 위해선 '정체성'에 대해 고민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사실, 정체성을 찾아 나가는 것은 쉽지 않은 일입니다. 그런데, 직장인이 되면 이 어려운 숙제가 쉽게 풀립니다. 사원, 대리, 과장, 차장, 부장, 상무 등등. 이보다 명확한 '정체성'이 있을까요? 우리는 또 그 정체성에 자신을 맞추어 살아가니까요.

'정체성'은 고정되지 않고 변하는 것이라는 소소한 진리를 알려 주기도 합니다. 더불어, '직장인'이라는 페르소나를 쓰면 진정한 나를 찾아가고 싶은 욕구가 더 강해지고 그 과정이 더 뚜렷해지는 역설의 효과를 얻을 수 있습니다.


셋째, 피하고 싶어도 부딪쳐야 하는 곳.


하고 싶은 것만 골라하거나, 먹고 싶은 것만 먹으면 건강한 삶을 살 수 없습니다.

마찬가지로, 나와 맞는 사람. 좋아하는 사람들만 상대하면서 세상을 살아갈 순 없겠죠. 직장은 나와 다른, 달라도 너무너무 다른 이상한(?) 사람을 만나고 그들과 함께 공동의 목표를 향해 달려 나감과 동시에 경쟁도 해야 하는 곳입니다. 퇴사를 하지 않는 한 피할 수도 없고, 한다한들 다른 곳에서 또 그와 같은 사람. 아니, 그보다 더 한 사람을 만나게 된다는 걸 이미 아실 겁니다.

그러니, 부딪쳐봐야 합니다. 그 과정에서 나와 다른 사람의 심리를 맞닥뜨리고, 내 마음은 어떻게 요동하고 반응하는지를 들여다볼 줄 알게 됩니다.


넷째, 나 자신을 객관적으로 볼 수 있는 곳.


직장에선 평가와 소문이 무성합니다.

그것으로 인해 억울하고 숨 막힐 때가 다반사지만, 다시 생각해보면 내가 모르는 나의 모습을 알아볼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합니다. 내가 지향하는 이미지와, 사람들이 평가하는 이미지가 다르다면 나를 돌아봐야 하는 순간이라 생각해도 좋습니다. 아니라고 부정하기보단, 왜 그러한 차이가 발생했는지에 대해 고민하는 편이 더 현명합니다.

이렇게 시시각각으로 나를 객관적으로 볼 수 있는 피드백을 얻을 수 있는 곳이 직장입니다.


다섯째, 난도가 높은 심리게임이 일어나는 곳.


그냥 사람의 마음도 알기 어려운데, 직장인의 마음은 어떨까요.

자기 고뇌와 밥벌이의 고단함, 온갖 페르소나와 정치. 야망과 경쟁이 상존하는 직장에 있는 사람들의 마음은 여러 겹의 방어막으로 둘러싸여 있습니다. 그러니, 그것들을 한 꺼풀 두 꺼풀 펼쳐 나가다 보면, 대단한 내공을 가질 수 있게 됩니다. 1차원적인 문제가 아니라, 다각도로 꼬아 놓은 문제를 풀었을 때의 쾌감은 굳이 말하지 않아도 되겠죠.

이런, 고난도의 심리게임을 풀어가다 보면 우리는 어느새 심리학에 능통하게 될 겁니다.




그래서 저는 말합니다.

"누군가 심리학의 진리를 묻거든 고개를 들어 직장을 보게 하라!"


그러니까, 심리학을 알고 싶으면 직장인인 우리는 주위를 둘러보면 됩니다.

그리고, 동사에 제 마음을 돌아보면 되는 것이죠.


저는 심리학을 전공했지만, 심리학에 대한 갈증을 학교가 아닌 직장에서 해소하고 있다는 생각을 합니다.

하루에도 수 십 번 롤러코스터를 타는 제 맘도 그렇고, 선뜻 이해할 수 없는 행동이나 말을 하는 사람들을 보면서 왜 그럴까를 생각하다 보면 마치 '심리 연수'를 하고 있단 생각이 듭니다.


여러 실제 사례들이, 내 마음과 바로 내 주변에서 라이브로 벌어지고 있습니다.

바로 이곳이 심리학 공부를 위한 실험실이고, 순간순간이 심리학의 중간고사이자 기말고사인 것이죠.


저는 몇 번이고 요동하는 직장에서의 마음을 마주하려 노력합니다.

대부분은 유쾌하지 않은 것들이지만, 그것들을 받아들이고 돌아볼 수 있게 용기를 주는 것이 바로 심리학입니다. 제가 심리학을 사랑하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그래서, 전 직장인들에게 심리학은 꼭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나'를 지키며 일하기 위해, 다른 사람들에게 주거나 받는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더불어, 일을 잘하기 위해, 센스를 장착하기 위해. 무엇보다 나를 포함한 내 주변에 일어나는 모든 심리적 상황을 인지함으로써, 생존하고 성장하고 성공하기 위해서.


자, 직장인 여러분.

저와 같이 지금 당장 고개를 들어 내 마음과 주위를 둘러볼까요?


심리학 실습은 이미 시작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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