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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스테르담 Oct 19. 2020

직장생활은 결론적으로 '과정'이다.

매일 똑같던 직장생활이 조금은 다르게 느껴질 것이다.

결론적으로
결론적인 곳, 직장


사회, 그러니까 직장에 첫 발을 들여놓아 내가 흔들렸던 건 냉혹함 때문이었다.

그 냉혹함은 '과정'을 무시한 '결론'으로부터였다. 아무리 성격이 좋지 않은 상사라 할지라도 성과가 좋으면 그만이었다. 오히려, 그 좋지 않은 성격이 사람들을 잘 이끌어 성과를 냈다고 포장되는 걸 수 없이 목도했다. 


반대로 아무리 좋은 의도도, 감정도, 노력도 결과가 좋지 않으면 모든 게 허사다.

실패를 용납하지 않는 곳. 좀 더 오래 계셨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던 상사나 선배들은 그 '과정'에 상관없이 조금은 더 일찍 짐을 쌌다.


그래서 나는 생각했다.


직장은, '결론적으로 결론적인 곳'이라고.


나 조차도
누군가의 과정은 간과한다.


그런 생각이 마음에 굳은살로 박여서일까.

나 또한 '결론'에 목매는 사람이 되었다. 눈에 보이는 것이 우선이었고, 과정은 사치였다. 


그러다 문득 주위를 둘러보았는데, 주위엔 온갖 '결론'이 도사리고 있었다.

나의 선배, 상사. 그들이 '결론'처럼 보였다. 내 5년 후의 '결론'. 내 10년 후의 '결론'.


끔찍했다.

그들이 행복해 보이지 않았다. 시간이 흘러 그 선배와 상사가 된다고 생각하니 숨이 막혔다.


그러다 문득, 나는 그들의 '과정'을 함부로 재단한 건 아닌가란 의문이 들었다.

그 선배와 상사들은 어찌 되었건 한 걸음 한 걸음 나아갔을 것이고, 그 과정엔 넘어짐과 보람이 공존하고 있을 것이다. 오히려 내가 그 '과정'을 무시한 채 함부로 그 모습을 보고 '결론'을 낸 것이라는 걸 소스라치게 깨달았다.


어느 한 사람이 산에 올랐다.

그의 모습이 힘들어 보였다. 그래서 나는 그 산을 오르지 않겠노라고 말한 것과 같다. 산을 오르는 건 분명 힘들다. 그러나 오르면 오를수록 보지 못했던 풍경을 보고, 아래에서는 느낄 수 없었던 공기를 맞이 한다. 서는 곳이 달라지면 풍경이 바뀐다는 걸 모른 채, 그저 다른 이의 어떤 모습을 자의적으로 '결론'내어 나에게 적용한 것이다.


나 조차도, 누군가의 과정을 간과하며 살아온 것이다.


크게 보면
'과정'이 보인다.


직장에서 힘들 땐 끝이 보이지 않을 것만 같다.

나를 힘들게 하는 사람이 있어 내가 그만두어야 하나 고민하지만, 사실 그러한 상황은 길어야 몇 년이다. 또한, 그 상황이 끝나더라도 더한 사람을 맞이할 수도 있는 곳이 직장이다. '구관이 명관'이란 말이 직장에서 자주 쓰이는 이유다.


진급 누락을 했을 때도, 대차게 상사에게 깨졌을 때도.

나는 이제 끝인가 생각했지만, 또 다른 기회는 찾아왔고 그러했던 경험이 힘과 무기가 되었다.


시간이 지나고, 시야를 넓히면 '끝'이라고 생각했던 것들이 '과정'이 된다.


그렇다면, 앞이 안 보이는 힘듦을 맞이했을 때 이것을 '과정'이라 생각한다면 어떨까.

조금은 숨통이 트일 것이다.




직장인은 언제나 불안하다.

그 불안은 확실하지 않은 앞날에서 온다. 그러나 확실하지 않은 앞날은 영원하지 않다. 우리는 마치 그것이 끝이 없을 것 같이 힘들어하는데, 언젠가 우리는 직장을 더 다니고 싶어도 다니지 못할 때가 온다.


그렇다면 지금 이 순간은 '과정'이고, 크게 보아 직장생활 그 자체가 '과정'이다.

우리는 직장에서 무언가 잘못되면 큰 일 난 것처럼 결론을 내고, 끝이라 생각하는 경우가 많지만 실은 모든 순간이 '과정'인 것이다.


그래서 내 결론은 이렇다.


직장생활은 결론적으로 '과정'이라고.


직장생활이 삶을 내포하는 게 아니라, 삶이 직장생활을 내포하고 있음을.

월급이라는 거대한 당근에 가려진 본질을 우리는 때로 상기해야 한다.


맞이하는 일 모두를 '과정'이라 생각해보자.

단언컨대, 매일 똑같던 직장생활이 조금은 다르게 느껴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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