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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스테르담 Nov 08. 2020

직장에서 '평판'과 '이미지'가 중요한 이유

결국, 그것들이 모여 내 월급의 정도를 결정할 테니까요.

자, 여러분.

지금 바로 직장에서 바로 앞이나 옆에 계신 어느 한 분을 떠올려 보세요. 또는 상사나 후배 누구라도 좋습니다.


그리고 그분을 다른 누군가에게 짤막하게 소개 한다고 생각해보세요.

뭐라고 소개를 할 것 같나요?

"참 좋은 사람이야"
"완전 일 잘해"
"그 사람 상또X이야!"


모르긴 몰라도 이 범주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을 거란 저의 생각입니다.

여러분들은 이렇게 짤막하게 누군가를 표현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그 표현은 '평판'과 '이미지'에 근거를 하고 있을 겁니다.


같은 실수를 바라보는 다른 시선


참 재밌는 일을 목도한 적이 있습니다.

한 임원 분께 해외 법인 현황을 보고 드리는 자리였습니다. 실적이 좋지 않은 두 법인과 그 나라를 책임지고 있는 두 주재원이 있었는데요. 표현을 달리했지만 그 임원분의 반응은 아래와 같이 요약될 수 있었습니다.

A 국가 현황에 대해, "여기는 왜 항상 문제지? 사람 문제인가?"
B 국가 현황에 대해, "갑자기 왜 이러지? 뭔가 다른 문제나 어려움이 있나 본데?"


함께 있던 사람들이 무안해할 만큼 다른 온도차였는데요.

이러한 반응의 차이는 어디에서 오는 것일까요? 그 두 주재원과 임원분의 개인적 친분을 제거하고 본다면 그건 분명 두 주재원에 대한 임원분의 '편견'으로부터일겁니다.


'편견'은 '이미지'와 '평판'으로 굳어진 생각이자 판단입니다.

그러니, 그 임원분이 두 주재원에게 각각 어떤 '편견'을 가지고 있는지는 굳이 제가 설명드리지 않아도 될 겁니다.


이미지의 모둠 평판
평판의 모둠 이미지


'평판'과 '이미지'는 어느 것이 먼저라고 할 순 없습니다.

이미지를 모으면 평판이 되고, 평판이 모여 이미지가 되기도 하니까요.


굳이 차이를 든다면 '평판'은 들어서 아는 것이고, '이미지'는 봐서 알 수 있는 것이라 할 수 있겠습니다.

재밌는 건, 우리 또한 그 임원분처럼 직장에 있는 모든 사람에게 그 어떤 편견이 있다는 겁니다. 앞서 제가 한 사람을 누군가에게 소개할 때 어떻게 설명할 것인지를 물었던 것 기억하시죠? 여러분의 짤막한 그 대답이 바로 평판과 이미지로 이루어진 편견입니다. 다른 사람들만 누군가에 대한 편견을 가지고 있는 것이 아니라, 나 또한 누군가를 편견으로 바라보고 있다는 뜻입니다. 다시, 그 기반은 바로 '평판'과 '이미지'이고요.


그렇다면 직장에선 왜 이렇게 '평판'과 '이미지'가 난무하는 걸까요?

개개인의 개성과 인격을 존중하고, 마음속을 깊이 바라보고 진심을 알아가면 안 되는 걸까요?


모든 사람은 인지적 구두쇠!
게다가 보고 싶은 것 만 본다!


사람은 본능적으로 '인지적 구두쇠(Cognitie Miser)' 속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주어진 자료나 상황을 합리적으로 종합하여 논리적으로 판단하기보다는, 가능한 심적 노력을 덜 들여 신속하게 판단하고자 하는 성향을 가지고 있는 겁니다. 직장인은 특히 인간관계에 있어 양적 부담이 큽니다. 이 사람도 알아야 하고, 저 사람도 알아야 하며 모르는 사람도 언제 어떻게 될지 모르니 기억해둬야 한다는 부담이 있습니다. 이러한 관계 속에서 누군가의 이름이나 속성, 사정, 특징 게다가 그 마음속을 깊이 헤아리기란 불가능에 가깝습니다. 그러니, '평판'에 기대거나 '이미지'로 기억을 하고 각인시켜 나가는 겁니다.


그런데, 무서운 건.

'평판'이 머릿속에 자리 잡고, '이미지'가 굳어지면 좀처럼 바뀌지 않는다는 겁니다. 인지적 구두쇠인 우리는 오히려 '맥락'이란 요소를 넣어 그것을 연장하고 강화해 나갑니다. '맥락 효과'는 처음에 들어온 정보가 나중에 들어온 정보의 처리지침이 되어 맥락을 제공한다는 말인데, 결국 첫 모습에서 적극적인 모습으로 업무에 임하는 모습을 보았다면 다음에도 그럴 것이란 믿음을 갖게 됩니다. 비슷한 용어로 '초두효과'가 있습니다.


여기서 더 발전하면 '가치 귀착 효과'가 일어나게 됩니다.

객관적인 자료보다는 처음 본 겉 모습이나 조건 같은 것만 보고 사람이나 사물을 판단하려는 경향을 말합니다. 앞서 임원 분이 두 주재원을 판단할 때의 기준이라 볼 수 있습니다. B국가의 주재원은 임원 분에게 좋은 편견이 형성되어 있던 겁니다. A 국가의 주재원은 당연히 그 반대겠고요. 우리가 대기업 제품이면 다른 저렴한 제품보다 좀 더 안심하고 구매하는 심리를 떠올리시면 됩니다.


자, 여기에 또 하나의 한 방이 있습니다.

바로, '확증편향'인데요. 말 그대로 '보고 싶은 것만 보는 현상'입니다. 자신의 신념을 뒷받침하는 정보를 더 적극적으로 그리고 편향적으로 수집하는 것입니다.


한 번 정리를 해볼까요?


1. 사람은 인지적 구두쇠다.

2. 그래서 '평판'과 '이미지'에 기댄다.

3. '가치 귀착 효과'가 나타난다.

4. '확증편향'이 일어난다.

5. '편견'은 단단하게 굳어진다.


모든 사람에게 좋은 이미지를 줄 순 없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가 신경 써야 할 것들


사실, 우리는 나의 '평가'와 '이미지'에 그 어떤 개입을 할 수가 없습니다.

나는 선의로 어떤 행동을 했어도 누군가 기분이 상했다면 어쩔 수 없는 일입니다. '저자는 독자의 해석을 뛰어넘을 수 없다'란 말도 있습니다.


모든 사람에게 좋은 평가를 받고, 또 모든 사람에게 좋은 이미지를 주어야 한다는 마음은 내려놓는 게 정신 건강에 좋습니다.


그러나, 어찌할 수 없다고 손 놓고 있거나 이판사판으로 직장생활을 하면 안 될 겁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우리 자신을 위해 그 어떤 노력을 해야겠죠.


그렇다면 앞서 정리한 '편견'이 굳어지는 과정의 단계를 떠올리고 활용해 보는 겁니다.


사람은 인지적 구두쇠이고 '평판'과 '이미지'에 기댄다는 걸 알았으니, 나의 행동과 반응들이 어떤 '평판'과 '이미지'로 해석될지를 상대방의 입장에서 한 번 생각해보는 겁니다.

호의적인 태도와 반응은 좋은 '평판'과 '이미지' 형성에 도움이 됩니다. 메일 하나를 쓰더라도 호의적인 단어를 선택하고, 어떤 자료를 받았다면 무덤덤하게 받아들이지 말고 '보내 주신 자료 소중히 잘 사용하겠습니다!'란 답장을 보내는 겁니다.


보냈던 메일을 다시 내달라는 부탁에도, "지난번 보냈잖아요! 못 봤어요?"라고 쏘아 붙이기보단 "아, 제가 다시 보내드릴게요!"라고 말하면 상대방은 방어적이지 않고 상호 호의적인 태도를 취할 겁니다.


이러한 작은 노력 하나하나가 모이면 '가치 귀착 효과'와 '확증 편향'은 우리들에게 유리한 쪽으로 강화가 될 거라고 저는 믿습니다.




우리가 누구나에게 그 어떤 편견을 가지고 있듯이, 다른 모든 사람들도 나에 대한 편견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 편견은 나도 모르고, 나도 어찌할 수 없는 '평판'과 '이미지'로 굳어진 것들입니다.


내가 어떤 실수를 저질렀을 때, 또는 실적이 좋지 않을 때 가능한 많은 사람들이 "그럴 사람이 아닌데, 뭔가 사정이 있을 거야"라고 말해주는 사람이 많으면 좋겠습니다.


물론, 그러기 위해선 작은 것 하나부터 신경 쓰고 (호구가 아닌) 호의적인 사람이 되도록 노력해야 하겠죠.

여러분들도 어떻게 하면 좀 더 호의적인 사람이 되어 좋은 '평판'과 '이미지'를 형성할 수 있을지 함께 고민했으면 합니다.


결국, 그것들이 모여 내 월급의 정도를 결정할 테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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