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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스테르담 Oct 01. 2020

나는 아직도 하고 싶은 게 너무 많다.

가장 이타적인 게, 가장 이기적이란 걸 깨닫는 순간

어렸을 땐 모든 게 귀찮았다.

해야 하는 것 투성이었다. 빨리 어른이 되고 싶었다. 하고 싶은 걸 하며 살고 싶었다. 어른이 되면 그게 가능할 줄 알았다. 내가 번 돈으로, 나이에 제약받지 않으며. 그래 봤자 내가 하고 싶은 건 원 없이 달달한 간식 먹기, 오락실에서 하루 종일 있기, 갖고 싶은 물건 사기 정도였다.


그러나 어른이 되면서 맞이한 현실은 실로 거셌다.

그 풍파를 몸소 겪으니 몸과 마음은 풍화되고, 어른이 되면 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던 것들은 상상할 수 없는 의무와 책임을 감당하고 나서야 잠시 잠깐 누릴 수 있는 무엇이란 걸 깨닫게 되었다.


더 무서운 건, 나이가 들면 들수록 내가 뭘 하고 싶었는지, 앞으로 뭘 하고 싶은 건지 도무지 생각이 나지 않는다는 것이다.


문득 든 생각으론, 어렸을 때 바랐던 것들과 크게 다르지 않아 보인다.

건강 걱정 없이 원하는 것 먹기, 내가 좋아하는 것 하루 종일 하기, 경제적 제약 없이 원하는 것 사기. 결국, 어릴 때나 지금이나 나의 욕구와 욕망은 변함없는 것이다.


그러나 그게 다일까.

그렇다면 난 왜 살고 있나를 좀 더 캐묻게 된다. 고작, 나의 욕구와 욕망을 채우려 살아 가는가. 그래, 사람이라면 욕구와 욕망을 채우는 것이 실로 중요하다 치면, 그것들의 수준은 어떠한가. 내 입과 내 배를 만족시키는 건 생존을 위한 기본이라지만, 그게 전부라면 삶은 그야말로 퍽퍽하다는 생각이다.


나의 '소명'과 '천명'은 뭘까.

그러한 게 있을까 싶지만, 없다면 삶은 무슨 의미일까를 되묻는다. 젊고 어릴 땐 내 몸의 감각과 쾌락에 집중했다면 이제는 좀 다르다. 감각적인 쾌락에서 경험적인 쾌락으로. 이기주의 적인 쾌락에서, 이타적인 쾌락으로 몸과 마음이 변해감을 느낀다. 


'선한 영향력을 나누는 생산자의 삶'.

아무리 생각해도 나에게 있어서 이러한 삶은 정답이자 해답이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돈이나 인기는 저 뒤로 보낸다. 무엇을, 어떻게 도움을 줄까를 고민한다. 그렇다면 내가 가진 것은 무엇인가? 내가 무엇을 알고 있고 갖고 있길래 다른 사람들에게 도움이 되는가. 좀 더 일찍, 좀 더 깊게 생각하지 못해 왔던 나를 한탄하면서도 이제라도 이러한 생각을 하는 나를 토닥이고 달래 본다.


그러자, 하고 싶은 게 이것저것 떠오른다.

그저 일차원적인, 유아적이었던 욕구와 욕망이 아닌. 좀 더 고차원의 것들. 결국, 다른 사람들에게 도움을 주기 위해선 내가 바로 서야 하고, 내가 더 많이 경험하고 알아야 한다는 것. 또는 배울 때가 있다면 나이나 경험에 상관없이 머리를 조아려야 한다는 것.


배움엔 끝이 없지만, 그렇다고 배움에 갇혀선 안된다.

이제는 내 목소리를 낼 줄 알아야 하고, 그 목소리에 책임을 져야 한다.


돌아보니 난, 다행히 맞는 길을 택하고 걷고 있다.

누군가에게 어떠한 형태로든 도움이 되고자 하는 그 방향.


나로 인해 글쓰기를 시작하고, 나로 인해 취업에 용기를 얻고.

나로 인해 직장생활과 '업'을 다시 바라보는 사람들 속에서 나 또한 자라고 또 자란다.


나는 아직도 하고 싶은 게 정말 너무나 많다.

가장 이타적인 게, 가장 이기적이란 걸 깨닫는 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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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서 모음]

'견디는 힘' (견디기는 역동적인 나의 의지!)

'직장내공' (나를 지키고 성장시키며 일하기!)

'오늘도 출근을 해냅니다' (생각보다 더 대단한 나!)

'아들에게 보내는 인생 편지' (이 땅의 모든 젊음에게!)

'진짜 네덜란드 이야기' (알지 못했던 네덜란드의 매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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